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생물과의 만남은 우리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서로의 교감을 통해 얻어지는 정서적 안정감은 기본, 생명을 돌보며 배우게 되는 책임감과 관찰력은 덤이다. 이런 긍정적인 영향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늘어나고 동물매개치료가 새로운 심리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매체의 발달과 학원을 오가며 주변 사람은 물론 생물들과 교감할 시간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 휴대폰 게임으로 동물을 사육하고 책과 인터넷으로 익힌 정보 속 동물에만 익숙한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자녀들에게 많은 체험을 제공하는 것은 엄마들의 희망이다. 하지만 동물원의 너무 넓은 면적과 먼 거리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준다. 자녀들에게 다양한 동물들을 접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만져보며 동물과 교감하는 순간이 중요하지 않을까? 철망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 동물보다 직접 만지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 지역에 위치한 동물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가까운 거리와 전문가의 설명으로 호기심을 채우고 안전하게 동물과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아이들을 동물학자, 수의사, 생태학자는 물론 따뜻한 마음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고기리 애니멀 카페
궁금한 동물의 세계를 노크하다
아이들에 맞춘 눈높이 설명으로 막연한 두려움 없애
‘뱀과 도마뱀은 징그럽고 토끼는 귀엽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실은 선호도와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뱀과 도마뱀을 좋아하고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고기리에 위치한 ‘애니멀 카페’는 직접 동물들을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재미있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실내와 야외로 구분되어 있는 공간에는 많은 동물들이 저 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아직 덜 풀린 날씨 탓에 실외에는 미니 말, 양, 돼지 등 익숙한 동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익숙하지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찾는 아이들이 좋아한다. 실내의 동물은 사육사의 설명으로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중앙의 토끼와 육지거북이부터 거미와 하늘다람쥐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터줏대감인 육지거북은 주는 음식은 사양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 먹는 먹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관심도 독차지 한다.
“만져보세요. 느낌이 어때요?”라는 말로 아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정한샘 사육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장기다. 겁 많은 아이들에게는 토끼와 거북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부터 시작해 관심을 보이는 동물로 옮겨가며 해주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동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설명을 하다보면 어른들도 호기심을 갖고 동물들을 만지고 관찰하게 된다니 그동안 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지나간 시절이 아쉽기만 하다.
보는 것은 그만, 직접 만지며 동물을 이해하자
이곳의 동물들은 모두 만질 수 있다. 특히 말하는 홍금강 앵무를 손에 올리고 “안녕”이라는 말을 듣는 경험과 비어드 드래곤, 뱀 그리고 사막여우를 직접 팔과 품에 안아 본 경험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생각보다 무거운 무게와 사람의 혀와 비슷한 앵무새 혀는 새로운 발견이다. 그러나 이런 혀의 구조로 사람의 말을 따라 할 수 있다는 사육사의 설명을 들으니 앵무새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목에 걸어주는 차가운 뱀이 두렵지만 독이 없고 뱀은 머리 방향만 조심하면 괜찮다니 안심이 되기도 했다.
마침 잠에서 깬 사막여우를 품에 안아보는 흔하지 않은 기회를 잡았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아이는 태어날 때 앞다리가 없어 동물원에서 버림받았다는 사연을 듣고 수익구조를 위해 동물을 버린 동물원의 모순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이처럼 단순히 동물을 만지는 것에서 아이들의 체험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매개로 진행되는 많은 이야기들은 지식은 물론 엄마와의 이야기 거리까지 해결해 준다.
이제 20개월 된 박율 군과 함께 이곳을 찾은 모현조(34세. 용인) 씨는 “동물을 아이가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아요. 특히 제한된 실내공간이라 어린 아이들의 동선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너무 좋네요. 위험한 동물도 없고 무엇보다 관리자분이 함께 해주시니 저도 같이 쉴 수 있어 좋네요”라며 ‘애니멀 카페’의 장점을 전했다. 집에 돌아가 이곳에서 직접 본 동물들을 책에서 발견하고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모 씨는 살짝 덧붙인다.
위치: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 146(고기동 584-1)
문의: 031-891-2289
운영시간: 월요일은 휴무
동절기(3월까지) 11:00~17:00
하절기 10:00~18:00  
기흥구 민제생태환경과학관
동물체험은 기본,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어
국내 최대 수준의 주전시실과 체험관 모두 갖춰
2년 전, 학생들의 잃어버린 과학에 대한 관심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을 목적으로 문을 연 만제생태환경과학관.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규모는 알차다. 지하 1층과 지상 4층, 약 100평 규모의 민제생태환경과학관은 층별 테마를 가지고 전시되어 있다. 희귀종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양서류와 파충류가 전시된 지하 주전시실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15살 된 돼지코 거북과 커다란 육지거북, 뱀목 거북이와 다양한 개구리, 도마뱀 그리고 뱀들은 하나하나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한쪽 옆에서 연구하는 연구사에게 평소 궁금했거나 전시된 동물을 보며 생긴 궁금증을 묻고 답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2층 포유류 전시 및 체험관에는 시기별로 특별 전시가 열린다. 지금은 너구리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너무 많이 먹어 증가한 체중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된 라쿤. 조그만 구멍으로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손을 내미는 모습이 만화 속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이외에도 코끼리와 같은 종인 바위 너구리, 인간에게 길들여진 유일한 족제비인 패럿과의 만남은 흥미롭다.
방사 조류체험장이 있는 3층에는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새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곳에는 저마다 이름과 사연을 가진 새들이 들어선 이들의 머리와 팔에서 쉬어 간다. 이런 새들에게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새의 모양만큼 다양해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문 에듀케이터의 설명으로 과학적 접근 가능
민제생태환경과학관은 단순히 동물을 만지고 체험하는 체험공간만을 표방하지 않는다.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 찾는 이들이 동물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환경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데 목적이 있다. 책에서 본 동물의 발생단계에 따라 새들 비커(Saddle Bichir), 폐어(Lung Fish) 등 진화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기존의 동물을 경험하는 실내 동물원과는 달리 과학적인 접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제생태환경과학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에듀케이터의 양서류와 파충류에 대한 설명과 체험이 가능하다. 양서류와 파충류의 특징과 구분법, 사는 곳 등에 대한 설명과 악어, 도마뱀, 뱀, 거북 등 파충류의 네 가지 대표 종류들 간의 같은 듯 서로 다른 특징에 대한 설명은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클레오파트라가 팔에 걸고 다녔다는 ‘볼 파이톤’의 흔적다리를 직접 보고 거북 공룡의 후예인 ‘마타마타거북’과의 만남, 목의 관절을 꺾어 ㄱ자로 목을 꺾은 후 몸에 집어넣어 뚜껑을 닿는다는 ‘견목거북’의 뚜껑 속에 숨은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경험은 다른 곳과 차별된다. 이외에도 운영되는 4D 입체영상관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민제생태환경과학관에서는 찾아오는 관람객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을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동물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최근 들어 유치원 등 다양한 곳에서 문의를 주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단순히 동물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연간 커리큘럼에 맞춰 진행돼 학생들이 좀 더 과학적으로 동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이외에도 일일 사육사 체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물과 친해지고 동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위치: 용인시 기흥구 중부대로 660(상하동 354-8)
문의: 031-693-5530
운영시간: 10: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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