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대전광역시 효문화지원센터 우일제

지식과 경험 살려 인성교육 전파하는 열혈 시니어

교사 정년퇴임, 효·인성 교육 강사로 강단에 서다

지역내일 2015-03-18



대전광역시 효문화지원센터 우일제 교수부장(66)의 하루는 분주하다. 낮 시간에는 효·인성교육방법을 조언하는 전문가로 강단에 서고 저녁이면 대전예지중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늦깎이 학생들을 만난다. 
우 교수부장의 첫인상은 활기차고 생기 넘쳤다. ‘효’가 새겨진 금빛 배지가 옷 위에서 반짝였다. 그의 신념을 짐작케 한다.
“배지를 달면서 마음을 다잡고 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요. 어디에서든 모범을 보이겠다는 자기암시죠. 효도의 의미 말고도 인성교육, 칭찬하자는 메시지도 담겨있어요.”


베테랑 교사의 노하우 발휘
우 교수부장은 37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4년 전 퇴임했다. 교실 수업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던 우 교수부장의 남다른 행보는 당시 언론에 소개돼 교직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단을 떠나는 아쉬움이 컸던 그는 현재 인성교육강사를 양성하는 교수부장으로 자주 강단에 선다. 오랜 경험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노련함을 전파한다.
“인문계고등학교에서 고3 담임으로 오래도록 입시지도를 했어요. 퇴직을 하면서 지난날을 뒤돌아보니 상위권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아이들을 몰아쳤던 제 모습이 반성되더라고요. 인성교육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2011년부터 공부를 해 지금은 효 지도사, 인성교육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강의는 청중에 따라 주제와 접근방식이 다르다. 교사로 교단에 섰던 수십여 년의 경험이 십분 발휘되는 자리다. 어르신 대상 강의에서는 ‘며느리와의 갈등해결법’이나 ‘자식들에게 효도 받는 법’ 등 자녀세대와 어우러질 수 있는 소재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학생들에게는 실험이나 동영상으로 칭찬의 효과를 알려주고 칭찬 연습을 시킨다. 강연주제만 들어서는 뻔하고 식상할 것 같은 생각이었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공감이 된다.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춰 강의안을 기획하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쏟아내다 보니 우 교수부장의 생각이나 마인드도 많이 바뀌었다.
 “좋은 남편, 건강한 가정을 이끌어야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제자들을 만나면 ‘가정이 먼저다’ ‘가정을 중시하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고 있습니다.”
  
야간학교 교사, 인성교육지도자로 보람된 삶
그의 주된 일은 효 지도사교육원에서 어르신들에게 효 관련 교육을 시키는 것. 교육을 수료한 어르신들은 대전시내 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한다. 학습에만 초점이 맞춰진 교육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다.
대학입학사정관으로도 위촉받았다. 올해부터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다시 교단에 선다. 예지중고등학교에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60~80대 여성들이 많다.
“늦게 중·고등과정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의가 큽니다. 저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도 있는데 그분들을 보면 힘이 나고 제대로 길잡이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 교수부장은 “예지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해 만학도의 꿈을 이어가는 어른들이 많다”며 특별한 학교 분위기를 들려줬다. 올해 대전예지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중부대 한의제약학과 수석, 한남대 부동산학과에 합격한 이도 있단다.
충남향토연구회에서는 30여 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찾고 보존하는 알이라 사명감이 들고 애정도 많다.


인성교육의 발판 만들어주고파
지난해 교육부가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인성교육이 교육이슈로 떠올랐다. 인성교육실천 정도에 따라 1~8급까지 급수를 주고 대학입시에 인성 평가를 반영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우 교수부장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육현장에 몸담았던 교육자로서 씁쓸한 생각도 든다. “인성교육이 이슈가 되면서 인성교육지도사를 취득하면 돈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교육기관도 우후죽순 생기고요. 인성교육진흥법에 명시된 핵심가치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입니다. 그런데 이를 수치화해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준다면 그 가치를 잃게 될까 걱정입니다.”
인성교육 선도자 역할을 해온 그로서는 과열된 움직임이 별로 달갑지 않다.
“인성교육은 자연스럽게 해야 합니다. 인성교육을 진두지휘해온 당사자로 향후 젊은이들이 이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퇴임 후 전공과 노하우를 발휘해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 교수부장의 앞으로의 계획이다.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밑 작업 중인 그의 발걸음은 하나하나가 의미 있어보였다. 열혈 시니어 우일제 교수부장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라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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