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모임 - 실버뮤직스타밴드

풍성한 황혼 즐기는 실버 악사들이 떴다

단원 연령 60~70대 … 함께 모여 인생 2악장 연주

지역내일 2014-10-23

취미활동을 매개로 모임을 꾸려 친목을 도모하고 실력 쌓기에 열심인 실버세대들이 있다. 이들의 활약은 화려한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무대 주인공으로 당당히 서서 연륜까지 더해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열린 ‘2014 어르신문화대축제’ 무대에서 그들의 열정과 실력은 확인됐다. 실버뮤직스타밴드가 주인공이다.






대전 유일의 실력파 실버 오케스트라
실버뮤직스타밴드는 남녀혼성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현재 32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중구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3월 창단했고 단원들의 연령은 60~70대이다. 은퇴 전까지는 각자의 삶을 살아오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공통된 취미인 ‘음악활동’을 더 풍성하게 하고자 만난 사람들이다.
“단원들이 클라리넷, 바이올린,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오카리나, 드럼, 하모니카, 기타 등 11종류의 악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교사나 공무원으로 은퇴하신 분들이 대다수인데 악기를 5~8년 이상 꾸준히 다뤄 실력도 갖춘 실버악단입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이종성 음악감독 겸 지휘자의 설명이다.
실버뮤직스타밴드는 취미로 악기를 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입소문이 많이 났다. 여러 악기가 공존하면서 실력도 수준급인 대전 유일의 실버밴드이기 때문이다. 단원이 되길 원하는 ‘악기 좀 한다’는 어르신들이 대전 전역에서 모여든다.
밴드에서 담당하는 악기 외에 다른 악기도 연주 가능한 악기 팔색조도 있고 다른 곳에서 음악 동호회 활동을 병행하는 음악 애호가들도 있다. 이들의 애정이 더해져 창단 2년차 실버뮤직스타밴드는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 지휘자는 “혼자만의 음악을 하다 모인 분들인데 지금은 귀가 열려서 서로의 소리에 맞춰가고 음악이 뭔지 알아가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더욱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운 인생 2막
흥과 열정은 여느 젊은 악단 못지않다. 나이가 들수록 폐활량이 모자라 연주하기 어려워지는 금관악기 연주자나 현을 섬세하게 누르며 활을 바삐 움직이는 현악기 연주자들의 악기에서는 힘찬 소리가 터져 나온다.
연주 장르도 폭넓다. 클래식, 세미클래식, 트로트, 영화음악, 대중가요 장르 구분이 없다. 
테너색소폰을 연주하는 김예송씨는 “실버로 구성됐지만 악기 파트가 다양해 웅장한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라 즐거움이 크다”며 “빠른 템포의 곡들을 많이 연주하니 활력이 된다”고 말했다.
권영민(클라리넷)씨는 “음악으로 젊은 층과도 연주할 수 있고 삶 자체가 건전해져서 젊어지는 기분이다. 세월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관심사가 같으니 단원들과 유대관계도 깊어 서로 형제·자매처럼 지낸다”고 자랑했다.
악기는 소통의 도구가 된다. 연주회에 구경 온 청중들의 환호도 뿌듯하고 어린 손자·손녀에게 할아버지·할머니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줘 이야기 거리가 풍성해진다.
박홍진(색소폰)씨는 “자녀들에게 큰 본보기가 된다. 정신 건강에도 무척 좋아서 음악에 푹 빠졌다”고 전했다.


열정과 의지 있으면 누구나 환영
단원들은 “지휘자의 지도에 감사를 전하며 지휘자의 열정에 비하면 우리가 부족함이 많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창단과 동시에 실버뮤직스타를 이끌고 있는 이종성 지휘자는 악기 구성과 단원들의 기량, 그리고 합주의 조화를 고려해 연주곡들을 직접 편곡해서 지도한다.
바이올린을 켜는 김써니씨는 “다른 곳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다 실버뮤직스타로 옮겨왔다. 지휘자님에게 지도받으면서 최고의 스승을 만났다고 느낀다”면서 “영혼을 맑게 해주는 것이 음악이라고 하듯 연주하고 있으면 순수해지고 편안하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부족한데 취미활동을?해 온 새로운 단원을 기다린다. 열정만 있으면 항상 문이 열려있다”고 홍보를 덧붙였다.
오월순(하모니카)씨는 “무대에 섰을 때 보람과 자부심이 크다. 이런 재미를 여러 사람들이 알고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순호(드럼)씨는 “나의 소리로 음악이 더 풍성해지는 것이 즐겁다. 우리 모임에는 항상 즐거움이 있다”고 자랑했다.
보물1호 색소폰을 조심히 꺼내 연습에 열중하던 강인구씨는 “클래식 음악만 들어도 설레고 행복하다. 나이도 많지만 우리 단원 모두 희망이 크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실버뮤직스타밴드는 10월 31일 제2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맹연습중이다. 장소는?중구문화원 뿌리홀이다.
문의 042-256-3684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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