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고는 이상한 일이 대구경북 주요 기관의 인사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모나 선출직 주요 인사에서 역대 최대 명문고의 위상을 자랑했던 경북고 출신 인재들이 뜸해지면서 대륜고 출신들이 대거 부상해 비(非)경북고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비 경북고 시대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당선되면서 예고됐다. 경북고 출신은 그동안 대구경북의 최대 인재산실로 군림(?)했다. 역대 민선 대구시장은 당연히 경북고 출신이 독식했다. 그러나 최근 경북고 시대가 저물고 신흥 명문고 시대를 열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는 최근 대륜고 출신들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대구시청의 주요 핵심 간부는 대륜고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경제부시장은 22회출신의 김연창씨이고 행정부시장은 29회 출신의 정태옥씨다. 대구시 2인자인 양부시장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구시청 외곽에도 대륜고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인 도건우씨가 대륜고 39회 출신이다. 도건우 청장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고려대 동문이면서 지난해 대구시장선거에서 권시장의 핵심 참모로 활동하기도 했다.
권시장이 ‘다른 기관장에 대한 낙하산인사는 하지 않는 대신 도건우씨만은 객관적으로 평가해 임명됐으면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아끼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도건우 청장은 지난해 10월 개방형 직위 공모에서 3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임명됐다.
대구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대구도시공사 사장도 대륜고 23회 출신이다. 이종덕 사장은 김범일 전 대구시장 시절인 지난 2012년 2월 도시공사 사장공모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뒤 지난 2월 3년 임기를 마쳤으나 권영진 대구시장 체제이후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임돼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최근 공모를 실시한 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도 대륜고 출신이 임명됐다. 지난 19일 이사장으로 선임된 김호경이사장은 대륜고 25회 출신이다.
이밖에 경북도에도 이진관 경북도자연환경연수원장과 경북도청 정무조정실장이 모두 대륜고 21회와 26회 출신이다.
대륜고 출신 모 인사는 “최근 대구경북지역 공직사회 주요 요직에 많은 졸업생이 포진돼 있는데 모두 스스로 노력해 선발된 인재로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륜고는 대구 수성구 소재 사립학교로 지난 1921년 9월 교남학원으로 설립돼 지난 2월까지 88회에 걸쳐 3만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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