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_ 소자본 창업도우미 인터넷 사이트 ‘노점과 깔세’ 운영자 김성현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창업 아이템으로 삼아야

지역내일 2015-01-28

직장에서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에도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생각해 보는 창업. 그러나 막상 시작하려해도 아이템 선정이나 투자금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노점과 깔세’ 사이트 운영자인 김성현씨는 다양한 창업을 경험한 바 있다. 이 경험을 살려 사이트를 운영하며 ‘내 가게, 하고 싶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를 만나 소자본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들어 봤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김성현


Q. 수많은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셨는데 기억나는 성공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A씨는 국내 대기업에서 홍보담당 부장으로 일하다가 퇴직했어요.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평소 좋아하던 모형자동차를 수입,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일을 시작해 창업 1개월 만에 높은 매출을 기록했죠. 미술을 전공해 관련 지식이 있었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좋아했기 때문에 경험은 없었지만 좋은 성과를 올린 경우죠. B씨는 국내 중소제조업체에 근무하다가 퇴직하고 중국에서 소형가전, 특히 가습기를 수입해 한국시장에 파는 일을 시작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두 사례 모두 직장에서 수년간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 아는 아이템을 선정해 성공한 경우입니다.


Q. 본인의 창업 경험에 대해 얘기해 주시죠
저는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 있는 컨텐츠 제공회사의 온라인기획자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직장생활 중 뜻이 맞던 4명의 동료와 함께 인터넷기업을 설립했죠. 첫 직장에서 하던 일과 유사한 일이었고 성과도 좋았죠. 그렇지만 벤처기업이 흔히 그렇듯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하고 회사를 정리하게 됐어요. 그 후 이대앞 상점에서 옷 장사를 했어요. 당시엔 드물었던 수입구제의류를 팔았는데 온라인 판매까지 겸하며 순조롭게 운영됐어요. 의류사업이 경기를 많이 타고 재고비용이 높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죠. 그 후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신촌에 열었어요. 초창기 브랜드로 가맹점수가 많지 않을 때라 장사는 잘 됐지만 주변에 다른 유사 점포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다양한 업종을 창업해 본 저의 경험을 살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노점과 깔세’ 사이트에요. 아이템 선정 방법, 갖가지 상품 도매, 지역별 시장조사(주로 중국, 일본), 교육 동영상 등 소자본 창업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죠. 차츰 회원이 늘어나 지금은 약 8만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는 꽤 알려진 창업 도우미 사이트가 됐어요.


Q. ‘내 가게, 하고 싶다!’란 책도 내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내 가게, 하고 싶다!’는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사업을 일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푸드트럭, 바이크 로드샵 등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아이템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소개하고 있죠. 독특한 아이디어와 모험심으로 창업에 성공한 22곳의 사례들을 매장 사진과 함께 실었는데, 창업 준비시 참고하면 좋아요. 자신이 만든 상표를 등록하거나 특허를 출원하는 방법도 나와 있어요.


Q.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창업을 위해 상담하러 오는 분들 중 대다수는 이미 아이템 선정을 끝내고 자신의 결정을 제게 확인받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분들은 다양한 조언을 들어도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기 마련이죠. 창업은 고정관념이나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한 조사와 준비를 할 때에만 성공할 수 있어요. 통계에 의하면 매년 10만 명의 신규 창업자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 중 8만 명은 1년 내에 폐업한다고 해요. 즉, 10명 중 단 2명만이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고 그 숫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거죠. 그만큼 사업을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철저한 준비없이 퇴직금을 털어 넣는 창업은 위험천만한 일이죠. 정확한 수요예측과 상권에 대한 분석 없이 지인들의 도움만 믿고 하는 창업은 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중 하나의 상품을 선정해 관련 정보를 수집해 볼 것을 권하고 싶어요. 블로그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올리며 타인의 반응을 살펴보면 도움이 돼죠. 1년 정도 꾸준히 활동하다보면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 반응을 파악할 수 있어요. 잘 찾아보면 자기 자본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이 가능한 다양한 아이템들이 있는데 대부분, 특히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손쉬운 프랜차이즈 사업만 찾아요. 내가 쉽게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경쟁이 치열해져 결국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아셔야 해요.


Q. 창업 관련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창업하기 전 창업지원센터의 무료 교육을 받아보세요. 교육을 통해 아이템 선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창업에 필요한 법률, 상권분석, 인테리어 등 실질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요. 또한 서울시 소상공인 경영지원센터에서는 영세 소상공인들을 위한 경영개선 컨설팅과 자금지원, 공간대여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어요.


Q. 경력단절 여성이나 주부들이 창업을 준비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경력단절 여성이나 남편의 실직 등으로 생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주부들은 사회경험이 부족하므로 섣부른 창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손재주가 있는 분이라면 좋아하는 공예재료들, 양초 비누 털실 등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면 괜찮아요. 패션에 관심 있다면 가방 모자 등의 소품류를 판매해 보는 것도 좋죠. 처음부터 큰 돈 들일 생각 말고 취미삼아 소소하게 시작하다가 점점 규모를 늘려가는 게 좋아요. 외국어가 된다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기회가 많아요. 제가 최근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해외 상품을 국내에 유통시키는 소호 무역인데 상품 선정만 잘 한다면 매우 유망하죠.
www.ggalse112.com (노점과 깔세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polar88 (김성현씨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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