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살롱-언제 개업할까?

지역내일 2014-10-11
 6년 전 일이다. 50대의 갑 여인이 대구시내 어느 곳에서 아주 큰 식당을 곧 새로 개업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 여인은 오래 전부터 식당업을 해왔고 성공을 거두었으니 가히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새로운 식당을 연다니 의당히 이것저것 다 따지고 요모조모 다 살펴서 결행한 일일 터이므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좀 섭섭한 마음도 들고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그는 필자와 아는 사이이기도 하지만 그의 출생코드를 필자가 갖고 있는데, 수 천만 원 내지 억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새 식당을 열기로 작정하기 전에 필자에게 한 마디 상의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걱정이 되어 그의 사주를 살펴본즉 아뿔싸! 한탄이 나왔다. 그는 계약 운, 투자 운, 새로운 사업 운 등이 모두 나쁜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하랴.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그에게 당신의 이번 사업은 실패할 것이라는 말은 절대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그가 새 식당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전해 준 사람에게 ‘걱정이다. 흉운에 개업했으니 머지않아 큰 손해를 보고 문 닫을 것이니 걱정이다’라는 우려의 심정을 귀띔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다. 그가 입은 물적 심적 손해가 얼마인지는 모른다.

 60대 초반인 남자 을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힘든 나날’의 발단은 4년 전에 일어났다. 대기업 간부로서 잘 나가던 을은 구조조정의 바람에 휩쓸려 50대 중반에 퇴직한다. 그리고 인생 2모작을 준비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공동사업 제의를 받는다. 누가 보아도 전망이 밝은 스포츠 관련 사업이다. 퇴직금을 털어 넣어 사업을 시작한다. 그게 4년 전이다. 운영이 잘 안 돼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돈을 더 투자한다. 

하지만 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해 2년 만에 그만 둔다. 퇴직금은 날아가고 빚만 남았다. 후유증으로 가정이 파탄 났다. 빚더미에 앉은 아파트에 아내와 자식들을 두고 집을 나왔다. 아내와는 이혼과 다름없는 별거다. 극단적 생각도 하며 방황하던 끝에 지난해부터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왜 이럴까? 4년 전 을의 운은 남의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보고 투자를 하면 손해 보는 때이다. 그걸 모른 채 투자를 했다가 쫄딱 망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아픔을 당하고 말았다. 

 50대 후반의 남자 병은 퇴직 후 돈벌이할 일을 찾고 찾다가 꿈에도 꾸지 않았던 술장사를 하기로 작정했다. 그러곤 필자를 찾아 술장사가 천부 적성과 맞는지, 맞으면 언제 개업하면 좋은지를 물었다. 술장사는 2순위 적성에 해당하며 개업 시기는 2012년이라고 답해 주었다. 그는 그대로 실행하여 목하 성업 중이다.
 50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은퇴 후 대거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개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점이나 소매업에 과잉 진입하며 3명 중 2명은 몇 년 만에 폐업을 한다는 소식이다. 이들에게 조언하건대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모든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직업이 있으며, 그 답은 사주 속에 다 있음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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