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RobotC 프로그래밍 강의하며 프로그래머 꿈 키웠어요”
최근 대입의 키워드는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하면 수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 인원의 66.7%인 24만3748명을 선발하며 이 중 종합전형의 선발 인원은 20만7812명으로 전체의 56.9%에 이른다. 종합전형의 선발 인원이 크게 증가하면서 종합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내일신문에서는 종합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한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 세 번째 주인공 광운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합격생 이종민 군(마포고)을 만났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로봇 동아리 활동으로 전공적합성 어필
광운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은 고교생활을 충실히 수행하여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본인의 진로 목표에 따라 열정을 가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노력해온 인재를 선발한다. 광운참빛인재전형으로 광운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에 합격한 마포고 이종민 군의 꿈은 프로그래머다. 교내 로봇 동아리 활동과 로봇대회 참가, 교내 탐구발표대회를 통해 자신의 꿈을 발전시켜 나갔다.
종민 군은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고 로봇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초보자들도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Realization of Dream''을 활용해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프로그래머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중학교 때는 ''창조''라는 한글 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그래밍 문법 기초를 익혔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로봇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다. “동아리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부분이 로봇 대회 참가입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로봇 프로그래밍을 준비하면서 코드를 어떤 식으로 짜야 로봇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에 대해 생각해보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개인적으로 코드를 짜서 동아리 카페에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며 노력했습니다.”
로봇대회는 팀원들이 제작하고 프로그래밍한 로봇이 주어진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과 대회 주최 측이 제시하는 주제로 연구하고 발표하는 프레젠테이션 과정으로 진행된다.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다 문제가 생기면 내 생각만 옳다고 내세우기보다는 의논을 통해 해결하고 역할 분담하면서 팀원 간에 의사소통의 중요성과 배려와 협력을 배울 수 있었다. “미션 해결을 위해 경로를 계획하면서 빠르지만 위험한 길과 느리지만 안전한 길로 나뉘었을 때 서로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고 부품은 한정돼 있는데 로봇 하나에 부품을 너무 많이 사용해 다른 팀과 갈등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갈등은 모두 양보와 배려를 통해 오히려 처음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회 기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내성적인 성적을 외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금도 낯을 가리긴 하지만 예전에는 더 내향적인 성격이었는데 로봇 대회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조금은 외향적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동아리 후배들에게 ‘RobotC 프로그래밍’ 강의
2학년 때는 ‘지뢰 찾기 알고리즘 분석 및 로봇을 통한 문제 해결’이란 연구주제로 팀을 구성해 교내 탐구발표대회에 참가했다. 탐구발표대회를 준비하면서 여름방학 내내 팀원이 모여 탐구 활동을 하고 연구 결과보고서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작성하게 된 논문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며 얻은 결과를 보고서로 기록하면서 글쓰기 능력도 향상됐다. 지뢰 찾기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동아리 후배 양성을 위해서 방과 후 시간에 ‘RobotC 프로그래밍’ 강의도 했다. “동아리 후배들이 프로그래밍을 어려워하더라고요. 원래는 RobotC 프로그래밍만 강의하려고 했는데 다른 컴퓨터 언어를 배울 때도 도움이 될 수 있게 C 문법도 병행해 강의안을 마련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C 언어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다 보니 그동안 놓치고 있던 문법도 복습하게 되고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종민 군의 동아리 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 7번 창의적 체험활동상황란 중 동아리 활동 항목에 고스란히 기록됐고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었다.
2차 면접, 스펙보다 열정으로
광운대학교 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100% 2단계 성적 60%와 심층면접 4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류평가에서는 전공적합성, 자기주도역량,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면접에서는 교과 지식을 묻는 문제는 출제 되지 않고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질의응답 및 진위여부 확인이 이루어진다.
사실 종민 군은 내신이 5등급으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외부대회 수상실적을 기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스펙이라고 작성한 건 교내 탐구대회 동상이 전부. 봉사시간도 일관되지 않은 60시간으로 스펙이라 불리기에는 불리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라는 확고한 목표와 열정적으로 참가한 동아리 활동, 컴퓨터 관련 교과인 1학년 정보, 2학년 로봇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것으로 어필했다. 심층 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에 기록된 로봇 동아리 활동에 관한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종민 군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의 열정을 보여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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