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방송사에서 열풍을 일으킨 ‘토토가’ 라는 프로그램에 1990년대의 가요를 들으며 잠시나마 젊은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당시 가수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일상의 대화 속에서도 노랫말을 인용해 사용할 정도였다.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네가 지금 나라면……” 이런 식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른이건 아이건, 지도층이든 아니든 이놈의 ‘핑계대기’에 급급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일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당연하다. 선생은 학생들의 합격을 자기 덕이라 하고 불합격은 학생들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학생들은 합격은 자기의 노력에 의한 것이고 실패는 실력 없는 학교나 선생 탓이라고 한다. 모두가 이렇게 남만을 탓한다면 발전은 없고 늘 싸움만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의 모습도 그 좋은(?) 예(例)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실패에 의연하기는 쉽지 않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이 때문에 핑계거리를 준비한다. 곧 겪게 될지도 모르는 실패를 변명할 수 있도록 실패(失敗)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자기 불구화(Self-Handicapping)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가 ’만사에 있어 자신을 사랑하라‘고 한 것은 자신감과 자존심 그리고 긍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너무나 자신을 사랑한 나머지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자존심을 보호하고 남만을 탓하는 것은 나르시시즘을 넘어 사회적 죄악을 불러일으킨다. 샌디 호치키스라는 서양 사회학자는 그의 심리학 저서에서 나르시시즘은 현실을 왜곡하는 마법적 사고, 터지기 쉬운 자아의 벽, 오만. 경멸 뒤에 감춘 시기심, 가면 뒤의 수치심. 제멋대로 자격 부여하기, 타인에 대한 끝없는 착취. 그리고 경계를 침범하는 이기심. 이렇게 7가지나 되는 죄악을 저지르게 된다고 설파(說破)했다. 이제 핑계를 대지 말자. 특히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여 핑계 대지말자. 더 이상 마음의 죄를 짓지 말자. 그냥 다 내 탓이라 마음먹고 묵묵히 앞으로 나가자!!
- 인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며칠이 지났다. 교육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지가 말이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대입 인성 평가를 교육 당국이나 교육 계열 대학에서 환영하는 속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취지는 좋다는 생각이다. 사실 우리 사회가 가르친 것은 제대로 있는지 모르겠다. 그 잘난 자식을 바라보면서, ‘무조건 엄마와 아빠를 믿고 너는 직진 해!!’ 사고를 치든 잘못을 하든 뻔뻔하게 자신만 생각하라는 교육이 대명천지에 어디 있다는 말인가? 세상에 귀하지 않고 잘나지 않은 자식이 어디 있는가?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 털은 보들보들한 것이다. 이제 다른 사람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다른 사람도 위해야 할 때이다.
하여간 교육부는 인성 아니 더 나아가 시민 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骨子)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대입에 인성 평가를 반영한다. 2. 인성 교육을 활성화 한다. 3. 학교 내 시민 교육을 강화한다. 일단 대입 이야기를 해 보자. 대입에 인성 평가 제도를 반영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 객관적인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의문시 된다. 취지는 좋지만 평가부터 생각해 놓고 가르치는 일을 하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기 쉽다. 사실 학교 교육이 인성을 강조한 것은 셀 수도 없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인성을 또 평가한다는 발상이 참 답답하다. 이미 입학사정관제도에 숨겨 인성 평가는 실시를 하고 있었으니 그리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는 뜻이다.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면 어떻게 현실적인 대안이라도 내놓아야할 것 같아서 간단히 말하면 ‘책속에 길이 있다’가 그 대답이다. 그리고 ‘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여 판단하라.’ 그렇게 하는 것도 연습이고 교육이다.
조선왕조의 왕실 아동교육에,
‘...셋째는 글을 읽는 것이니, 배우는 자가 이미 유행(儒行)으로 몸을 단속하였으면 반드시 글을 읽고 학문을 강구하여 의리(義理)를 밝혀야 함을 이른다. 그런 연후에 진학하는 공정(功程)의 지향하는 바가 미혹됨이 없을 것이다. 스승을 따르면서 수업함에 있어 학문은 반드시 넓게 하고, 물음을 반드시 자세하게 하며, 생각은 반드시 신중히 하여야 하고, 분별은 반드시 명백히 하며, 책 속에 잠겨 깊이 들어가서 반드시 마음으로 깨닫기를 기약해야 한다.’
했다.
면접관이 수험생에게, ‘시간에 쫓겨 집의 문을 나설 때 울고 있는 낯선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우리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고민해야할 문제들이다. 자식과 손을 잡고 눈을 마주보며 하루에 10분 아니 1분만 이야기 하고 고민하라. 기본적인 인문학, 철학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걸 답이라고? 핑계대기 아닌가.’ 질책을 한다면 한 달을 두고 싸우고 싶다. 이거야말로 우리의 핑계가 아닌가?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사회적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들고 나온 문제 해결 카드에는 인성 교육과 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늘 쓰여 있더란 말이다.
이지명 원장
노원봉수학원 원장
독한재수재수전문학원 원장
문의 952-6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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