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 고교생들의 과제 연구 R&E 사례

명덕고등학교 과학중점반 ‘바이오 로직팀’

지역내일 2015-01-14

‘한국자생버섯균주의 종류에 따른 섬유소분해효소 활성도에 관한 연구’


입시에서 자기소개서에 각종 경시대회, 영재교육원 교육이수 여부 등 이른바 외부 ''스펙''을 기재할 수 없게 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진로 적합성과 문제해결력, 자기주도학습능력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R&E가 활용된다. R&E(Research and Education)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조사와 연구를 한 후  이에 대한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활동으로 과학고나 영재고에서 많이 진행됐다. 최근에는 과학중점학교에서도 연구비를 지원받아 대학과 연계한 연구 활동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4년에 걸친 바이오에탄올 생산 실험 연구를 드디어 완성해 논문으로 발표한 명덕고등학교 과학중점반의 R&E를 소개한다.

명덕고


2014 명덕 R&E 대회 금상 수상작
지난 11월 명덕고등학교에서는 과학중점과정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014 명덕 R&E 대회’가 열렸다. 올해 대회에서는 ‘한국자생버섯균주의 종류에 따른 섬유소 분해효소 활성도에 관한 연구’(팀장:최유하, 팀원: 정민혁, 정승민, 박정홍, 지도교수:이태수(인천대), 지도교사 박창권)를 진행한 바이오 로직(Bio-Logic)팀이 공동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연구한 한국자생버섯균주의 종류에 따른 섬유소 분해효소는 팀장인 최유하군이 중학교 때부터 버섯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Bio-ethanol, 사탕수수·밀·옥수수 등 주로 녹말작물을 발효시켜 차량 등의 연료 첨가제로 사용하는 바이오연료) 생산 실험을 계속 이어온 것으로 4년에 걸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완성했다. 이 논문으로 바이오 로직팀은 서울시과학전람회에 출품해 수상하기도 했다.


중2 때 시작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 실험, R&E 연구로 이어져
바이오 로직팀은 팀장인 유하 군의 실험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과학중점반 과정 학생들 중 생명공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의 지원을 받아 팀을 꾸리게 됐다.
“작년까지 진행한 실험은 ‘독창버섯아재비(Stropharia rugosoannulata)를 이용해 폐목재로부터의 바이오에탄올 생산과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과의 효율성’을 비교하는 실험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사탕수수·밀·옥수수 등 주로 곡물을 발효시켜 얻고 있지만 이는 식량자원 감축과 연료 생산에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버섯을 폐목재에 발효시켜 바이오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면 경제성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더 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계획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유하군이 진행했던 연구에서는 버섯을 이용해도 바이오에탄올의 발생량이 1~3%로 매우 낮았다. 버섯균사가 성장하는데 탄소양분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에탄올 발생량이 적었던 것이다. 결국 버섯균사를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이용하더라도 효율성과 경제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에탄올 발생량을 더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올해 연구 목표가 됐다.
대안을 찾던 중 균류 관련 연구 실험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으면서 ABS(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 Sharing, 해외 생물유전자원의 상품화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규정) 국제규범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한국자생버섯균주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논문을 검색하던 중 톱밥에 버섯균사를 접종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때 효모를 같이 첨가해 배양하는 시뮬 퍼멘테이션(simul fermentation, 발효)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슷한 연구를 했던 교수들에게 이메일로 요청서를 보낸 후 관심을 보였던 인천대학교 이태수 교수를 직접 방문해 자문을 구한 결과, 새로운 6종의 버섯 균주를 분양받아 그의 실험실에서 실험을 계속할 수 있었다.
9개월에 걸쳐 인천대학교 연구실을 매일 오가며 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특히 에탄올 발생량 연구를 위해서는 1, 2, 4, 6, 8, 10일째 발생하는 양을 분석해 기록해야만 하기 때문에 날짜에 맞춰 결과치를 기록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은 결코 쉽지 않은 주제로 아무도 해 보지 아니한 실험에 도전한다는 즐거움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때로 시험기간과 겹치거나 사정이 생겨 시간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당번을 정해 실험실을 다니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습니다.”
9개월에 걸쳐 실험이 이어지다보니 팀원들은 중간, 기말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인천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전보다 성적이 향상되기도 했다.


완성된 논문,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참가 예정
모든 실험이 마무리되자 결과치 분석은 나누어 기록하되 취합해서 정리하는 것은 팀장이 전적으로 맡았다. 중학교 때부터 연구해왔던 실험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버섯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은 폐목재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환경오염 문제와 사탕수수를 이용한 방법이 수반하는 식량자원 감축 및 고비용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성 있는 연구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완성한 논문은 2014학년도 명덕과학논문집에 수록됐다. 또한 미래교육연구소 청소년논문집 ‘발상의 전환’과 한국균학회지에도 게재된다. 향후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참가할 예정이며 2016년부터는 ‘버섯 유전체를 이용한 섬유소분해효소 생산 균 생산 연구’에 응용(유전자재조합 이용)될 예정이다.
“R&E 연구 주제를 찾기 위해 논문을 많이 검색하게 되는데요. 논문 목차를 살펴보면서 연구할 수 있겠다 싶은 분야가 나오면 그 논문에 나온 실험을 응용해 새로운 주제를 창조해낼 수 있습니다. 이 때 최근 발표한 논문보다는 발표한지 오래된 논문으로 찾아보세요. 옛날 논문은 주제와 관련해 파생된 논문들이 많아 자문을 요청할 대학 교수들을 찾을 때 조금 더 수월하답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한국자생버섯균주의 종류에 따른 섬유소분해효소 활성도에 관한 연구 범위
1) 한국 내에 자생하는 버섯 6종을 분양받아 계통을 분류하고 분석
2) 백색부후균에 관해 조사 및 분석
3) 목질의 구성성분을 알아보고 이를 분해하는 목질 분해효소에 대한 탐색
4) 버섯 종류에 따른 리그닌분해효소 활성도 분석
5) 5가지 톱밥 선정 및 버섯 균주 접종, 발생하는 당의 양과 에탄올의 양 분석
6) 가장 효율이 높은 3가지 균주 선발 및 HPLC를 이용하여 에탄올의 발생량 정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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