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과학적 연구 접근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의료술의 발달이 수명 연장의 양적 팽창이었다면, 앞으로 의료 공학의 발전은 수명 연장의 질적 팽창이라고 예견될 수 있다.
광문고 윤혜정(3학년)양은 일찌감치 의료 공학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노년에 육체적 결함이나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지 않고 행복하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분야로 진로를 설정했다. “인공 심장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 기기를 연구하는 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혜정양의 생활 속을 들여다봤다.
수학에 통(通), 과학은 덤
논리적 수학을 특히나 좋아했던 혜정양은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교육청 영재 교육원에서 특별한 수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수학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못한 과학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윤양은 그 부족함을 학교에서 운영하는 과학영재반에서 채우기로 했다.
과학영재반에 참여하며 윤양은 교과서를 뛰어 넘은 실생활과 관련한 과학 문제에 흥미를 가지고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심을 키울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천연 화장품과 시중 화장품의 차이에 대한 연구와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자외선의 종류, 원리를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그에 맞는 천연 선크림을 만들기도 하며 실생활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해 보기도 했다.
학습에 있어서는 그 어떤 과목보다 수학에 흥미와 자신을 갖고 있는 그다.
윤양은 “선생님의 풀이를 일방적으로 듣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풀어보고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면서 해결 방법을 찾아갔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했다.
또, 교과서 내용을 벗어나 카르다노 해법(3차 방정식 해법), 페라리의 공식(4차 방정식 해법) 등을 공부하며 수학적 사고의 폭을 넓혔다.
다양한 활동 덕분에 윤양은 교내 수학 경시대회에서는 대상, 과학경시대회에서는 1위(물리), 4위(화학) 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리더로서의 롤 모델(Role Model)
혜정양은 교내 환경과학실험부(BELIS)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토요일과 방학을 이용한 과학 실험은 일상이 되었고 강동과학 축전, 학교 축제 등에서 실험 부스를 운영하며 관람객에게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며 해박한 과학적 지식을 더욱 넓혀 왔다.
2학년 때는 동아리 부장을 맡으며 활동 내용을 기획, 준비, 연구하면서 책임감과 더불어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부장이 되었을 때, 사실 가장먼저 기쁨보다 책임감이 찾아왔어요.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40명에 달하는 동아리 부원들을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 제 마음과 머릿속을 가득 채웠죠.”
혜정양은 부장으로 후배들과 남학생들 앞에서 당당히 서기 위해 리더로서의 역할 수행에 집중했다. 자신이 먼저 연구 내용을 설정하고 토요일에도 누구보다 먼저 나와서 탐구실에서 실험 준비를 했다. 또 동아리 방향 설정에도 집중했다. 동아리 조직이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부원들이 진정으로 얻고 싶고자 하는 방향 설정을 명확히 하며 부원들의 마음을 얻었다.
실험을 할 때 부원들 간 의사 대립이 간혹 감정 대립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만의 리더십으로 분위기 수습에 앞장섰다. 윤양은 “힘든 때도 많았지만 부원들과 같이 학교 축제 준비와 수행을 마무리하게 된 것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다”고 했다.
과학 잡지 통해 의공학자의 꿈 키워
“과학 잡지에서 우연히 미국의 로버트 자빅의 인터뷰를 봤어요. 인공심장으로 아직은 적지만 미래에 점차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그의 단호한 말이 제 뇌리에 박혔어요.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제 꿈은 인공 심장 연구원이 되었죠.”
어렸을 적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아 과학 잡지를 즐겨봤던 그녀는 지금도 과학잡지 ‘뉴턴(Newton)’을 정기 구독, 꾸준히 읽고 있다. 과학 잡지를 보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뿐만 아니라 꿈까지 갖게 된 혜정양. 서울대 공대 프론티어 캠프에 참가,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제작하고 연구하고 있는 의학 관련 기계를 직접 보고 원리를 설명 받으면서 그녀의 꿈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공대 캠프는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해요. 사실, 고등학생이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연구원들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잖아요. 과학 잡지와는 또 다른 자극제가 되었어요. 이 경험덕분에 제 진로의 완전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혜정양은 주변에서는 의사가 되라는 권유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평균 수명의 연장에서 의공학자의 역할과 수요도 중대하다는 것을 느끼며 의료기계 연구원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게 됐다.
혜정양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성능 무기를 만들듯 한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성능 의료기계를 만들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며 의료 공학자로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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