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경민(가명·남)이는 유아기 때부터 틱증상이 발견되었다. 아버지도 어릴 적부터 틱증상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한의원을 방문하던 당시 경민이는 목 꺾기, 어깨 들썩이기, 코 벌렁거림 등의 근육 틱과 더불어 ‘음음’거리는 신음소리, 헛기침 등의 음성 틱을 함께 동반한 중등도 이상의 복합 틱(뚜렛 장애)을 보였다. 6개월에 걸쳐 한약을 먹으면서 약침, 기공훈련, 자율훈련을 함께한 결과 강박사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틱 증상이 없어지고 주의집중력도 향상되어 치료 종결을 앞두고 있다.
뇌신경학적 질환에 오랜 임상 경험과 풍부한 자료를 지닌 전국적 네트워크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의 도움말로 드물지 않게 보이는 틱 장애와 ADHD에 대해 알아보았다.
15세 이전 치료가 관건
틱이나 ADHD, 강박증, 야경증, 야뇨증 등은 하나의 성장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뇌의 성장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뇌가 완성되기 전인 만15세 이전에 치료가 완료되면 거의 평생 안심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아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손성훈 원장은 “뇌신경과학의 최신 지견으로는 발병 요인으로 생물유전적인 경우가 80% 정도로 심리사회적인 요인에 비해 절대적으로 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한의학적 치료는 뇌를 중심으로 한 신경계의 기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치료의 주안점을 둔다. 한약은 양약에 비해 졸린다거나 멍해지는 부작용이 적고 장기 복용이 가능하며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의학적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높은 치료효과 볼 수 있는 방학이 치료 적기
틱이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의식적으로 갑자기 반복적으로 불규칙하게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증상에 따라 ‘근육 틱(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뉘고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복합 틱’이라고 한다. 복합 틱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특별히 ‘뚜렛 장애’로 진단한다.
근육 틱은 흔히 눈 깜빡임이나 눈동자 굴리기 등 눈 증상으로 시작해서 심해질수록 아래로 내려와 코를 찡긋거리거나 입을 씰룩거리고 얼굴을 찡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목을 돌리기나 목 꺾기 같은 목 증상으로, 더 심해지면 어깨나 팔을 들썩인다. 아주 심한 경우는 배를 꿀렁이거나 엉덩이를 들썩이거나 걸어가다가 자기도 모르게 껑충껑충 뛰는 경우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음성 틱은 ‘음음’ 소리나 헛기침과 같이 목청을 가다듬는 가벼운 음성 증상으로 시작해서 킁킁거리거나 콧바람 불기, 남의 말 따라 하기 등을 보이다가 아주 심한 경우에는 욕설이나 외설적인 말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근육 틱보다는 음성 틱이 더 중증이라고 할 수 있다. 틱 증상을 4주 이상 보이거나 그 이하라도 정도가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로부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손 원장은 “틱 증상은 대체로 뇌의 가운데 부위에 있는 기저핵이 너무 약하거나 예민하거나 손상됐을 경우에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기저핵을 중심으로 한 전두엽 신경 고리의 기능 향상을 위한 치료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상경험이 풍부한 곳에서는 경험적으로 검증된 환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탕제와 농축환제를 쓰고 약침을 비롯한 침구치료와 기공훈련, 자율훈련 등을 병행하는 추세”라며 “뇌가 완성되기 전인 만15세 이전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면 6개월~1년 정도면 대부분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약침을 비롯한 침구치료나 기공훈련, 자율훈련을 병행해서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방학은 치료의 적기”라며 조기치료를 강조했다.
‘틱 장애, ADHD, 강박증’, 높은 연관성 보여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이다.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한 주의력결핍우세형(음증형) 과 과다활동과 충동성을 보이는 과잉행동-충동우세형(양증형)으로 나뉜다.
ADHD 아이들은 자극에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하기 어렵고, 지적을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다가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 곳으로 시선이 옮겨가고 시험을 보더라도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풀다 틀리는 등 한 곳에 오래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뛰어다니고,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 활동 수준이 높다.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말이나 행동이 많다. 규율을 이해하고 알고 있는 경우에도 급하게 행동하려는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기도 한다.
손 원장은 “호전이 될 때는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순으로 좋아진다. 즉 양증형 ADHD가 예후가 더 양호하고 지능이 높고 동반질환이 적을수록, 가정환경이 좋을수록 예후가 더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틱 장애와 ADHD, 그리고 강박증은 유전적으로 친척 관계에 있다고 할 만큼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손 원장은 “뇌의 가운데 부위에 위치한 기저핵을 중심으로 한 전두엽 신경 고리 상에서의 문제로 나타나는 증상들로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함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가정에서의 따뜻한 정서적 공감과 배려는 치료에 큰 몫을 담당한다. 자녀의 문제를 비관하지 말고 증상을 가지고 핀잔을 준다거나 장난으로라도 놀림감으로 삼는 것은 삼가야 한다. 평소에 마음 속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대화를 자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Tip 손성훈 원장이 알려주는 OX로 보는 틱과 ADHD
· 틱이 있으면 지능이 낮거나 성격이 괴팍할 것이다.(X)
→틱은 기저핵이 예민해서 나타나는 문제일 뿐 지능이나 성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 ADHD 아동들은 정상아동들보다 엄하게 다루고 더 혼내는 것이 바람직하다.(X)
→ADHD는 생물유전적인 요인이 80%정도를 차지하고 그밖에 심리사회적인 요인이 20%정도를 차지하는 뇌의 기질적인 문제로 인한 질환이다. 아동의 성격적 문제로만 보고 호통을 치면서 교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치료대상으로 다루어야 한다.
· ADHD 아동들은 나중에 크면 범죄자와 같은 반사회적인 사람이 된다.(O & X)
→그냥 두면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ADHD 증상이 있어도 이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잘 계발하면 얼마든지 장점이 많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받는다면 오히려 사회에 득이 되는 일을 할 수도 있다.
· 틱이나 ADHD는 크면 저절로 낫는다.(O & X)
→틱이나 ADHD는 증상이 가벼운 경우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그 예후는 장담할 수 없기에 증상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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