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석운동, 석운(石雲)가든

세월과 자연이 숨 쉬는 고택(古宅)에서의 소중한 한 끼

지역내일 2015-05-04

아파트 숲 사이로 차 달리길 10분여. 1차선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다보면 나타나는 운중터널, 그곳을 지나면 어린이 환경전시관인 캐니빌리지가 위치한 석운동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운중동까지 가득 메운 카페와 음식점에 답답함을 느꼈다면 자연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을 찾아보자. 분당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연의 한가로움을 지닌 ‘석운가든’. 앵두꽃과 연산홍 가득한 이곳의 첫인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가든


100년의 고택, 세월의 운치를 맛보다
‘석운가든’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놓인 장독대와 황토집이 먼저 반긴다.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의 추억을 떠올리며 들어서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듯하다. 100년 된 대들보로 세월을 느끼며 운치 있는 O자형 문고리를 잡고 방문을 여니 오래된 서랍장이 반긴다. 담뱃대, 북 등 각 방에 따라 놓인 물건으로 다른 운치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을 고르는 재미도 더할 수 있다.
“나무로 감싸주는 지형에 자리 잡은 이곳은 과거 영의정까지 배출했을 정도로 명당자리입니다”라는 김경자 대표. 그 말 탓일까? 편안한 마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배부르게 한 나절을 보낸 후 이곳을 나서게 되었다.


천연재료와 손맛으로 만들어진 한 상
마당쇠를 찾아야 될 것 같은 상상에 사로잡혀 함께 온 이들과 담소를 나누다보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제철 맞은 주꾸미와 각종 전, 나물과 장아찌, 코다리와 조기에 이어 돼지고기까지. 12,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계속 나오는 음식에 그저 기분 좋은 웃음만 나온다. 나올 음식이 많으니 반찬을 조금 먹으라는 이야기는 이미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저 마음가는대로 열심히 젓가락을 움직일 뿐.
쌈밥정식의 맛을 좌우하는 된장에 찍어먹는 쌈 맛은 일품. 직접 담은 된장의 구수한 맛이 아침에 따서 올라온 신선하고 쌉쌀한 당귀와 어우러지며 입맛을 돋워준다. 특히, 일곱 가지 이상의 저장 나물과 햇나물을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집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 탓에 포기하게 되지만 이곳에서는 나물 고유의 맛을 살려 무쳐진 우거지, 토란대 등 말려 저장한 나물과 계절을 담은 햇나물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상에 오르는 나물은 그날그날 가장 좋은 상태의 채소를 직접 뜯어 무친 것으로 시중에서 보는 나물과는 확연히 다른 신선함을 선사한다. “단오 전에는 독초도 약초라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산에 나는 모든 풀이 맛도 영양도 좋은 시기입니다.” 봄을 맞아 원추리, 방풍나물, 당귀, 곰취 등 자연이 선택한 나물은 물론 운 좋으면 흔히 맛볼 수 없는 흰 민들레도 맛볼 수 있다.
장아찌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 취나물, 명이 나물은 물론 옥잠화로 만든 장아찌는 입맛을 사로잡는다. 진달래로 한껏 멋 부린 접시에 담긴 호박전, 생선전, 버섯전과 고운 빛깔의 장떡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이외에도 오가피, 뽕잎 등 일곱 가지 약재를 넣고 삶은 돼지고기에 새우젓을 찍고 양념을 올린 후, 삶은 양배추와 알배기 배추에 싸서 먹는 한 입은 고소한 채소맛과 담백한 고기 맛이 잘도 어우러진다.
기본 쌈밥정식뿐만 아니라 보리굴비, 돌솥 밥, 아홉 가지 한약재를 넣고 고아낸 보양식인 닭과 오리요리 그리고 각종 고기 요리도 준비되어 있다.


음식 맛은 장맛이 좌우해
반백년 가까이 음식을 해온 김경자 대표는 천연재료와 손맛은 물론 음식의 기본은 장맛이라고 말한다. 직접 담은 장을 사용하면 화학조미료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김 대표. “우리 전통 음식은 간이 중요해요. 짜서도 안 되고 너무 싱거워도 제 맛을 낼 수 없어요”라며 소금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조리법보다는 장의 깊고 건강한 맛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런 장을 사용해서인지 이곳의 음식들은 재료들이 가진 고유의 맛과 함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뒷맛까지 개운하다. 요리에 사용한 된장과 간장은 따로 구입이 가능해 깊은 장맛을 집에서도 보고자 하는 주부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소스 또한 마찬가지. 매실, 오가피, 유자청 등 음식에 사용되는 모든 소스들은 직접 담아 사용한다. 계절별로 나는 재료들을 청으로 담그는데 그중에서도 여름에 맛볼 수 있는 앵두 차와 복분자 차는 그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석운가든을 찾는 모든 분들이 잔칫집에 다녀간 기분으로 이곳을 나섰으면 한다는 김 대표. 오랜 세월 음식을 하며 단옷날에는 매년 경로잔치를 벌여 주변 분들과 맛과 함께 사는 멋도 나누고 있다.


위치: 분당구 석운로 213
문의: 031-8017-2330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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