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주는 선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찹쌀떡. 찰떡처럼 잘 붙으라는 의미도 있지만 요즘은 수험생을 위한 영양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성을 담아 만든다는 철학으로 오늘도 떡 빚기에 여념이 없는 ‘떡함지’를 찾았다.
떡의 기본은 좋은 재료와 정성
떡함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재료는 쌀, 찹쌀, 팥, 쑥. 기본이 되는 재료는 반드시 국산을 사용한다.
“올해는 태풍이 적고 날씨도 좋아서 팥 농사가 잘됐다. 탱글탱글한 팥알을 보니 어찌나 예쁜지 내가 먹지 않아도 흐뭇하다”며 떡함지 차재석 대표의 표정이 한껏 들떠있다. 그 도 그럴 것이 그동안 국산 팥 만 고집해오다보니 원가도 많이 들고 좋은 팥을 구하기 쉽지 않아 팥을 구입 할 때는 직접 다리품을 팔아왔기 때문이다. 국산 팥은 알이 작고 색이 진해 삶아놓으면 앙금이 많이 나오고 맛도 좋다. 높은 원가에도 불구하고 국산만을 고집해오는 이유다. 제주와 통영에서 구입해오는 쑥은 매년 4~6월에 쑥을 채취해서 냉동 보관했다가 사용한다.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이라 색이 진하고 쑥 향도 깊다. 같은 지역의 쑥이라도 위치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쑥을 선택할 때는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것이 차대표의 말이다.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쑥찹쌀떡
보름 앞으로 다가온 수능. 명절이나 수능일이 다가오면 떡함지의 하루는 더욱 분주해진다. 쑥찹쌀떡은 수능성적이 잘나오기 바란다는 기원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은 수험생들의 영양을 생각해 간식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는 제품이다. 떡함지의 쑥찹쌀떡은 유난히 검은빛을 띤다. 쑥 함량이 높기 때문. 쑥찹쌀떡을 만들기까지 많은 실험과 연구가 있었다고 한다. 찹쌀떡의 크기부터 앙금과 피의 비율, 피의 두께, 속에 들어가는 앙금까지 여러 번의 시식과 실험을 통해 완성 되었다고 하니 맛은 물론 제조과정까지 신뢰가 간다. 차대표는 “떡은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느리게, 차분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슬로푸드 중 하나다. 특히 쑥찹쌀떡은 준비과정도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내 아이에게 먹인다 생각하며 특별히 정성을 기울여 만드는 제품이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떡 시장에도 퓨전 바람이 불어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떡이 출시되고 있지만 떡함지는 찹쌀을 기본으로 하는 전통의 방식을 고집한다. 찹쌀떡에 들어가는 견과류는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좋은 재료지만 양이 과하면 떡 고유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호두만 넣는다. 기본에 충실하고자하는 고집스러움이다. 입소문을 통해 단골고객이 늘고 있는 노하우가 여기에 있는 듯. 쑥찹쌀떡을 냉동 보관했다가 살짝 녹여서 먹으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느껴져 영양은 물론 간식으로도 좋다.
내가 만족하면 고객도 만족한다는 경영철학
“같은 재료를 써도 더 좋은 맛을 내는 비결은 첫째로 간이 맞아야하고 다음은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기 때문이죠.”라고 강조하는 차재석 대표는 휴일임에도 매장을 찾는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서울에서 유학중인 딸을 만나러 왔다가 부산 집으로 내려가는 길에 들렸다는 주부 송미라(48세)씨는 “부산 해운대에 사는데 평소에도 택배로 자주 시켜먹어요. 냉동실에 넣어두고 몇 개씩 꺼내먹기 편하고 아침 식사대용으로도 든든하기 때문이죠.”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 더 좋아해요. 떡함지의 쑥인절미는 자연스럽고 촌스러운 맛이죠.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것 같아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며 오랜 단골이 된 이유를 설명한다.
떡을 만드는 재료는 물론 모든 과정을 대표 스스로 만족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도 거침없이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자신감, ‘한번 맛본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차대표의 믿음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떡과 궁합이 잘 맞는 식혜는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판매하기 때문에 단골고객들이 주로 찾는 메뉴다. 가정에서 만들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이라 시판되는 식혜를 많이 이용하지만 강한 단맛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 떡함지의 식혜는 달지 않아 식후에 마시면 소화도 잘되 후식으로 좋다. 단맛이 적게 느껴지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이유를 물으니 설탕을 줄이고 국산 엿기름을 많이 넣어 전통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떡함지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선 듯 몇 병을 구입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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