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특별한 축제 ‘상록문화예술마을만들기’

예술인과 지역주민들, 소통하며 추억 만들기

지역내일 2015-05-21

지난 9일 성포동 다농마트 앞 성포 S자공원에서 2000여명의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한 마을 축제가 열렸다. 긴 연휴의 끝이라 가족단위로 참여한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녹음이 펼쳐진 공원에서 맘껏 음악, 그림, 도예와 목공예 등 다양한 체험놀이에 참여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상록문화예술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김지호 위원장은 “그동안 창작 예술인과 지역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2015년 문화예술마을축제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이웃과 나누고, 나아가 상록마을이 최고의 문화예술 마을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관심 있는 체험을 찾아내고, 마술을 보고, 망치질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문화예술인이 많은 마을에서 열린 이 축제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아니겠는가?

축제


좋은 날, 좋은 사람과 좋은 추억
공기로 가는 환경자동차 만들기 체험장. 월피동에서 온 한 가족을 만났다. “도와 달라”는 아들의 요청을 웃으며 거절하고 “끝까지 편하게 해보라”며 무심한 듯이 지켜보는 아빠의 미소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딸은 엄마를 위해 천연비누 만들기를 하고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비누를 주물러 분홍색 장미모양으로 그럴듯하게 만들어 엄마에게 내밀었다.
7080세대라면 잘 아는 ‘개구리소년 왕눈이’에서 나오는 맑은 피리소리에 끌려 소리체험장으로 갔다. 소리체험장은 각종악기를 체험해보는 시간이다. 트럼펫을 처음 불어본다는 한 시민에게 연주자는 “앞 산 넘어까지 바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힘껏 불어보라”고 용기를 주었다.
칠보공예에 집중하는 어린이들은 브로치 만들며 보석과 색 예술에 푹 빠져있다. 또 자신만의 그릇을 만들기 위해 도예작가와 함께 물레를 돌리는 어린이도 흙투성이 손이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예술작품으로 성포공원 환경개선
오후가 되자, 방송인 엄용수의 진행으로 K-POP 노래자랑이 시작되었고 축제장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무대의 오른 쪽에 마련된 ‘거리 아트 페스티벌’ 전시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일반 플래카드와는 전혀 다른 아트플래카드를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옅은 바탕에 선과 색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새로운 플래카드였다. 함께 전시한 ‘아트슈퍼그래픽’은 큰 그림이라는 뜻이다. 규모가 큰 미술작품을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지 감회가 새로웠다.
전시 관계자는 “성포공원 주변을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채우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마을은 거리에서 먼저 달라져 이 마을을 지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할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인들 모인 마을
‘상록문화예술마을만들기’는 이미 30여 년 전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성포동 예술인아파트단지는 시작이 조금 특별했다. 1986년 준공할 당시 전국에서 가장 고층이고 더구나 타워형 디자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입주한 예술인들은 약 800세대. 문학, 방송,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이 모여들었다. 유명스타들이 드나드는 주변 종합상가 이름도 ‘스타프라자’였다.
당시 아파트단지에는 정기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이 있었다. 예술인들과 일반시민들이 함께 어울어지는 연극공연과 예술강좌가 열렸다. 반월공단과 자매결연을 맺고 근로자들을 직접 찾아가 연극공연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연장이 주차장으로 바뀌었고 대부분 주민들은 일반세대이지만, 30여년 전 예술가와 시민들이 만들었던 예술문화도시는 아직도 실현가능한 꿈이다. 그리고 ‘상록문화예술마을만들기’라는 축제는 그 바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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