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이 가을이라고 하지만 정작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시기는 7~8월 여름철이다. 도서관 대출량이 가장 높은 계절도 바로 여름. 휴가라는 여유가 바쁜 현대인의 삶에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올 여름 휴가계획 속에 독서계획도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연구원이 조사한 한국인독서실태를 보면 일 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3명(2013년 기준)이나 된단다. 여름철 나에게 꼭 맞는 책 한 권 읽어 비 독서자의 대열에서 벗어나고 모처럼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보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산시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추천도서를 준비했다. 휴가지에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을 소개한다.
감골도서관 이미영 사서
가슴 따뜻해지는 위로 ‘딸에게 주는 레시피’
감골도서관 이미영 사서가 ‘올 여름 휴가지에 챙겨 가면 좋은 책’으로 선정한 도서는 공지영 작가의 산문집 ‘딸에게 주는 레시피’다.
“요즘 요리프로그램이 인기죠.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건 하루 필요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일이고 가족 간에는 유대를 강화하는 행위다. 이 책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노하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주는 궁극적인 의미 즉 ‘위로’와 ‘위안’이 담겨있다.”
딸과 함께 휴가를 보낼 엄마가 준비한다면 함께 읽으면 살아가면서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책에 등장하는 레시피를 활용해 휴가지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는 것이 이 책을 추천한 두 번째 이유란다.
“책에도 나오지만 ‘정신의 문제’ 때문에 힘들어졌을 땐 정신이 아닌 ‘육체를 보살피는 것’이 도움이 되요. 살면서 그런 일 많이 있죠. 가족들과 함께 가는 휴가는 소홀했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죠. 이 책이 가족 간 대화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앙도서관 김인숙 사서
이야기로 읽는 재밌는 세계사 ‘스캔들 세계사’
“휴가지에서 읽는다면 오랜시간 집중을 해야하는 긴 장편보다 짧은 단편 모음이 낫지 않을까요? 역사를 좋아하지만 역사책 읽기는 지루하고 힘들었다면 스캔들로 풀어낸 ‘스캔들 세계사’를 여름 휴가기간 동안 읽어 보세요. 책읽기와 더불어 쌓이는 세계사 상식까지 일석이조겠죠.”
중앙도서관 김인숙 사서가 추천하는 책은 ‘역사 이야기꾼’ 이주은이 쓴 ‘스캔들 세계사’다. 이 책은 하루 최대 27만 명이 찾아드는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 ‘눈숑눈숑 역사 탐방’에 연재했던 역사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
역사가 지루하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밌게 풀어 낸 이야기 책이다. 역사 중에서도 인물의 이야기에 중심을 둔 ‘인물사’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야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역사가 재미없다고 느끼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역사가 재미없다는 건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중앙도서관 김봉근 사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찾는 여행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앙도서관 김봉근 사서의 추천 도서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과 교수이자 작가인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이다. 지난해 6월 개봉한 동명 영화의 원작인 이 소설은 고전문헌학을 가르치는 그레고리우스가 출근길에 낯선 여인을 만난 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여름 휴가 여행이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이 되면 좋지 않을까요?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처럼 매일 똑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낯선 도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도록 돕는 것 같아요. 일상이 답답하고 무료했던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재밌는 소설이지만 책 던지는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일탈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삶은 여행 전과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물음에 대한 해답이 궁금하다면 휴가 기간 2권짜리 짧지 않은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완독을 권한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2015 안산의 책 읽어볼까?
책 고르기 힘들다면 올해 안산시가 선정한 ‘2015 안산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올해 안산의 책은 성석제 작가의 ‘투명인간’, 고정욱 작가의 ‘까칠한 재석이가 열받았다’, 박현숙 작가의 ‘수상한 아파트’ 등 총 3권이다.
‘투명인간’은 굴곡진 역사 속에서 투명인간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김만수’의 삶을 그려낸 소설이다. ‘성석제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경지에 달한 특유의 입담과 해학, 절정에 이른 날렵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정욱 작가의 재석이 시리즈 3탄 ‘까칠한 재석이가 열받았다’는 청소년 분야 안산의 책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민감하고 궁금한 주제인 성문화과 꿈에 관한 열정을 이야기한다.
어린이 분야 도서로 선정된 ‘수상한 아파트’는 박현숙 작가의 작품.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지은 아파트에 머물게 된 13살 소녀 여진이의 이야기다. 이웃을 향한 관심과 보실핌, 함께 사는 것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