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진 시화호- 생태계 복원의 중심에 서다

‘갯벌면적 4배 늘고, 생물종다양성 3배 증가’

지역내일 2015-06-25

시화갯벌이 늘어나고 있다.
배수갑문을 운영하던 지난 2010년 시화호 갯벌면적은 약 5㎢로, 이는 1910년대 자연해안선이 유지되던 1910년대 면적의 3%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력발전소 가동 후 해수유통량이 증가하면서 갯벌의 면적은 약 20㎢(2013년 기준)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서식하는 생물도 다양해졌다. 자연 상태의 갯벌에서 관찰되는 생물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시화갯벌의 종다양도지수가 약 3배로 늘었다.
이런 사실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생태계연구부 구본주 박사에 의해 조사됐다. 구 박사는 ‘시화호 갯벌 이야기’라는 책자를 통해 “사라졌던 갯벌이 복원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이다. 갯벌생태계가 빠르게 안정되고 훼손되었던 생태계가 자연의 힘으로 복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화호


여의도 면적 7배 정도 늘어난 갯벌
육지와 바다가 반복되는 땅 갯벌.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농경지의 100배, 숲의 10배에 이른다. 군자만 갯벌 즉 지금의 시화호 유역은 경기만 내에서 수산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었다.(1978년 통계청 자료) 하지만 1994년 시화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공되면서 시화호 안쪽의 갯벌은 육지로 변하거나 거의 사라졌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조력발전소가 가동되었고, 해수유통량 증가로 시화호 내부에는 다시 20.3㎢의 갯벌이 형성되었다.
서해안의 경우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서 형성되는데, 물막이 공사이전 시화호유역의 조수간만의 차는 최대 9m 정도였다. 조력발전소가 가동되면서 시화호 내측에 생긴 인위적인 조수간만의 차는 -1m에서 최대 -3.5m. 자연 상태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이로 인해 생긴 갯벌면적은 여의도 7배 정도이다. 물이 빠졌을 때 갯벌길이는 최대 3km에 달한다.


건강한 갯벌, 생명을 잉태하고
2011년 시화갯벌의 종다양도지수는 0.79였으나, 2013년에는 2.02로 약 3배 증가했다. 종다양도지수가 높아진 것은 시화갯벌 생태계가 빠르게 개선됨을 알리는 단적인 예이다.
‘종다양도지수’란 한 군집 내에서 여러 종(種)들이 비슷한 수로 나타나는 것을 수로 표현한 것이다.
바지락, 동죽, 가무락, 개맛 등 조개류가 새롭게 서식하기 시작했고, 펄 성분이 많은 형도와 우음도 사이에는 칠게, 모래가 많은 형도 북쪽은 길게 서식지이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 해수와 맞닿는 하부갯벌에는 쏙과 개불 등도 서식하고 있다.
구 박사는 “서식하는 생물이 다양해진고 안정된 개체수로 늘어나는 이유를 건강한 갯벌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해수유통량이 증가하고 갯벌의 침수시간과 노출시간이 규칙적으로 유지되면서 환경조건이 안정화되었다. 배수갑문 주변 퇴적물에는 모래함량이 많고, 시화호상류로 향하면서 펄(진흙) 성분이 증가되는 등 시화갯벌의 환경개선이 저서생태계에 영향을 주었다.”
 
90리터 물 머금고, 갯벌과 해수정화
갯벌 표면에는 포도송이나 콩알처럼 생긴 흙뭉치나 구멍이 있는데, 이 흔적을 쫓아 갯벌내부로 연결된 통로를 파헤치면 굴이 상당히 크고 다양하다.
그 중 가재붙이와 흰이빨참갯지렁이는 시화호 내에 서식하는 저서동물중 규모가 큰 서식굴(Burrow-갯벌내부로 연결된 통로)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재붙이의 굴의 길이는 약 8m, 깊이는 1.5m 정도이고, 부피는 약 90리터의 물을 담는 공간이다. 생물이 갯벌에 만든 굴은 산소를 퇴적물 깊은 곳까지 공급하여 유기물이 분해될 수 있는 공간을 늘어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구 박사는 “갯벌이 가진 유기물 분해 능력은 갯벌생물이 만든 굴에 의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높을 수 있다”며 “조개나 게의 아가미(필터역할)도 정화작용에 한 몫을 담당하는데 바지락 한마리가 한 시간 동안 약 4리터 바닷물을 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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