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하여 끊임없이 발전하여 왔다. 외과 수술, X-ray, CT를 거쳐 전자기력 등을 통하여 몸 내부의 정지영상 뿐만 아니라 현재 움직이고 있는 모습까지도 영상진단을 통해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질환의 경우에 대증치료 이외의 획기적인 진단, 치료방법이 없는 것도 현대 임상의학의 현실이다.
피부는 마치 1급수에서만 산다는 쉬리나, 청정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소나무 겨우살이같이 내 몸의 상태를 외부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첨단의 방법으로 몸 내부를 들여다보려고 애를 쓰지만 오히려 피부의 상태를 통해 내 몸의 반영을 관찰할 수 있다. 피부질환은 그래서 단순히 하나의 증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 몸의 균형과 면역력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내원하신 환자분들을 보면,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소아아토피 환자에게 물사마귀가 많이 발견되는 것을 볼 수 있고, 결정성 양진과 화폐상습진, 모공각화증과 건선, 한포진과 조갑박리증, 사마귀와 무좀 등의 질환들을 관찰할 수가 있는 것이다. 환자분들은 분명 한 가지 증상을 치료받으러 오시는데, 치료 중에 다른 질환도 발견되어 치료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는 피부질환이 각각 독립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불균형에 의해 나의 정기가 피부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이상 징후들의 총체라는 뜻이다. 그것이 기능부전이 될 수도 있고 바이러스 감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나의 피부질환이 다른 피부질환을 유발하기도 하고, 예고하기도 하는 만큼 대수롭지 않게 간편한 대증치료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 피부생태계가 교란되었는지를 살피고 종합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 안에서 보여주는 명확한 사인인 피부증상은, 첨단기술을 통해 들여다본 인체 내부의 영상진단만큼 중요하다. 재발성, 난치성 피부질환의 시작은 대부분 작은 증상이었음을 상기하여 피부질환의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부를 단순한 방어막이나 미용의 수단이 아닌 건강의 신호등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기한의원 노원점
정대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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