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 생태교통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선가 깔깔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슨 일일까 싶어 살짝 들여다보니, 어린 시절 참 익숙하게 보고 자랐던 인형들이 연기를 펼친다. 감성인형극 ‘마법의 성’ 공연이 한창인 애기똥풀 인형극장은 입구에서부터 동화 속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 같은 모양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생동감 넘치는 인형과 마주하고 있노라면 힐링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래서 단박에 인형극 팬이 되어버리는 모양이다.
수원 유일의 인형극전문극장, 부담 없는 관람료도 굿!
“수원은 물론이고, 아마 전국적으로 몇 안 되는 인형극전문극장일 거예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운영하고 싶은 게 바람입니다.” 앳된 외모의 장대림 대표는 애기똥풀 인형극장에 갖는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다. ‘마법의 성’ 주인공은 꿈 많은 소녀 별, 무시무시한 겉모습 속에 슬픈 이야기를 감춘 성의 주인. ‘미녀와 야수’를 각색한 이번 공연은 개관 이후 두 번째 공연으로, 내년엔 ‘왕자와 제비’를 준비 중이다.
“어떤 대사에도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사 하나에도 신경을 씁니다. 어른, 아이 모두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감성적인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고요.” 오히려 어른들에게도 인형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장 대표는 아이 따라 왔다가 힐링이 돼서 돌아가는 엄마들을 볼 때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별도의 홍보를 하고 있지 않음에도 개관 서너 달 만에 2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역시 입소문! 부담 없는 관람료도 한 몫 거든다. 회원할인(30%), 전화예약할인(10%), 릴레이티켓 할인(10%) 등 중복할인으로 1만원이 안 되는 금액에 감성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부부가 인형제작*공연까지, 인형극 고유의 스타일을 고수하고파~
15년 간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장 대표의 연기력은 인형을 통해서도 십분 발휘된다. 한정된 인형의 표정 때문에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을까 싶어 처음엔 인형을 조작하는 내내 안절부절 했지만, 오히려 여기에 상상력을 입히면서, 그 이상의 것을 보는 관객들을 통해 깨닫는 것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것이 인형극의 매력이 아니겠느냐며 장 대표가 웃는다.
‘인형극단 애기똥풀’로 2011년 창단, 지금의 인형극장을 갖기까지엔 남편 장성환 씨의 도움이 컸다. 10년 이상 검도인이었던 남편이 업을 내려놓고, 인형극 공연, 제작을 배우러 다녔다. 숨어있던 끼가 인형극을 통해 발산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장성환 씨를 비롯해 장 대표는 그냥 ‘인형극단 애기똥풀’ 그 자체다. 요즘엔 인형극에 여러 오브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장 대표 부부는 지금의 모습, 타칭 ‘오래된 연극스타일’을 고수한다. 우연히 찾아온 옛 도심 행궁동이 인형극과 잘 어울리는 듯해 다른 지역에서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극장을 차리게 된 것도 그들의 철학과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지역으로 초청공연을 다니며, 금*토*일에는 인형극장에서 인형극을 올리며, 그들은 동심을 가꿔가고 있다.
위치 팔달구 신풍로 47(화성옥 지하)
공연시간 금 오후4시/ 토일 오후2시,4시(초청공연일 경우 일정 변경)
문의 070-8222-8373, http://cafe.naver.com/agiddong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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