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와 공부 두 가지 모두를 준비해야 하는 음대. 여느 일반학과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경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일단, 음악을 전공하려 마음먹었다면 실기나 공부 어느 한 쪽에만 집중하면 대입의 문이 그만큼 좁아진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음악중점과정과 관악예술과정을 이끌며 90% 이상의 대학진학률 성과를 내고 있는 대원여고 정치훈 음악부장교사에게 음대입시에 대해 들어봤다.
수시전형 vs 정시전형
음악대학의 전형 역시 크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으로 나뉜다.
수시전형은 실기 위주의 전형으로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실기의 비중이 100%에 이르는 학교도 있을 만큼 실기의 비중이 크다. 반면 정시전형은 학교마다 실기와 수능, 그리고 내신이 모두 반영된다.
음악대학의 수시전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이 그것.
특별전형은 수상실적과 음악활동 실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올해 입시에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소수다. 삼육대학교(음악특기자), 성신여자대학교(예체능실적우수자), 그리고 수시 6회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특별전형을 모집한다. 특별전형의 경우 대회에서의 수상 실적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대학별로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지원하려는 하려는 학교의 특별전형기준을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일반전형으로 실기우수자를 선발한다.
2016학년도 음악대학 수시 반영비율을 살펴보면 학생부 비율이 0~30%, 실기가 70~100%로 실기능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경쟁률을 보면 일정 수준의 실기 능력이 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을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어 수시전형이 정시전형보다 경쟁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시로만 전체 인원을 선발하는 학교도 있는데, 서울대학교의 경우 수시전형으로 음악대학 정원의 100%를 선발한다.
정치훈 교사는 “서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수시전형을 통해 실기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시전형의 경우 실기도 중요하지만 수능성적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능의 비중이 20% 이상인 학교라면 성적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정 교사는 말한다.
음악대학의 경우 국어와 영어 성적이 반영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 여기에 사회탐구영역 성적까지 포함되는 학교도 있다.
“음대입시를 준비한다면 일단 정시에 초점을 맞춰 실기와 공부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수시전형에 올인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수시는 평상시 실력을 그대로 펼쳐본다는 마음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실기 vs 학업
수시전형은 실기우수자를 선발하려는 전형이므로 실기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기에 좋은 전형이다. 최근 정시전형에서는 수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학과성적에 비해 실기가 우수한 학생들이라면 수시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실기 배점이 높은 전형인 만큼 실기시험에서 자유곡이 아닌 지정곡이 정해진 학교를 많이 지원할 경우 학생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자신의 실기 능력 수준과 실기전형의 내용을 잘 파악해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교사는 “입시 지원전략을 세우기 전에 수시로 대학별 홈페이지를 방문해 최신 입시요강과 공지 사항 등을 통해 정확한 실기고사 날짜와 세부전공별 모집인원 등 확정된 입시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학교별 세부전형내용(자유곡/지정곡)과 지원 자격 등을 확인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해 대비하는 것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음악성이나 실기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의 경우 지정곡이 7월에 발표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기악의 경우, 수시전형에서 합격할 경우 정시에 선발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아 더욱 더 자세하게 대학별 전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수시에서 여러 대학에 복수지원하다보면 3학년 2학기 전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자칫 이제까지 잘 해오던 내신과 수능을 소홀히 해 정시전형에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다. 끝까지 학업에 대한 집중도를 소홀히 하지 않고 평소 실력으로 수시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시전형에서는 실기도 중요하지만 수능성적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끝까지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기에서의 ‘한 번의 실수’를 두려워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수시(6회)와 정시(3회)에서 여러 번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히 연습에 집중해온 학생이라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vs 고등학교 진학 후부터
음악전공에 대한 궁금증 중 하나가 ‘언제부터 해야 늦지 않는가?’이다.
이에 대해 정 교사는 “전공별로 큰 차이가 있다”며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 어릴 때부터 꾸준히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은 전공의 경우 늦으면 늦을수록 그들을 따라가기기 쉽지 않지만, 수요가 많지 않은 전공의 경우 고등학교 이후 시작해도 우수 대학에 입학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고 설명한다.
정 교사는 음대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그 다양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사는 “음대를 진학하면 졸업 후 직업에 한계가 있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음악을 기반으로 한 2차, 3차 분야의 직업이 다양하다”고 강조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전공하면 연주자, 혹은 전공지도자의 길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음악전공자들의 능력과 감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군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도움말 대원여자고등학교 정치훈 음악교사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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