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호흡을 딱 멈추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가 10~15초 후에 갑자기 숨이 터지면서 호흡이 되살아나는데 이런 일이 1시간에 5회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의 대부분은 심한 코골이들에게서 발견된다. 현대의학이 코골이를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심한 코골이의 70~80%가 수면무호흡 증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면 중에 갑자기 호흡을 중단하면 어떤 일이 빚어질까?
우리가 숨을 쉰다는 것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지속적으로 혈관 속으로 공급해준다는 얘기이다. 이 때문에 피 속의 산소농도는 낮이나 밤이나 항상 95%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수면 중에 호흡이 10초 이상 중단되면 산소농도가 90% 정도로 낮아지고 심한 경우에는 그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수면 중에 갑자기 산소농도가 낮아지면 항상 신선한 산소공급을 필요로 하는 뇌는 심한 각성 상태에 빠져 온갖 수단을 다해 부족해진 산소를 다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10여 초간 숨을 멈추었던 코골이가 다시 호흡을 시작할 때 터트리는 “푸~~”하는 큰 소리는 바로 이런 두뇌의 살려달라는 외침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잠을 잘 때 두뇌 역시 휴식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 중간 중간에 낮 동안에 습득했던 경험과 기억들을 정리해서 저장하는가 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통제하는 갖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일도 수행한다. 수면 중이라고 해도 우리 두뇌는 여전히 바쁜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이런 두뇌의 부지런한 야간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각종 질환을 불러오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고혈압 발생률의 증가를 들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대부분에서 고혈압이 발견된다. 또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잘 조절되는 않는 경우의 상당 부분이 바로 수면무호흡에서 연유한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서는 심장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울혈성 심부전도 25% 더 증가하고 심장마비 발생확률 역시 30% 더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다거나 잠은 충분히 잔 것 같은데 여전히 피로감이 남아있다고 느낀다면 혹시 수면무호흡의 자각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낮 동안 계속 졸리고 운전 중에 깜박 자신도 모르게 조는 현상이 자주 발견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서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홍욱희 세민수면건강센터 대표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