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두려움, 걱정 등 재난이 임박했다는 지속적 느낌으로, 무의식적 충동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위협에 대한 경고신호이다. 불안한 느낌 뿐 아니라 구갈, 심계항진, 호흡곤란, 진땀 등 자율신경의 불안정과 관련된 신체증상이 동반된다. 불안이란 원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불안이란 경고신호를 통해서 생존을 위협받는 신체 내적 또는 외적의 다양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뇌에서 불안을 담당하는 핵심 영역은 변연계의 일부인 ‘편도체’이다. 편도체는 정보의 정서적 중요성을 학습하고 빠르고 본능적인 정서적 반응을 제공하는데, 특히 ‘불안’이나 ‘공포’에 대한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렇게 불안이 생명체로써 생존과 정서 반응의 한 축이기도 하지만, 시의적절치 못한 불안의 과잉은 아이들 뇌의 본격적인 형성과 발달 시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생후 1년간의 경험이 대뇌 형성에서 중요하다. 언어, 감정, 논리, 수학, 운동, 음악 등에 대한 기본적인 회로는 생후 수 개 월부터 1년 이내에 형성되는데, 이때의 다양한 자극은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뇌의 회로를 형성하게 돕는다. 1세 때 혼자 걷는 것부터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고 2세가 되면 언어능력이 발달되면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이때 언어능력이 발달해야 사고능력의 발달도 시작하게 된다. 즉 이 시기는 언어능력과 사고능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성장에 중요한 시기가 되는데, 임신중 산모의 불안이나 출생후 정서적 영양적 환경적 불안 요소는 올바른 뇌 형성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생후 2년 동안은 보호자와 상호 반응이 특정 신경회로로 내재화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생후 10~18개월 사이에 가정에서 보호자와 관계 속에서 혼란스럽고 무섭거나 불안한 경험을 했다면, 편도체와 기억회로가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자극에 압도되어 언어나 학업에 대한 회로가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학습능력 뿐 아니라 자존감까지도 현저히 떨어진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게 된다.
부모는 아이 뇌의 조각가라는 말이 있다. 소중한 우리 아이 뇌의 불안이 부모인 우리 자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다.
글 : 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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