인문수리논술에 관한 5가지 오해
④ 인문수리논술의 배점 비중이 인문논술에 비해 크지 않아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다.
1) 인문수리논술은 일부 상경계 지망 학생들만 공부하면 된다.
2) 인문수리논술을 하려면 수학을 잘 해야 한다.
3) 인문수리논술은 공부하기가 어렵다.
4) 인문수리논술의 배점 비중이 인문논술에 비해 크지 않아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다.
5) 인문수리논술은 수능 끝나고 나서 해도 된다.
“시간은 100분인데 아무래도 인문수리논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합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죽자사자 인문수리논술 문제에 매달렸어요. 근 한 시간에 걸쳐 답안을 쓰고 인문논술을 40분안에 풀고 나왔는데, 마음이 후련하더라구요. 고사장을 나와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운데 왜 배점은 25점이지?” 고려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한 한 학생의 후일담입니다.
이 학생의 판단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뭘 먼저 풀어야 하느냐? 혹은 시간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그 해의 시험에서 인문수리논술문제의 해결에 실패한 학생은 합격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학생의 후일담을 들어보겠습니다.
“인문논술은 후딱 쓰고 시험시간이 끝날때까지 인문수리논술에 매달렸어요. 마지막에는 내가 이렇게 해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제 자리가 맨 마지막줄이라서 답안지를 걷었는데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뒤쪽이 백지더라구요. 우는 여학생도 몇 명 보이구요. 그 때, 붙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위의 사례들로부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배점의 문제’가 아닌 ‘합격의 문제’인 것입니다. 물론 전년도의 고려대 오전문제나 과거 중앙대의 맥도널드지수처럼 학생들이 느끼는 난이도가 스페인어로 적힌 러시아역사만큼 어려웠던 해나,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쉬웠던 해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통상적인 경우에 인문수리논술 문제는 당락에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대개의 경우 인문논술은 학생들이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많아서, 논제나 제시문의 해석에서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결국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관한 미묘한 차이가 드러날 뿐입니다. 하지만 인문수리논술의 경우는 학생들이 친숙하지 않은 방식의 문제일 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느냐 혹은 해결하지 못하느냐 하는 극명한 차이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에 배점에 상관없이 학생간의 점수 차이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거 통계자료에 의하면 인문논술에 비해 인문수리논술의 표준편차가 훨씬 큰 것을 살펴볼 수 있으며, 인문수리논술을 치르는 학교의 성적분포가 인문논술로만 이루어진 학교의 성적분포보다 더 흩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년도의 입학통계를 중앙대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8개 대학 가운데 인문수리논술의 배점이 가장 낮은 학교입니다.
<표1> 학교별 배점
| 고려대 | 한양대 | 이대 | 중앙대 | 경희대 | 항공대 | 건국대 | 숭실대 |
인문논술 | 75 | 50 | 70 | 80 | 70 | 30 | 40 | 60 |
인문수리논술 | 25 | 50 | 30 | 20 | 30 | 40 | 60 | 40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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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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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인문수리학회
<표2>를 보면 지원자통계에서 인문사회논술(인문논술로만 구성됨)의 표준편차보다 경영경제논술의 표준편차가 20%이상 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합격자의 통계를 보면 오히려 경영경제논술의 표준편차보다 인문사회논술의 표준편차가 34%가까이 크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표2> 중앙대 전년도 입시통계
| 지원자 | 합격자 | ||
| 평균 | 표준편차 | 평균 | 표준편차 |
인문사회논술 | 65.5 | 7 | 76.3 | 3.2 |
경영경제논술 | 71.3 | 8.5 | 85.1 | 2.4 |
왜 이런 모순된 모습이 보이는 걸까요?
이는 전술했던 바처럼 학생들의 인문수리논술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합격한 학생들의 인문수리논술 격차가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필자의 계산에 의하면 인문수리논술문제의 답에 대한 표준편차는 지원자의 경우 2배 이상 크고, 합격자의 경우 거의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말하면 20점짜리 인문수리논술을 해결하지 못한 학생은 합격자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는 앞서 말한 부분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결론적으로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인문수리논술은 배점과 무관하게 당락을 결정짓는 경향이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수리논술쪽에 자신감이 없는 학생은 위의 8개학교(지원전공에 따라 다름)에 지원하지 않는 쪽이 유리한 선택이라 할 수 있으며, 인문수리논술쪽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위 8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합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원서를 쓸 날도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빠른 선택이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줍니다. 그리고 일단 선택했다면 다른 길을 돌아보지말고 집중하여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이 동 규 강사
수능로드맵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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