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임 최고!> 생활도예동아리 ‘예그리나’

흙으로 빚는 예쁜 세상, 흙이 있어 즐거운 사람들

지역내일 2014-12-08

 


 


  춘천교육문화관의 생활도예 강좌 수강을 시작으로 도자기에 대한 열정과 취미를 이어나가고 있는 예그리나 회원들. ‘서로 사랑하는 우리 사이’라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 이름만큼이나 흙을 빚어 아름다운 작업을 이어가는 사람들, 완성된 도자기보다 함께하는 마음이 더 멋진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흙에 새 생명 넣는 매력에 빠지다


매주 수, 목요일이면 교육문화관 동아리방은 예그리나 회원들의 분주한 손놀림으로 하루 종일 활기차다. 부지런히 흙을 주물러 형태를 만들고, 길고 둥글게 말아 올리기도 하고, 평평한 판을 만들어 이어 붙이는가 하면, 손수 물레를 돌리고, 그림도 그린다. 그런데 하나같이 똑같은 작업들이란 없다. 저마다 자신만의 개성과 열정이 가득 담긴, 세상 단 하나뿐인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조물조물 거리며 작업에 임하는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하는 형태의 도자기가 만들어지면, 비닐을 씌어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이후 ‘김유정문학촌’ 근처 공방으로 이동해 가마에서 굽는 작업도 손수 진행한다. 초벌과 무늬 그려 넣기, 유약 바르기, 그리고 재벌 굽기까지. 시간도 시간이지만, 한 과정 한 과정이 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최소 두어 달은 기본. 회원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 하나하나가 자식마냥 애지중지하고 예쁠 수밖에 없다.


“취미로 잠깐 한다 생각하면 결코 할 수 없는 작업들이에요.” 생활도예의 영역 또한 절대 허투루 접근할 수 없는 분야라는 신순금(69) 회장의 당부가 당연하리만큼 모두들 진지하게 작업하는 모습이다. “다들 아이디어가 어디서 그렇게 샘솟는지, 감각 있고 창의적이면서 아름다운 작품들이 무궁무진해요. 저마다의 표현과정을 통해 다시 살아난 흙, 그걸 감상하면서 새로운 생명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생활도예의 매력이지요.”


 


 한 가족처럼 끈끈하게 뭉치다


회원들 모두는 오랜 시간 함께해온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다독이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임의 활성화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일주일의 이틀은 하루 종일 함께하니 당연한 일이지요. 게다가 도시락을 준비해 밥까지 항상 함께 먹다보니 완전 식구인 셈이죠.” 이상옥(48) 회원에 따르면, 도예작업의 특성상 항상 흙을 만지다보니 밥을 먹으러 왔다 갔다 하기도 불편할뿐더러, 다들 주부들이라 조금씩 아끼자하는 마음으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오는 일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절대 소박한 점심풍경은 아니란다. 각자 조금씩 마련해온 반찬들이 모이면 12첩 반상이 쫙 펼쳐진다는 것. 게다가 가끔은 부침개도 부쳐 먹고, 손수 농사짓는 회원들이 쌈 채소도 가져오는 날이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빙 둘러 앉아 맛난 도시락과 함께 수다 떠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는 회원들은 동아리가 처음 생긴 이후 4년이란 시간 속에서 진짜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천도자기축제며,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등을 함께 다니면서, 함께 감상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는 회원들. 늘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새록새록 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기부하는 즐거움까지 누리다


예그리나 회원들은 올해 아주 특별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월 공지천에서 진행된 위스타트 ‘개구쟁이 페스티벌’에 참가해 자신들의 작품을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위스타트 춘천마을에 전달했다. 또한 남은 작품 전부를 기부해, 지난 10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 위스타트 행사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는 장애우들이 동아리실을 찾아와 체험활동을 하고 가기도 했었습니다. 올해는 위스타트에서 기부 제안을 받았는데, 모두들 너무 좋은 일이라며 적극 동참해줬어요. 바자회 반응도 좋았을 뿐더러, 회원들 모두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내년 봄쯤에는 예그리나만의 단독 전시회도 기획 중이라고 한다. 정규반 1기로 시작해 동아리 초기멤버로 9년째 도예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랑(62) 회원은 “뭔가 만들어지는 성취감이 좋다”며, 자신이 만든 그릇으로 자식들 반찬 담아 주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전했다.


단순히 아름다운 조형물이기보다, 다들 주부들이기에 집안에서 직접 쓸 수 있는 생활자기를 만들고, 또 화초를 좋아해 화분도 많이 만들고 있다는 회원들.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가 우리가족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에 욕심을 내게 된다고. 같은 취미로 만나 같은 생각, 같은 웃음을 만들어가는 끈끈한 예그리나 회원들. 생활도예에 대한 사랑을 넘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아름다운 이들이었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예그리나 동아리 회원>


신순금, 배경미, 김정랑, 이상옥, 변은하,


최성순, 한명숙, 황은희, 황금순, 김순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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