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석의 세계지리산책 : 크레타 섬

지역내일 2015-02-28

그리스와 한국은 다 같이 3면은 바다이고 근해에는 많은 섬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섬들은  외딴섬이고 문명의 중심에서 떨어진 오지이다. 그리스의 섬들은 문명의 중심에 있다. 크레타 섬은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이고, 지중해에서는 5번째이다. 동 지중해의 한가운데 있는 석회암지대이다. 기후가 좋고 토양이 비옥하다. 지중해성 식물인 올리브 포도 무화과를 재배한다. 사람살기에 좋다. 그리스에서 90km, 이집트 428km, 터키 248km, 이스라엘에서 835km에 위치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3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부산에서 제주까지 289km이다.
 
유럽 역사의 중심 ‘크레타’
크레타 섬은 미노아문명(크레타문명)의 발상지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인접한 나일강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교류하면서 미노아 문명(에게 문명)이 일어났다. 크노소스 궁전의 벽화와 기둥 너무나 벽화의 색상이 너무나 선명하여 4천년 전의 것으로 믿어지지 않는다. 전화로 파괴되었지만 날씨 때문에 풍화가 심하지 않아 생생하게 남아있다. 미노아 문명은 신화로 있다가 발굴되었다. 크레타 문명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인접하여 지중해를 중심으로 상권을 장악하고 일어난 문명이다. 

크레타는 대구와 같은 위도 상에 있지만 기후는 다르다. 크레타는 지중해성 기후이다. 대구의 팔공산은 1193m이다. 섬의 중앙에는 레프카 오리(2452m)산이 있다. ‘흰 산(白山)’이란 의미이다. 석회암지대이므로 석회암 동굴들이 있고, 동굴은 제우스 신화를 비롯하여 스토리텔링을 만들었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므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에서 강대국이 나타나면 언제나 크레타 섬을 공격했다. 기원전 67년에 로마의 지배, 기원후 395년에 비잔티움 제국의 지배, 826년~961년에는 아랍의 공격을 받았다. 

다시 비잔티움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4차 십자군원정 때 베네치아로 지배권이 넘어갔다(1204년). 1645년 오토만제국이 침략해 1830년까지 지배했다. 그 후 1830년 그리스가 독립전쟁을 하고 유럽의 열강이 간섭해 잠시 이집트의 관할이 되었다. 그리스와 오토만의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섬의 실질적인 지배는 400년간 오토만 제국의 손에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간섭을 하여 1913년 오토만은 크레타 섬을 그리스에 넘겼다. 1941년 2차대전 때 독일의 공부수부대가 크레타 섬을 점령했고, 영국군이 1945년 탈환하여 그리스에 돌려줬다. 크레타의 역사는 유럽의 중세사이고, 근대 서양사이다. 지금 중동의 문제가 되고 있는 종교 간의 갈등, 이슬람교와 기독교간의 민족사이다. 400년간 회교신자였던 크레타인은 지금은 90%가 그리스정교를 믿는다.
 
‘자유영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고향
크레타 섬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고향이다. 1883년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천산의 두 나라’는 중국과 일본의 여행한 기행문이다. 자유로운 정신이 배어 있다. 그 ‘자유’ 때문에 그리스 정교로부터 파문당하고 죽어서 교회의 무덤에 가지 못했다.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동산에 무덤이 있고, 비문이 있다. 크레타 섬의 수도 이라클리온(인구 60만명)에 있다.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으며, 나는 무엇에서도 도망치지 않는,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안소니 퀸이 배역을 맡은  영화 ‘조르바’는 광산업에 실패하고 지중해를 등지고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이 카잔차키스의 삶을 말해준다. 그리스인이 자랑스러워하는 작가이다.
 
살고 싶은 그곳, 크레타와 제주도
크레타 섬은 농산물도 자급할 만큼 생산하지만, 주업은 관광업이다. 북유럽의 부자들은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별장을 갖고자 한다. 안개 많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에서 살아온 서북유럽 주민들은 햇빛이 쨍쨍 나는 남부 유럽의 해변을 미치도록 좋아한다. 크레타 섬에 영국인과 독일인의 별장과 관광이 많은 이유다. 크레타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 아름다운 경치, 무공해의 자연과 태양이 있다. EU회원 국민은 부동산 소유가 자유롭다. 

한국의 제주도에는 중국인의 투자가 너무 많다고 걱정이다. 푸이다이(富一代), 중국인 부자 부동산 투자가 여의도 면적의 2배 5.9㎢이다. 외국인이 제주도 부동산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F-2 비자를 주고, 그 뒤 5년간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영주권까지 준다고 한다. 352명이 제주도에 투자하여 F-2비자를 얻었다고 한다.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아직 속이 좁다.  중국인 제주도를 찾는 것은 공해 없는 자연과 자녀교육이다. 돈만 안겨주고 가는 외국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세계화 속에 살아야 한다. 양면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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