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마을 북카페_ 은행정 책마당

독서모임, 인문학·철학 강좌, 방과 후 공부방, 학부모 모임, 회의 공간 등으로 활용 돼

지역내일 2014-09-03

양천구에 작은 도서관 겸 북카페가 문을 열었다. 우리 동네 문화놀이터이자 지역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소모임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이곳은 바로 ‘은행정 책마당’이다.

은행정


작은 도서관에서 북카페로
2011년 양강중학교 맞은편에 문을 연 이 곳은 양천구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독서모임, 인문학 및 철학 강좌, 방과 후 공부방, 학부모 모임, 회의 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처음 은행정 책마당이 문을 열었을 때는 작은 도서관 형태였다. 북카페라는 방향은 이곳을 드나드는 이용자들이 카페 형태의 작은 도서관, 주민들의 독서모임, 토론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희망사항이 있었기에 두 번에 걸친 인테리어 변경으로 지금은 공간 배치와 원목 느낌의 인테리어를 조성했다.
함께 모이는 인원수에 맞게 자유로운 좌석 배치가 가능해 회의와 학습이 가능하고 온돌형으로 만든 별도 공간은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읽거나 좀 더 집중적인 학습 모임이나 토론에 적합하도록 조성했다.
작은 도서관이었을 때는 운영비가 들어갈 게 없었지만 여러 가지 활동을 늘려나가면서 소소하게 들어가는 재료비와 공과금, 월세 등을 충당하기 위해 후원제로 운영된다.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은 책과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도서대여는 후원 대상자들에게로 제한된다.


프리마켓, 공연, 사진전 등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네트워크 중심지 될 것
이곳을 지키고 있는 카페지기 김태중씨. “서울에서 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단 한 개의 동사무소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주민의 문화적 소양을 키우거나 만남의 욕구를 채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양천구에 애정을 가지고 이웃과 상생하고 연대하면서 양천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고 밝힌다.
또한 김태중씨는 목2동 주민들이 만든 ‘모기동마을공동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근의 커뮤니티 활동을 희망하는 단체를 서로 연결시켜 도움을 주고받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위한 사업 구상을 계획하고 있다. 마음만 있을 뿐 실제 연결 네트워크를 만들려니 필요한 것이 많은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지만 양천구 평생학습센터의 찾아가는 홈런(Home Run) 강좌 유치와 책마당 이용 주민들이 의기투합해서 방과 후 공부방 ‘재미쌤’을 시작하는 등 지역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작은 아이들 공부방이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취미, 미디어 강좌 등으로도 확장할 계획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이디어 내고, 직접 참여하실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으니까요.”
은행정 책마당은 하루 이용객 5~10명 정도에 보유한 책도 많지 않지만 가까운 장수공원을 활용해 프리마켓, 공연, 사진전 등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지가 될 것을 약속한다. 이용시간: 평일 10시~8시



주민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방과 후 공부방 ‘재미쌤’


목요일 오후 4시 30분. 은행정 책마당 작은 방에서 공부방이 열렸다.
지구본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강사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한다. “제일 높은 산맥은 어디일까? 제일 길쭉한 산맥은?” 지구본을 쳐다보던 아이들은 “왜 이렇게 산이 많아요?” 질문한다. 화제는 금방 바다로 옮겨진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마리아나해협이야” 마리아나해협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상어는 어디 살아요?”라고 물어본다. “바다 깊은 곳 빛이 못 들어가니까 컴컴해 플래시 가지고 다니는 물고기가 있어. 초롱아귀라고. 그런데 바다 깊은 곳은 수압이 세기 때문에 물고기가 눌러져서 못생겨지는거야.”
아이들이 질문하는 것도 척척 대답해주고 아이들의 독특한 생각을 끄집어내는 수업을 진행하는 박정미씨.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이자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과학과 사회를 지도하는 공부방 강사이기도 하다. “화요일에는 자연과 소통하는 엄마들의 마인드교육을 해요. 야외수업을 하면서 자연도 배우고 우주 전체에서 자신의 소중함을 일깨우죠. 엄마들이 먼저 자연으로 힐링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만들고 목요일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과학 사회 수업을 합니다. 지금은 참여하는 학생이 적지만 언제든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은행정 책마당의 ‘방과 후 공부방 재미쌤’은 이곳을 이용하던 학부모들이 힘을 합쳤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사교육도 줄일 겸 즐겁고 재미있는 공부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은행정 책마당을 찾아오는 비슷한 생각과 목표를 가진 엄마들을 서로 소개시켜주었고, 그렇게 마음이 모아지면서 엄마들은 강사로 봉사를 하고 장소는 은행정 책마당에서 제공해주었다.
시작은 미술 영어 과학 사회 등 요일마다 수업이 있었지만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다보니 영어는 강사 사정으로 잠시 운영을 멈추었고 미술과 과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찾아가는 홈런강과_ 수요인문학특강


찾아가는 홈런(Home-run)강좌는 양천구 평생학습센터가 지역구민의 자발적 평생학습을 위해 학습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희망 강좌를 제공하는 현장중심, 학습자 중심의 평생학습 서비스이다. 은행정 책마당에서도 회원들을 위해 철학인문학 강좌를 신청했다.
올해 철학 강좌는 ‘서양의 관상학과 그리스의 문학, 조형예술’이란 주제로 그리스·로마 원전을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정암학당’ 연구원이자 충북대 초빙교수인 김재홍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은행정 책마당에서의 인문학 특강은 관상학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인간적인 강좌”라며 “북 카페를 중심으로 같은 생각을 나누고 서로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라 설명한다.
김 교수의 인맥으로 이곳에서 여러 가지 특강도 이루어졌다. 홍세화 서울대 교수, 김상봉 전남대 교수의 강좌도 강연 방식으로 개최해 누구나 참가해 의견을 나눌 수 있게 준비했다. 오는 9월3일에는 요즘 최고 관심사인 연세대학교 홍훈 교수의 ‘칼 마르크스, 신자유주의 그리고 "21세기 자본"의 피케티’도 유료 강좌도 계획하고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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