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유 있는 책읽기_ 독서동아리

책보다 더 감동적인 ‘사람’을 읽다

지역내일 2015-03-31 (수정 2015-03-31 오후 9:55:52)

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서적을 좀 뒤적였고, 좀 자라선 공부와 관련된 책들에 열중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엄마이기에…. 이런 경험을 이유로 엄마들의 독서모임은 육아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임 속의 엄마들은 오히려 책을 통해서 나를 찾아가고, 이해관계가 아닌, 능동적이면서도 끈끈한 관계를 맛보고 있었다. 책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독서동아리를 통해 ‘엄마들의 이유 있는 책읽기’가 백배 공감된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 독서동아리 ‘정다운 우리’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다름’, 그리고 ‘여유’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처럼 의미부여가 되는 삶을 살고 싶은 게 우리가 아닐까요. 제가 독서모임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오늘의 책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은 후의 느낌을 전하는 김승옥 씨는 ‘책은 혼자서 보면 죽은 지식이지만, 여러 사람이 나누면 빛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13 수원학부모아카데미에서 만난 학부모회 엄마들이 ‘책을 통해 변화하자’라는 생각으로 의기투합한 ‘정다운 우리’는 2년 째 격주 수요일마다 모여 느낀 점을 나누고 있다. 강지영 회장은 “처음엔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선정했는데, 올해는 책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로 정다운 우리의 성장을 설명했다. 지난 1년간의 활동들을 기록한 책도 출간했다. 편집을 맡았던 이경선 씨는 “고생은 좀 했지만, 결과물을 보니 뿌듯했다. 나를 보면서도 그렇다. 잘 베풀 줄 몰랐던 내가 나눌 줄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마음도 많이 편해졌다”면서 이제야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편해졌다’는 말에 방범이 찍힌다. 덕분에 내면의 행복을 찾았고, 여유가 생겼고, 아이들을 편하게 바라보게 되는 지경이 됐다. 예를 들면 “아이의 성적을 보고도, 다음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격려를 하게 된다”는 신윤선 씨의 고백처럼 말이다. 같이 읽고 공감하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는 임진옥 씨는 “어릴 때부터 원 없이 책만 봤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었는데, 여기 와서 그 소원을 제대로 이루고 있다. 자기발전은 물론 자녀교육은 저절로 따라가는 것 같다”고 들려줬다. 
“책이라는 알맹이를 중심으로 수다를 떨면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엄마들에게로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는 강지영 회장은 회원 대부분이 지인에게 책을 권유해주고, 아이가 속한 학교에서 책읽기모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 대평중학교 ‘너를 읽어주마’
책 읽고, 글 쓰고, 바느질까지, 나를 표현하는 방법의 확장  




너를 읽어주마 1,2에 이어 발간될 3번째 책 ‘너를 써주마’를 위해 오늘은 ‘사랑’이란 테마로 글쓰기가 진행 중이다. 김복순 씨는 “글 쓰다 보면 정말 머리에서 열이 난다”며, 글쓰기의 녹록치 않음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답을 찾은 이도 있다. 박정숙 씨는 “정신적으로 많이 아팠는데,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고민이 더 깊어졌다. 그러다가 글쓰기로 나를 표현하면서 점차 치유가 됐다”며 변화를 들려줬다.
학부모독서동아리 모집 가정통신문을 보고, 책 읽는 엄마로 본보기를 보일 겸, 정보도 얻을 겸 동아리를 시작한 게 2011년, 그새 아이들은 중학교를 졸업했고, 엄마들은 동아리에 매료돼 학교에 남았다. 5년 째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 격주로 책 읽고, 글을 쓴다. 처음엔 나와 의견이 일치되길 바랐는데, 이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것이 더 좋다는 김현숙 씨의 얘기에서 독서토론의 매력이 전해진다. 나만 옳다고 생각했던 유은주 씨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삶도 보다 당당해졌다.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시작했다는 박채형 회장은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까지 생겼다고 했다. 조상희 씨는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있음을 깨달았다. 독서활동 외에 영화관람, 회원 이은희 씨의 바느질강습, 봉사활동 등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들은 그렇게 책 때문에 왔다가 사람을 읽고, 너를 읽어주려 했다가 나를 읽게 됐다. 



“우리의 활동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가 봐요. 책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이렇게 흘려보내지 말고,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편집자 역할을 했던 김영은 씨는 책이 출판되면서 독서동아리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고 들려줬다. 가깝게는 회원의 거주지, 회원 지인의 동네에서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서모임이 그 예. “너를 읽어주마 외에도 ‘수다북클럽’, ‘책에게 길을 묻다’ 등 대평중 내에서 활발하게 독서동아리가 운영되는 것도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박혜미 사서는 귀띔했다. 




◎ 영통종합사회복지관 반달어린이도서관 ‘9기어머니독서회’
아이들의 사춘기를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추다




아이의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들락거렸던 엄마들이 이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데도 공평하게 시간을 투자한다.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졌다는 김현정 씨는 “앞뒤 생각 말고, 부담을 떨쳐버리고, 일단 던져라”라는 말로, 독서회에의 도전을 권유했다. 김준희 회장 따라 탐색만 해보려고 왔던 황은경 씨는 이젠 독서회의 홍보대사가 됐다. 엄마가 책을 읽으니까, 아이들도 책을 읽고, 하물며 여섯 살짜리 딸은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그린다.
“독서회 이전에는 책나루 도서관이나 상호대차가 뭐하는 건지도 몰랐어요. 책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복지관에도 더 다가서고, 기부에 자원봉사까지, 내 안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죠.” 김준희 회장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공유의 기쁨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는다. 신지영 씨에게 독서회는 중3 아들의 사춘기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선물했다.
“사실 학교에서 독서록을 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막상 내가 책을 읽고, 발제를 준비하다 보니, 글로 쓸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아이한테 한 줄이라도 네 생각을 적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하죠.” 아이가 읽어보라고 건네주는 책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엿보기도 한다고. 일주일에 한권을 읽긴 쉽지 않지만, 그런 거룩한 부담감 덕분에 주말이면 언제어디서든 엄마들의 책 읽는 풍경이 연출된다. “책을 안 읽어서 대화가 안 된다며 나를 은근 구박(?)하던 남편도 이젠 ‘보기 좋다’고 얘기할 정도로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가는 것 같다”고 석영화 씨가 웃는다.  



지난해 12월엔 독서토론 방법과 10년간의 독서회 활동을 공유하는 ‘어머니독서회세미나’도 가졌다. 올해로 10기째를 맞은 어머니독서회는 기수별로 2년간 운영, 이후엔 동문회에 소속돼 자체적으로 모임을 이어간다. 세월만큼이나 책과 소중한 인연을 쌓은 엄마들이 곳곳에서 독서회의 전도사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반달과 책’이란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Tip. 도서관 속 독서동아리(독서회)















































































도서관





동아리명&운영시간





문의





경기도립중앙도서관





덩쿨: 매월 1,3주 월 오전10시





031-240-4074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샘마루이야기샘독서회: 매주 화 오전11시





031-259-1086~8





책이랑독서회: 매월 2주 화 오전10시





온새미로독서회: 매월 1,3주 화 오후7시





광교홍재도서관





인문고전동아리: 매주 수 오전10시





031-228-4812





반달어린이도서관





10기어머니독서회: 논의 후 결정





031-201-8350





북수원지식정보도서관





늘푸른독서회: 매월 2,4주 목 오전10시





031-228-4772





두런두런 다락방독서회: 매주 수 오전10시





나끌(독서치료): 매주 금 오전10시





선경도서관





삶을 바꾼 만남: 매월 4주 화 오전10시30분





031-228-4721





이방인(유럽문학): 매월 3주 월 오전10시





지혜샘도서관





지혜의숲독서회: 매주 금 오전10시





031-225-5566





창룡도서관





독서회(이름 미정): 매주 수 오전10시





031-228-4792





태장마루도서관





철학 가온 모꼬지(철학&문학): 매주 수 오전10시





031-228-4822





독서샐러드: 매주 화 오전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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