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협동 공동육아 어린이집, 안전보육은 물론 창의성와 인성 중심 교육 펼쳐

“우리아이, 믿고 맡길 만한 어린이집 어디 없나요?”

지역내일 2015-03-09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아이와 교사 그리고 부모까지 서로 소통하며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분당의 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았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이번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일반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겠지만, 문제의 해결책을 우리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단서를 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말이다. 

육아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지난 달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영상이 공개된 뒤 여론은 연일 뜨겁다. 이어 남양주와 대구에서도 어린이집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되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커졌다. 누구나 부모가 된 순간부터 보육과 교육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이번 아동학대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아동 보육의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있던 부모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고민의 대안으로 교육 공간을 마련하고 교사까지 직접 선택하여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1994년 신촌에 ‘우리어린이집’을 출범시킨 것이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시작이다. 현재는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이사장 박혜란)을 구심점으로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자체가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지 않아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을 찾기가 힘든 데 반해 분당용인지역에는 모두 9개의 부모협동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찾아서 ‘분당 꾸러기 공동육아 어린이집’


부모와 교사가 함께 15년간 건강한 아이들 길러내
분당구 분당동 불곡산자락 아래 마당을 갖춘 2층 단독주택. 6~7세로 보이는 아이 몇몇이 모여 앉아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만들고 있다. 여느 어린이집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 아이들의 움직임도 마치 자기 집에서 노는 양 편하다. 이곳이 바로 ‘분당 꾸러기 공동육아 어린이집’(이하 꾸러기). 꾸러기는 2000년 개원 이래 올해 14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1997년 분당구 율동에서 개원했다가 2008년 광주시 오포읍으로 이전한 ‘두껍아 두껍아 뭐하니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제외하면 현재 분당구에서 가장 오래된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자연에서 뛰놀며 아이들과 교사의 수평적 관계 지향
공동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나들이다. 영어, 한글, 수학 등의 인지교육은 없고 대신 산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대근육의 힘을 키운다. 인지 교육이 없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저절로 때가 되면 글을 읽고, 서투르지만 글씨를 쓰게 된다고.
“도토리를 만지면서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산수유를 따먹으면서 수 개념을 익히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조금 크면 나들이 길에 본 간판이나 표지판의 글씨를 궁금해 하며 글자를 조금씩 익히고 친구의 생일날 생일카드를 쓰고 싶어 글자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도 합니다. 때로는 7세 형님이 6세 동생에게 가르쳐주기도 하지요.”
올해로 꾸러기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교사 생활 10주년을 맞아 3월 있을 법인 총회에서 근속상을 받을 예정인 대표 교사 오관영씨의 이야기다. 공동육아는 공동체 속에서 관계 맺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아이들과 교사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선생님이라는 말 대신에 아이들은 선생님의 별칭을 부른다. ‘달개비’, ‘병아리’, ‘백조’, ‘튤립’ 등이다. 존칭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달개비, 나 이거 좀 도와줘!” 식이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과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


아이를 키우며 함께 커 가는 부모와 교사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일반 유치원보다 더 힘들었어요. 어린이집 운영에 부모들이 적극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러면서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와 선생님, 부모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은 몸이 힘든 것쯤 얼마든지 참을 수 있게 해주더군요. 이제는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까지도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됐습니다.”
수내동 소재의 일반 유치원을 1년 다니다가 꾸러기에서 2년을 보내고 올해 정자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남아를 둔 학부모의 졸업소감이다. 교사들은 지역별로 한 달에 한 번 지역교사회의, 일 년에 두 번 전국교사대회를 가지며 서로 소통하고 (사)공동육아와 공동체교욱에서 교육을 받으며 교사로서의 전문성도 기른다. 교사들의 근무연수가 일정경과하면 주어지는 ‘안식월’제도도 신선하다.
꾸러기 어린이집은 한 달에 한 번 부모들과 교사가 모여 저녁을 함께 먹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바라는 사항들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한 달 간 지낸 이야기를 교사로부터 듣는다. 또한 교사들이 월차를 쓰면 부모들이 돌아가며 일일교사를 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부모와 교사, 아이 상호 간 이해의 폭을 확장시킨다.


분당용인 지역에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성남과 용인지역에서도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 가입된 곳이 몇 군데 있다. 분당구에는 ‘꾸러기’, ‘굴렁쇠’, 반일제로 운영 중인 ‘덩더쿵’, ‘세발까마귀’가 있다. 분당에서 광주 오포로 이전한 ‘두껍아 두껍아 뭐하니’도 분당동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용인시에는 ‘꿈나무 놀이터’, ‘깨금발’, ‘숲이랑 우리’,‘작은 나무숲’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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