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애가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까지는 영어에서 늘 90점이 넘었는데, 기말고사 때 80점 대이더니 2학기에 와서는 70점대까지 내려갔어요. 착실한 스타일인데 문제가 뭘까요?”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주로 중 2, 3학년 부모님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사실 저는 상담을 할 때 중 1학년 때의 성적은 별로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목동의 영어 좀 한다는 중학교에서는 1학년 전체 평균이 80점대 후반이고 평균이 90점 가까이 나오는 반들도 많습니다. 학년 전체의 절반이 90점을 넘거나 100점도 수두룩 하다보니 1학년 때는 영어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찾기가 오히려 어렵습니다. 서서히 학생 간 성적 편차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2학년 때부터이고, 그 편차가 두드러지는 시기가 2학년 2학기 정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영어성적에 안심하지 말라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쉬지 않고 꾸준히 해온 학생들이라면 2학년 1학기까지는 노력대비 성적이 정직하게 잘 나오는 과목이 영어일겁니다. 하지만 2학년 2학기부터는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영어 교과서 내용이야 여전히 쉬워서, 너무 쉽지만 학교별로 나누어주는 학습지 내용은 고등학교 수준의 지문이 주어지고, 고급 문법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지에 실린 단어들 중에는 토플 수준의 단어들도 등장합니다. 즉 수업시간에 꼼꼼히 필기하고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을 표시해서 복습하는 학습 습관이 배어 있지 않은 학생에게는 영어가 더 이상 만만한 과목이 아닌 거지요. 물론 학교 수업시간에 충실 하지 않았더라도 간신히 90점 정도는 넘기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학원에서 내신대비를 철저히 해준 경우가 그러 합니다. 다른 학생들이 정성 들여 필기한 내용을 학원 선생님들이 분석하고 그 분석에 맞게 내신 준비를 시키니 학교수업시간에 좀 졸고 필기하지 않고 했더라도 당장은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자기 주도적이지 않은 학생들이 학원에서 갑자기 태도가 바뀔리가 없으니, 아무래도 학원에서는 강제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 시간 외에도 1대1로 붙잡아 두고 딴 생각, 딴 짓 할 틈을 안 주고 이해 할 때 까지 집에 안 보내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학교서 성실하지 않은 학생일 지라도 성적은 그런 데로 잘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학원 덕에 점수가 잘 나오는 아이들이 과연 언제까지 그 덕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아주 길게 잡아봐야 중학교 3학년 정도까지라고 봅니다. 스스로 내신 관리하려는 의지가 없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3년 내내 내신등급을 유지하고 좋은 대학을 가기란 어렵습니다. 결국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당장의 시험 성적도 중요하지만, 하루 빨리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도록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학교수업을 철저히 학원은 그 다음
정규시간 외에 따로 불려오는 학생들에게 저는 학교 수업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부터 차근차근 얘기 해줍니다. 필기하는 방법,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에 하는 표시, 외워가며 수업을 듣는 요령, 쉬는 시간 활용법 등등 초등학생들도 알 것만 같은 지극히 상식적인 학교수업시간 활용법을 알려 주는 것이지요. 아주 구체적인 부분까지도 일일이 얘기해야 하는 중학생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이렇게 초등학생 수준의 수업시간 활용법, 시험 칠 때의 요령 등을 일러주고 나면 놀랍게도 영어 과목 뿐 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도 조금씩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수백 가지 일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수업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유명한 학원, 유명한 강사를 찾아 주는 것보다 더 급하고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학교 수업시간을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하루 빨리 깨닫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이 성실하다면 시험에 필요한 자잘한 기교는 학원서 가르치면 됩니다. 반대로 학교생활이 불성실 하다면 학원을 다니는 자체가 무의미 할 수도 있습니다. 한 집안의 가장이 힘들게 벌어온 수입을 그저 낭비하는 결과밖에 안 되는 것이지요.
중학생이나 된 아이를 집에서 어떻게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를 물어오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라고 무조건 부모님의 관심을 귀찮고 부담스러워 한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 된 생각입니다. 너무 티가 나는 관심을 사양하고 반복되는 잔소리가 싫다는 것이지 예의를 갖춘 대화와 관심까지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한창 사춘기 아이들이라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최소한 학교 숙제, 교과서와 학습지에 개인적으로 필기한 흔적 정도만 점검해 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의 02-2648-0515
김재희 원장
Long Island University(뉴욕주 소재) 저널리즘 학사 & TESOL 석사
Mount Ida University(보스턴 소재) 경영 석사
현)목동, 세인트클레어즈(St.Clair''s School)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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