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엄마를 위해] - 1부 사교육·공교육

제4장 정보의 비대칭, 그 권력

지역내일 2014-08-26

‘정보의 비대칭’이라는 말은 지적인 노동을 중시하는 사회일수록 정보를 많이 가진 자가 정보를 적게 가진 자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증대시킨다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이 단어에 함축되어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보를 많이 가진 자들이 정보가 적은 수험생이나 학부형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현상은 심각하다. 어느 사회학자가 한국의 교육과 무속 신앙의 공통점을 논의한 적이 있는데 실제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신분 상승과 행복을 비는 구복 신앙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교육계는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 움직이고 있고 그 상황에서 여러 이익 단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왜곡된 정보를 전파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래서 여러 입시 설명회를 다닌 학부형으로서는 혼돈스럽다. 이 단체의 주장과 저 단체의 주장이 엇갈려 결국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의지하여 잘못된 입시 전략을 짜는 허망한 일을 하게 된다. 실제 상담을 하다보면 온갖 입시 전략에 휘둘려 입시에서 크게 낭패를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입시 전략을 짜는데 지켜야 할 원칙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대처법 1.대입시보다 내 자녀의 특성 이해하기
      
실제 입시 상황에서 내 자녀에게 알맞은 입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획일적인 입시였기 때문에 학력고사나 수능 점수만으로 모든 판단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내신, 수능, 스펙, 논술, 면접 등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획일적 잣대에서 평가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겠다는 논리다. 일부 학부형들은 획일적이었던 옛날의 제도가 더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시대의 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평가다. 교육은 획일적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특성이 다 다르니까 획일적 평가는 인간을 중시하는 시스템은 분명 아니다. 현재의 입시 요강이 워낙 다양해서 극단의 경우 이과 학생 중 국어 5, 6 등급이 나오거나 문과 학생의 경우 수학이 5, 6 등급이 나와도 명문대 진학이 수월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획일적 사고만 갖고 자녀 교육에 몸살을 앓는다. 그래서 내 자녀가 어떤 분야를 잘하고 어떤 분야를 못하는지 파악해서 그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어떤 단체에서 최고의 입시 전략이 있다고 해도 내 자녀에게 맞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입시의 부분적 현상보다 내 자녀의 본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처법 2.입시 설명회를 비판적으로 듣기 - 대학 입학처를 활용하라.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의 근저에는 자본의 논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학교, 고등학교, 입시 기관, 학원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여러 제도와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다 보니 내신을 가르치는 학교나 내신 중심의 학원은 내신을 제일 중요시하고 종합 학원과 국영수 학원들은 수능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 논술학원은 논술로 대박이 난다고 광고하고. 이런 상황에서 학부형과 수험생은 매우 혼동스럽다. 이럴 때 가장 정확한 곳은 대학 입학처다. 모든 정보를 대학 입학처에 문의해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금 각 대학의 입학처는 고객(?) 확보에 매우 열정적이므로 문의하면 정말 친절하다. 그런데 이 때 여직원 수준에게 상담해서는 안 된다. 전문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다. 표면적 입시 요강은 정부의 요구사항에 맞춘 전시용 행정에 불과하다. 대학 입학처와 친하면 매우 좋다. 그러면 가장 왜곡이 심한 내신의 허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처법 3.포기할 것은 포기해라.


앞에서 설명했듯이 현재 입시 요강은 소품종 대량 생산 방식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이라 개개 학생의 기호에 맞는 입시 전형이 매우 많다. 그래서 어느 특정 분야를 매우 잘하면 그 분야에 맞도록 교육하면 아주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목에 아무리 노력해도 3등급 이상의 점수가 어려운 아이라면 수학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수학이라는 학문적 특성, 추상화와 논리적 사고력 향상을 노린다면 끝까지 해야겠지만 대학 진학이 목표라면 수학을 아주 못하는 학생에게 수학을 계속 강요하면 본인과 부모 모두에게 현명한 방식은 아니다. 잘하는 분야를 장려하는 것이 교육의 원리이니 자신감을 갖도록 잘하는 분야를 더욱 분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자녀의 깜냥은 한정적인데 모든 것을 다 잘하라고 다그치면 경제적 가정적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자녀에게 맞지 않은 전략을 짜고선 자녀에게 전술만 익히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능한 지휘자 아래에 고생하는 병사를 양성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런 논리에 공감하지 못하고 여전히 ‘서울대를 가려면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해’라는 생각에 파묻힌 엄마는 정보의 비대칭, 학벌 권력, 인간의 수량화 등에 몰입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리고 진정 자녀를 사랑하는지 의문을 가져 보자.


다음 주부터 2부. ‘게임과 스마트 폰에 빠진 자녀 구출하기’가 연재됩니다.


1장 - 오덕후의 위기  
2장 - 잘 놀아야 잘 산다  
3장 - 게임에 빠진 자녀에게 철학적 사유로 구출하기 1
4장 - 게임에 빠진 자녀에게 철학적 사유로 구출하기 2


글 : 이성구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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