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16일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1심 선고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자 대전시 전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재판정에 삼삼오오 나와 있던 대전시 공무원들은 예상 밖 중형 선고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답답하다.” “어떻게 되는 거냐.” 아예 발언 자체를 피하는 공무원까지 사상 처음으로 대전시장 낙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무원들은 집단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권 시장에게도 대전시민에게도 앞으로 1년은 쉽지 않은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민선6기 들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추진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권 시장이 낙마할 경우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민선6기 들어 민선5기 당시 결정했던 고가 자기부상열차방식을 뒤엎고 지상 트램방식으로 건설방식을 바꿨다.
서대전역과 호남의 KTX 연결, 충청권 광역철도,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 등 현안사업 대부분 역시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 권 시장이 의욕적으로 제안했던 공약사업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구 옛 충남도청사 한국종합예술학교 중부캠퍼스, 동구 대전시립병원 유치 등 구도심 재생사업의 핵심사업들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문창기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예상 밖 중형선고로 핵심 사업은 물론 대전시정 전체가 복지부동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대전시민 전체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선택은 정면돌파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17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판결까지 흔들림 없이 대전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최종 판결은 늦으면 내년 1월로 예상된다. 자칫 대전시정이 1년간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16일 유사선거조직에 의한 사전선거운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 시장은 벌금형 100만원 이상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 이 경우 권 시장은 지방자치 이후 광역단체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잃게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시가 중간에 낙마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 이 전 지사는 선거법이 아닌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직을 잃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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