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도에 첫 교육과정이 공표된 이후에 7차례의 개편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수시로 개정되고 있으나 여전히 과목중심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세상의 지식은 과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주어진 상황만 존재할 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화면 설계(UI)를 한다고 할 때 사용되는 분야만 해도 미술, 인지과학, 컴퓨터 사이언스, 통계학 등의 분야가 사용된다. 지금처럼 학생들이 왜 배우는지도 모르는 과목중심의 교육 속에서는 위와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데 순차적인 학습으로는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융합교육이 교육과정 속에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표준화되는 순간 그 분야에 관심 없는 학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배워야할 과목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편이 있다. 예를 들어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습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에 피아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배운다고 하면 바이엘부터 체르니까지 코스를 거치는데 보통 5~6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피아노를 전혀 못 치는 친구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위해 연주하겠다는 동기하나로 오직 한곡만 연습하는 경우 6개월 만에 소화한 사례가 있다. 그렇다면 어느 교육방법이 효과적인가는 자명하다. 그러나 지금의 초중고에서의 교육체제는 전자의 방법만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원이나 연구소나 가야 비로소 후자의 방식으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후자의 교육은 불가능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지금 부모가 된 세대들은 어릴 때 따로 배우지 않아도 딱지치기를 하면서 한글을 배웠고 간단한 산수들은 놀이를 통해 습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교육프로그램들은 좋아졌음에도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핀란드 학생들보다 두 배나 노력하면서 성과가 미진한 이유는 학습동기가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학습은 자신의 동기에 의해 필요한 지식들을 융합해나가면서 원하는 학습을 할 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선행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중1 학생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졸라맨을 수학의 방정식으로 표현한다고 해볼 때 삼각함수, 회전변환, 절댓값 함수 등을 공부해야만 한다. 일반 과정으로는 4~5년을 공부해야만 습득할 수 있는 반면 자신의 관심사를 쫓아서 습득하게 되면 단기간에도 소화할 수 있다.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지식을 찾고 도전하고 조직화해 나가는 것만이 해마다 기하급수로 정보량이 늘어나고 있는 미래사회를 위해 필요한 교육법이다.
박왕근 교장
폴수학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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