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대구시가 민자도로인 범안로를 전국 최초로 최소운영수입보장(MRG)에서 비용보전(SCS)방식으로 바꿔 재구조화하는데 성공해 대표적인 재정절감 모범사례로 평가받았다.
감사원은 24일 대구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범안로 재구조화 사업을 모범사례로 평가하고 행자부에 표창수여와 함께 전국 지자체에 전파하라고 건의했다.
대구시는 당초 범안로 운영업체인 대구동부순환도로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도로를 운영한 결과, 실제 통행량이 당초 추정 통행량의 27.5%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협약 당시 추정통행량의 최대 33.7% 수준일 것으로 예측돼 2010년 10월 범안로 재정지원금 해결 전담팀을 꾸려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의 실시협약 변경을 검토했다. 이 전담팀에는 변호사 2명과 회계사 2명과 회계사 출신 공무원(감사관) 등 4명이 각각 참여했다. 개방형 감사관으로 임명된 강병규 세영회계법인 대표가 고도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재구조화를 주도했다.
동부순환도로측과 체결한 기존 협약은 추정통행료 수입의 79.8%를 최소한의 이익으로 보장해 주기로 돼 있었다. 기존 협약대로라면 지난 2010년부터 2026년 8월까지 대구시는 4498억원을 지원해야 했다.
대구시 전담팀은 범안로의 실제 통행량 감소에 따른 도로유지관리비 등 운영비 감소 가능성, 사업운영자의 경영효율화 노력과 달리 운영비가 줄어든 경우 사용료 인하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해 2011년 6월 30일까지 지급하기로 했던 2010년 재정지원금 204억원을 지급 유보 하고 실제 도로운영비 집행내역 등을 요구하며 사업자를 압박했다.
2011년 8월에는 새로운 투자자를 선정해 범안로 관리운영의 가치, 사업시행자의 수익률 등에 대해 11개월간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 등과 협상을 벌여 2012년 6월 26일 실시협약을 비용보전방식으로 변경했다. 비용보전방식은 투자원금과 상환이자 및 운영비와 대비해 통행료 수입이 미달하는 만큼 보전해주는 것.
이에 따라 대구시는 새로운 투자자와 범안로관리운영권의 양도·양수 금액은 관리운영권의 현재 가치 2190억원에서 340억원을 감액해 1850억원으로 결정했고 운영비를 변경전 협약금액인 1067억원의 67% 수준인 725억원으로 낮췄다. 또 사업수익률도 기존 13.49%에서 4.74%로 8.75% 포인트 인하하는 조건에 합의했다.이로써 대구시는 2010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201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대구시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벌여 범안로 재정지원금 절감사례가 전국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전파하도록 조치하고 표창을 수여하도록 행자부에 건의했다.
실제 대구 범안로 재구조화 사례는 2013년 10월 서울 지하철 9호선, 같은 해 11월 부산시와 경남도의 거가대교, 2013년 7월 용인시 경전철 등에 적용돼 수천억원의 재정절감효과를 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3조5000억원, 거가대교는 약 5조원을 각각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광주도로도 같은 방식으로 재구조화할 경우 약 5000억원의 재정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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