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모임 - 극단 ‘도담애’

성교육 인형극으로 교훈과 감동 주다

작지만 반짝이는 엄마들의 막강 파워 … 공연 수준 높아 입소문

지역내일 2015-04-15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똘똘 뭉친 엄마들이 있다. 우리 몸의 소중함과 성폭력 예방을 담은 이야기로 인형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엄마 극단 ‘도담애’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포근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 더욱 반짝이는 무대를 만들고 있는 그녀들을 만났다.


지역 커뮤니티에서 만나
도담애는 2013년 3월 결성했다. 대전지역 대표적인 온라인 맘 카페 ‘도담도담’에서 만난 엄마들이 성교육 책 읽어주기 모임을 꾸린 것이 모태다.
이문희 팀장은 “당시 어린이 성폭행이 사회적인 이슈였다. 회원들이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기르는 엄마들이라 더 많이 공감했고 마음 아파했다. 그러다 동화 속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자는 의견이 나와 극단을 만들게 됐다”고 창단배경을 설명했다.
이왕 아이들을 위해 일을 내기로 마음먹었으니 제대로 엄마들의 능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내친김에 대전시 공익사업 공모에도 참여해 선정되면서 그녀들의 도전은 한층 탄력을 받았다.
회원은 17명. 갓난아기부터 초등생을 둔 30~40대 엄마들이다. 스토리 기획부터 무대 설치, 배경음악 고르기, 목소리 녹음, 인형 연기까지 모두 이들의 몫이다.
창단 첫 해 9월 경찰청에서 첫 공연을 올리기까지 좌충우돌,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임재은씨는 “공연을 올리기까지 엎어지기도 여러 번했다.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무대연출이나 인형극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보니 각자 전문가를 찾아가고 인형극을 보러 다니며 발로 뛰며 배웠다”고 초창기를 떠올렸다.
다행히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단원들은 “공연을 본 남편과 아이들 반응이 뜨거웠다. 아내를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고 지금은 열심히 응원해준다. 아이들은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폭력 예방 이야기로 메시지 전해
일주일에 한번씩 2개 팀으로 나뉘어 공연한다. 관객은 유아와 초등학생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장애인시설에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는데 지난해에만 50여 곳에서 공연했다.
초창기에는 단원들의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부터 공연을 올렸다. 양오주씨는 “‘엄마 극단 수준이 그저 그렇겠지’하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의뢰했다가 공연을 본 후에는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부탁하는 분위기였다”며 “성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엄마의 마음을 공연에 쏟다보니 감흥이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공연의뢰가 꽤 많다. 안소정씨는 “대전 이외 지역에서도 연락이 오는데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라서 제약이 많아 다 가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도와줘요 빨래할머니’를 무대에 올렸다. 별똥별출판사에서 출간한 ‘도와줘요 빨래할머니’를 출판사 동의를 얻어 각색해 극으로 만들었다.
빨래할머니 역을 맡았던 박은경씨는 “극에서 아저씨 인형이 빨래할머니를 쓰다듬으면 내 몸을 만지는 것 같아서 너무 싫다. 아이들과 같이 ‘안돼요’를 외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20번 정도 같은 극에 참여했는데도 질리지 않고 이야기에 공감이 된다”고 표현했다. 옆에 있던 이수연씨도 “무대 뒤에서 아이들이 ‘안돼요’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걸 들으면 뭉클하다. 공연 말미에 ‘엄마들이 너희를 지켜줄 거야’라는 멘트를 하는데 동화돼서 코끝이 찡하다”고 거들었다.


엄마들의 이야기는 현재진행형
올해부터는 위생과 청결을 담은 ‘깨끗 공주 깔끔 왕자’도 무대에 올린다. 겨울방학동안 맹연습했고 얼마 전 녹음까지 마쳤다. 이후에는 학교폭력을 담은 이야기도 다룰 계획이다.
도담애는 대전시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예산이 많지 않아서 단원들의 회비로 운영한다. 맘스클럽에서 도담애 활동 지원을 하는 윤희경씨는 “노력하면 안 될게 없다고 생각하는 에너지가 충만한 엄마들이다보니 상황에 맞춰서 잘 뭉친다. 더 많은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예산지원이나 후원이 더 많아졌음 한다”고 바랐다.
도담애 단원들은 “극단 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얻는 에너지가 많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김진영씨는 “출산 후에 우울증이 와서 힘들었는데 극단 활동을 하면서 밝아졌고 선배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 팀장은 “공연이 확산돼서 어린이날 청와대에서 공연하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엄마들의 재능기부와 노력으로 공연하는 도담애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이들의 미래와 안전한 세상을 위해 엄마의 진심을 담아 노력하는 도담애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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