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대전 2014 : 더 브레인>
과학기술과 사유, 접점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향연
대전시립미술관, 한국과학기술원, 창작센터, 스카이로드에서 진행 … 9개국 50여명의 작가 참여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실행하는 격년제 국제예술행사인 <프로젝트 대전>이 올해는 <프로젝트 대전 2014 : 더 브레인>이라는 주제로 11월 22일 막을 올렸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문화도시로 확장하는 예술프로젝트의 하나인 <프로젝트 대전 2014 : 더 브레인>은 대전시립미술관 전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 KI빌딩, DMA창작센터, 스카이로드에서 진행되며 내년 2월 8일까지 79일간 계속된다.
과학과 예술의 접점 ‘뇌’
인간의 마음이 물질의 작용을 통해 구현되는 것인지 아니면 관념일 뿐인지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관심사였다. 과학자들의 뇌 연구를 통해 일정한 신경의 작용에 의해 기억, 감각, 생각 등 추상적 관념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인간의 마음은 물질현상의 하나일 수 있다는 과학적 가능성의 세계로 확장됐다.
<프로젝트대전 2014 : 더 브레인>은 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뇌’로 설정하고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실현하고자 한 전시이다.
대전시립미술관 전관은 물질-파동-의식-기억-감정-인지의 6가지 소주제를 가지고 인간의 생물학적 뇌, 과학기술적 뇌, 사회과학적 접근의 뇌, 심리학적 접근의 뇌, 인지의 뇌 등에 접근했다. 각각의 실험장치와 조형물, 즉흥 퍼포먼스 등이 예술의 옷을 입고 과학적 현상들을 드러내고 있는데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냉소적으로 인간과 그 세계를 조명한다.
이 전시를 주관한 대전시립미술관 김보경 학예사는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변별되는 소통수단을 가지고 소통한다고 해서 소통의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듯, 과학과 예술의 융합도 본질적으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새로운 과학기술로 인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일 뿐 결국 동시대의 논리적 사유에서 소통 가능한 매체나 어휘들이 뇌라는 테마를 통해 각각의 정체성과 사유의 세계를 실현하며 미래의 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원근법이 과학, 수학과 미술의 가장 최초의 강력한 만남이었다고 한다면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 그리 낯설고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임이 분명하다.
미디어 영상, 조형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와 퍼포먼스
조형예술가이며 연출가인 얀 파브르는 그의 작품을 통해 육체의 유한성과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우리의 뇌로 느끼고 우리의 심장으로 생각하는가> <나의 유일한 국가는 상상이다> <나의 불꽃놀이> 등을 통해 이성은 뇌가 관장하고 감정은 심장, 마음이 통제한다는 통설을 깨고 인간의 감정 역시 뇌의 생물학적 작용의 결과물임을 드러낸다.
뇌파측정장치(ENG)를 사용해 <좋은 생각Ⅱ>을 보이는 리사 박은 48개의 스피커에 담긴 물의 진동을 통해 인간심리의 움직임을 퍼포먼스로 구체화했다. 뇌파측정기를 머리에 꽂은 실험자가 크고 작은 48개의 스피커 옆을 지날 때마다 스피커에 담겨 있는 물이 다른 파동을 내며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롭다.
<무의식의 단면>을 구조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유병서 작가는 1975년 이후 한국화단에 등장한 ‘단색조회화’에 내재된 공통적 패턴을 찾아 집단무의식의 심층을 관조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 로봇, 예술의 옷을 입다
대전시립미술관이 ‘인간의 뇌’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KI빌딩에서는 ‘인공의 뇌’와 관련된 전시가 한창이다. <인공의 뇌, 로봇은 진화한다>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인간이 만들어낸 제3의 자연인 로봇의 면면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혹은 낯선 예술의 옷을 입고 구체화된 로봇들은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진화’에 대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생들에 의해 해마다 개최된다는 이 전시가 올해는 <더 브레인>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과학기술원,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원들과 예술가들이 연합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 창작센터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나 비디오아트와 시민들이 만나는 원도심 으능정이 스카이로드의 <미디어스카이>도 흥미롭다. <미디어스카이>는 전시기간 중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시립미술관을 제외한 전시는 무료이고 시립미술관만 유료이다.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문의 042-120(대전시립미술관)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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