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10시는 주말 전쟁을 힘겹게 마친 후 찾아온 달콤한 황금시간이다. 뿌리치기 힘든 휴식을 반납하고 신봉동 주민 두레 생협 마실방으로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화학제품이 아닌 천연제품의 효과에 푹 빠진 사람들. 건강한 피부를 위해 손의 수고를 마다않는 웰빙 마니아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살짝 들어 보았다.
비싼 화장품? 우린 천연제품 사용하는 건강 피부미인
지난해, 계면활성제에 대한 충격적인 영상이 SNS에 퍼졌었다. 향 좋은 샴푸의 또 다른 모습에 집에 있는 샴푸를 놓고 고민하기를 며칠. 하지만 코끝을 맴도는 은은한 향과 편리함 그리고 가격에 대한 만족은 기존 제품들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들었다. 천연제품의 중요성은 알지만 선뜻 제품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건강 피부미인으로 거듭나는 팁을 천연화장품 만들기 회원들이 전한다.
“피부가 무척 예민해서 시판되는 화장품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이런 어려움이 있다 보니 나중에는 힘들게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기보다는 직접 만들어 쓰는 게 좋겠더라고요. 제 피부 특성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아니까요.” 오랜 피부고민을 직접 만든 천연화장품으로 해결했다는 함화연(35세·상현동)씨의 말이다. 함씨처럼 자신의 피부는 물론 자녀들을 위한 제품을 직접 만들기 위해 찾아온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모임 대표인 이승진(37·성북동)씨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천연제품을 사용했어요. 향기가 강하고 자극적인 제품보다는 건강한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아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라며 천연화장품 사용의 시작을 말했다. “천연제품은 고가가 많아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들을 100% 믿을 수 있는 것인 지도 항상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모여 천연화장품을 직접 만들었는데 함께 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제품의 효과는 물론 재료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더라고요”라며 천연화장품 만들기 모임의 탄생 배경도 설명했다.
화장품 일찍 접하는 아이들, 건강한 제품 선택하는 안목 길러줘야
최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파우치에 다양한 제품들을 넣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화장품을 사지 못하게 하면 저렴한 화장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탓에 오히려 좋은 제품들을 사준다는 엄마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세태가 반영된 탓인지 천연화장품 만들기 모임 회원 중에는 유독 딸 가진 사람들이 많다.
처음 화장품을 접할 때, 화학제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어머니들이 교육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고승현 강사. 그녀는 “강하고 눈에 들어오는 예쁜 색으로만 화장품을 고르다보면 건강했던 피부를 점점 잃게 되요. 최근에는 립 틴트, 비비크림 등 학생들의 화장에 대한 욕구와 사용은 빨라지고 있는데 그에 걸맞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며 엄마들이 먼저 건강한 제품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중2와 중3 딸을 둔 설은경(44세·신봉동)씨는 화장을 안했으면 하는 것은 엄마들의 바람이지만 이제 못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건강한 제품 사용은 물론 깨끗이 세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이곳을 찾은 윤정희(42·죽전동)씨는 “5학년이 되니 아이의 피부가 달라지더라고요. 민감하고 트러블이 생기는데 어떤 제품을 사주어야할지 고민이 되었어요. 제가 직접 원료를 알고 필요한 효능에 맞춰 만든다면 걱정 없이 아이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아이를 위한 제대로 된 화장품을 고르려는 엄마들의 신중한 마음을 대변했다.
직접 만드는 재미에다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재미까지
저울로 무게를 재고 여러 천연 용액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 스포이트를 이용해 섞는 과정은 사뭇 진지해 여느 연구실 못지않다. 쌍둥이 딸들이 엄마가 직접 만든 제품에 폭발적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미(37세·죽전동)씨.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엄마 표’ 제품은 피부는 물론 아이들과의 건강한 관계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만든 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는 전주리(46세·신봉동)씨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는 윤보선(45세·상현동)씨의 이야기는 모든 회원들의 마음이다. 더구나 회원들끼리 필요한 제품을 정해 다음 모임을 진행하기에 회원들의 참여가 높고 지인에게 줄 선물을 만드느라 모임시간을 훌쩍 넘기는 것이 이제는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고 이승진 대표는 전했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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