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내동에 사는 한수연(34세·회사원)씨는 1993년도에 분당으로 이사를 왔다. 1기 신도시 분당에 내 집을 마련하고자 주택 청약을 넣었던 한씨 부모님의 꿈이 이루어졌던 것. 입주하기 1년 전부터 이들 가족은 당시 미완성이었던 중앙공원 영장산 자락에 앉아 본인들이 살 아파트가 한 층 한 층 올라가는 것을 보며 희망을 키웠다. 지금도 한씨의 어머니 박현숙(65세 주부)씨에게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며 바라보는 중앙공원은 20여 간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준 변함없는 친구다. 올해로 정식 개원 21년 주년을 맞는 중앙공원을 재조명해 본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 분당의 허파, 우리들의 건강지킴이
걷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선택의 폭 다양한 산책 코스
중앙공원은 시민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공원 주변의 아파트 단지와 연결되는 4개의 육교와 투수콘포장 산책로, 맹인용 점자 블록 등 걷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성남시가 분당보건소와 연계해서 걷기운동 생활화 환경조성의 일환으로 중앙공원, 탄천 등에 유 헬스 로드(U-Health Road)를 조성하였다. 중앙공원 정문 분당천 보도 2교를 지나면 볼 수 있으며 자세한 사용법은 분당구 보건소(031-729-3972)로 문의하면 된다.
연령과 원하는 운동량에 따라 다양한 산책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중앙 잔디광장에서 영장대(팔각정)까지 나지막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갔다가 야외공연장 또는 시범단지 쪽으로 내려오는 30분 코스, 중앙공원을 둘러 흐르고 있는 분당천을 따라 분당천 보도 2교, 3교, 4교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율동공원 초입까지 이어지는데 걷는 속도에 따라 2시간 코스까지 갖추고 있다. 특별히 중앙공원을 둘러서 흐르는 분당천 산책로는 3월에서 4월초까지 벚꽃이 만개할 때 꼭 한 번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성남시에서 지정한 성남 벚꽃길 8경 중 한 곳이다.
이웃들과 맑은 공기 마시며 나에게 맞는 운동 즐겨
배드민턴 장 4개소 18면(시범단지 현대APT 맞은편, 양지마을 금호APT 맞은편, 잔디광장 위, 잔디광장 옆), 게이트볼 장 2개소 3면(정문과 야외공연장 사이에 위치한 중앙배드민턴클럽, 황새울 공원), 기 체조장(잔디광장 옆), 농구장 및 축구장(황새울공원), 종합체육시설(팔각정 주변)등 중앙공원에는 다양한 운동시설을 즐길 수 있다.
성남시 생활체육회와 분당보건소가 주관하는 무료 생활체육 교실도 중앙공원 곳곳에서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으며 중앙공원 내 배드민턴, 게이트볼, 태극권 수련회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운동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분당천과 중앙공원 산책로 옆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와 공원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주입기는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돌마각 옆에 위치한 발 지압장도 중앙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제격이다.
■ 분당의 쉼표, 우리들의 놀이터
토끼, 청솔모가 아이들과 함께 뛰노는 생태 놀이터
정자동에 거주 중인 이세원(9세)양은 매주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친구들과 중앙공원에서 하는 생태체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 이번 주에는 비오톱(Biotope)을 관찰하기로 한 날이라 더욱 마음이 설렌다. 비오톱은 곤충부터 토끼, 오소리 등 중앙공원에 사는 동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원 곳곳에 가지치기한 나무로 만들어 놓은 동물들의 보금자리.
성남시 공원과의 관계자는 “중앙공원에 인공새집을 설치해 박새, 곤줄박이, 참새, 진박새, 흰눈썹황금새 등이 부화에 성공했다.”며 “토끼, 청솔모를 비롯한 다양한 개체의 동물이 함께 서식하는 자연친화적 공원으로 조성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달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매주 일요일 중앙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운영 중이며 반려동물이 이름인식부터 산책예절까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다양한 개체를 관리하고 있는데 발 지압장 근처 280년이 된 느티나무는 성남시 보호수로 시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수내동 가옥, 지석묘에서 야외공연장까지 학습·문화 놀이터
지난 2일, 중앙공원 내 수내동 가옥 주변에는 초등학생 10여명이 선생님을 둘러싸고 설명을 들으며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서현동의 김현경(39세·프리랜서)씨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역사 체험 및 역사 여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한산 이씨 종가를 복원한 수내동 가옥은 경기도 문화재 78호로 아이들에게 조선시대 생활상을 설명해 주기 좋은 자료”라며 수내동 가옥 이외에도 “아천 부원군 이증 사우 및 한산 이씨 묘역은 비석, 상석 등 석물의 독특한 양식으로 경기도 기념물 116호로 지정되어 있다. 분당 개발 당시 118개의 고인돌 중 10점이 지석묘 공원으로 조성되어 역사 자료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480석의 고정 객석과 잔디언덕으로 최대 11,000여명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중앙공원의 야외공연장도 빼놓을 수 없다. 첨단 음향과 조명, 전문 엔지니어, 연주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공원 속 사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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