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만 제국은 623년이나 지속했다. 오스만제국은 15세기와 16세기 식민지를 넓혀가며 세계 제1의 제국으로 등극했다. 특히 술래이만 대제(1520-1566)는 베오그라드를 점령했고, 헝가리 제국을 정복했고, 오스트리아 빈을 포위 공격했다. 그리고 남쪽으로 페르시아 제국을 공격해 바그다드를 빼앗고 페르시아만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장악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 후 제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오랜 세월동안 동방과의 무역로를 차단당한 서부유럽 국가들은 아시아로 가는 길을 찾았다. 콜럼부스는 대서양으로 신대륙을 발견했고, 바스코 다 가마는 아프리카 남단을 둘러 인도로 가는 길을 찾았다. 육로를 통해 말과 낙타의 힘으로, 또 작은 배로 적은 화물을 운반하던 무역은, 대량 화물을 싣고 수개월은 여행 할 수 있는 대형 범선(帆船)이 등장하면서 변화했다. 무역은 육로에서 해로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바뀌고 있었다.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독일 등 민족국가를 통해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오스만은 여전히 농업과 무역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1차세계대전에 참전할 때 이미 철조망과 기관총이 나왔는데도 오스만제국은 기마병으로 무장 한 채 참전했다. 기마병은 철조망과 기관총 앞에는 무기력한 무기이다. 제국의 영광과 권력은 부패하고, 혁신을 거부하고 무능하고 안주하는 술탄(황제)이 대를 이어 계속 되었다. 몰락의 이유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제국
수없이 전쟁을 했다. 할 수밖에 없었다. 오스만제국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대영제국이 지배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신대륙과는 달랐다. 오스만의 식민지는 문화와 전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정체성이 있는 왕국들이었다. 조금만 통제가 느슨하면 민족자치를 주장하고 반기를 들고 일어났다.
가장 큰 위협은 북쪽의 러시아의 팽창이다. 러시아는 서구의 산업화를 받아들여 근대화하고 대국이 됐다. 러시아는 따뜻한 흑해연안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남쪽을 차지하고 있는 오스만제국과 충돌이 일어났다. 크리미아 전쟁(1854)과 러시아-오스만전쟁(1878)이다. 전쟁은 신흥국인 러시아의 승리로 돌아갔다. 오스만은 영토를 양도했고, 러시아에게 흑해로 진출하는 기회를 주었고, 또 러시아를 도와 전쟁을 치룬 발칸반도의 여러 민족국가들이 독립을 했다. 때를 같이하여 이집트와 그리스가 독립했다.
오스만제국은 팔과 다리를 잘리는 격이 되었다. 러시아의 황제는 오스만제국을 비꼬아 ‘유럽의 환자(Sick man of Europe)’라 했고 유행어가 됐다. 대국이 병들면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제국주의 간의 식민지 쟁탈전인 1차세계대전을 맞이한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제국의 편을 들었다가 연합군에 졌고, 대전 후 오스만제국은 해체됐다. 해체 된 오스만제국의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연합군이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 전략적 요충지인 동 트라세(터키의 유럽지역)를 점령했다.
전쟁, 그리고 그리스와 터키의 국경
전후 승전국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오스만제국의 땅을 점령했다. 600여년 동안 터키 민족의 심장으로 여겨온 이스탄불이 외국 군인에 점령당하자, 오토만제국의 유민, 터키의 민족을 중심으로 한 독립전쟁이 일어났다. 3국의 연합국을 상대로 전쟁을 했다. 터키의 독립전쟁은 대단한 단결력을 과시한 전쟁이었다. 터키의 독립전쟁은 4년간 계속되었다. 실질적인 전쟁은 1차 대전을 이긴 영국과 그리스와의 전쟁이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방관했다.
영국의회도 오스만의 땅, 동 트라세 만은 반드시 점령해야 한다는 결의를 했다.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을 견제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적 요충이다. 영국과 그리스의 연합군의 전쟁에서 독립군은 승리했다. 그리고 ‘무다냐 휴전조약(Armistice of Mudanya)’을 체결했다. ‘그리스군은 동부 트라세에서 마리스타 강까지 15일내에 물러간다. 그리스 군이 떠난 후 30일 후에 독립군이 들어온다. 동 트라세에는 8천명 이상의 터키 경찰이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다. 사실상 연합국의 항복문서이다. 1923년 10월 29일 터키공화국으로 독립했다.
그리스의 입장을 설명해야겠다. 1차대전 때 영국은 그리스를 연합군 쪽으로 참전시키기 위해 ‘참전을 하면 그리스에게 오스만제국 때 잃었던 실지, 동 트라세와 섬들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리스가 참전했고 독립군과도 끝까지 대리전을 했다. 그리스와 영국군은 터키의 독립전쟁에 패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참전 대가로 동 트라세는 찾지 못했지만, 많은 섬들을 차지했다. 그리스와 터키 간에 영국의 도움으로 현재의 국경이 확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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