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수수한 파주아트마켓에서 만난 사람들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핸드메이드가 좋아요

지역내일 2014-12-14

협동조합 파주생활공예협회는 지난 11월 29일 금촌 청곡농원 입구에서 제1회 수수한 파주아트마켓을 열었다. 10개 부스에 무료 체험행사와 전시 등 소박한 행사였지만 주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파주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아트마켓이기 때문이었다.
파주생활공예협회 회원들은 따뜻한 우엉차를 준비하고 구경 나온 주민들이 편하게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름 그대로 수수하게 치러진 수수한 파주아트마켓 현장을 소개한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봄이면 화사하게 벚꽃이 피는 청곡농원. 파주생활공예협회는 그 안에 위치하고 있다. 공예가들이 모인 행사인데 헤이리도 아니고 출판단지도 아니고 금촌이다. 그만큼 지역민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1회 수수한 파주아트마켓는 소박하게 치러졌다. 청곡농원 입구 진입로를 따라 도자기 머리핀 양말인형 파우치 뜨개수세미 같은 판매 부스가 세워졌다. 주민들도 동네 마실하듯 천천히 거닐며 공예인들과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눴다.
무료체험 행사로는 가죽공예와 칠보공예가 준비됐다. 재료비도 받지 않는 체험의 기회라 어린이들을 동반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다. 6살 박소윤양의 어머니는 “금촌에 아이들이 갈만한 문화체험 공간이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런 행사가 열려서 고맙다. 대부분 이런 행사는 참여비를 받는데 무료로 하니 좋다”고 말했다.
전시 코너에는 칠보공예 인형 퀼트 캔들 등 다양한 공예 작품이 걸렸다. 크리스마스 리스와 반짝이는 오너먼트들도 장식돼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메이드 인 파주의 즐거움을 나누다

파주생활공예협회는 생활 공예가들이 봉사를 함께 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유치원과 학교, 요양원 등을 찾아 공예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나눈다. 가까운 일산, 파주시 안에 있는 헤이리에도 공예를 접할 공간과 행사가 많은데 정작 파주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접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었다.
파주시 안에서 핸드메이드 문화를 확산시키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맛보게 하자고 뜻을 모으고 아트마켓을 열게 된 것이다.
아트마켓은 공예 제품 판로가 된다는 면에서도 뜻 깊다. 월롱에 사는 김지혜씨는 지난 8월부터 천으로 만든 봉투제품을 직접 고안해 만들었다. 가볍게 갖고 다니던 비닐봉지처럼 얇은 천으로 만든 가방이라 이름도 ‘봉다리’다. 김씨는 “파주 근처에는 팔 공간이 없어서 그동안에는 서울로 다녀야 했다. 수수한 아트마켓은 부스 참가비도 저렴하고 종류도 비교적 많지 않아 공예 하는 사람이 누가 오든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공예가들의 참여를 권했다.
금촌에 사는 김기정씨는 핸드메이드 머리핀을 갖고 나왔다. 4살, 8살 두 딸을 키우면서 머리핀을 직접 만들어 꽂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서다. 이날의 주제도 ‘엄마와 딸 커플 머리핀’이었다.
“판매보다 나누는 느낌, 주부인 내가 했다는 자신감이 좋아요. 아이들이 놀러 오기로 했는데 엄마의 모습 보고 좋아할 것 같아요.”
수수한 아트마켓은 내년 봄에 2회를 열고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람도 물건도 파주를 사랑하는 마음 담아 더 수북수북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 미니인터뷰

파주생활공예협회 김정수 이사장

파주시 공예가들이 개인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쉽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파주로 들어오니 속상했죠. 저희는 파주시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모여서 활동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즐기는 공예를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어서 협동조합을 꾸렸어요. 수수한 아트마켓은 공예를 업으로 삼는 작가 뿐 아니라 일반인과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행사예요. 파주시에는 큰 행사가 많은 반면 소소한 문화행사가 없는데 저희가 꾸준히 아트마켓을 열어보려고 해요. 내년에는 농산물도 팔고 음악인들도 섭외하려고 해요. 파주시 음악인들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어요.



가죽공예가 선영진씨
매번 무료체험부스를 열지만 주민들의 관심이 높고 잘 하셔서 놀라요. 어린 친구들도 도움 받지 않고 혼자서 하는 걸 보면 놀라요. 오늘은 가족 열쇠고리 60명 분량을 준비했어요. 가족공예는 내 맘대로 염색하는 것도 재밌고 세월이 가면서 빈티지하게 변해가는 멋이 있어요. 더 많이 준비하고 싶은데 예산에 한계가 있으니 아쉽죠.
고양시와 홍대에는 아트마켓이 많은데 파주에는 이런 곳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부랴부랴 개최했는데 날은 춥지만 열길 잘한 것 같아요. 



캘리그라피 공예가 장서영씨
제가 가르치는 컴퓨터에 접목하고 싶어서 POP를 배웠고, 수업이 끝나니 아쉬워 초크아트를 시작했다가 지금은 캘리그라피에 푹 빠졌어요. 6개월 만에 캘리그라피 1급 강사 자격증까지 땄고 주변 지인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어요.
저는 기계가 적성에 맞는 줄 알았거든요. 컴퓨터로만 일해 왔기 때문에 손으로 하는 걸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요. 기계와 손작업은 느낌이 달라요. 우연한 실수가 작품이 되기도 하죠. 손으로 하는 매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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