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음으로 영어의 알파벳을 접하여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분하고 쓸 수 있게 되었다면 그 다음 첫 단계로 영어의 소리(sounds)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대략 6개월 정도에 걸쳐서 소리를 구별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 파닉스(phonics)를 통해서 소리(sounds)와 문자(letters)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있음을 이해하여 활용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여야 한다. 파닉스 전체를 학습하는데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최근에는 음소인식과 파닉스는 대부분 유치원 단계에서 많이 시작한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좀 더 구체적인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할 문장의 구조파악과 그림책들(picture books)을 중심으로 한 유창한 책 읽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한 문장이라도 표현하는 글쓰기 단계로 제대로 나아갈 수가 없다.
지난 기고에서 주로 다룬 음소인식과 파닉스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다. 이렇게 영어에서 소리와 문자의 관계를 아이들이 알게 되고 단어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좀 더 다양하고 많은 그림책들(picture books)을 읽고 틀을 갖춘 문장구조를 통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하나의 문장이라도 표현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 다음 단계의 중심에 유창성(fluency)이 기다리고 있다.
유창성이란 스토리 북이나 잡지 등에서 본문을 읽을 때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유창하게 읽은 학생들을 보면 단어들을 자연스럽고 자동적으로 인식하여 빠르게 의미를 파악해 낸다.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을 들어보면 마치 영어로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읽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영어책 읽기의 유창성이 중요한 이유는 책을 읽을 때 단어들을 해석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읽고 있는 본문의 내용의 의미파악에 집중함으로써 이해의 수준을 높이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유창하게 읽지 못하는 학생들은 단어의 하나하나에 집중함으로써 읽고 있는 글의 본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거의 관심을 두지 못하게 된다.
읽기의 유창성은 하루아침에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유창하게 읽기의 처음 단계에서는 문자들(letters)에 소리들(sounds)을 접목시키고, 문자와 소리를 결합하여 인식할 수 있는 단어들로 만들어 내는데 중점을 두게 된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많은 단어들을 자동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을 넘어서 읽는 글의 본문을 의미 있는 단위, 즉 구(phrases)나 절(clauses)로 나누어서 생동감 있게 읽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 20분 이상 크고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연습에 더해서 높고 낮은 리듬을 타면서 생생하게 읽어보도록 하자. 자신이 읽은 내용을 녹음하여 들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영어책 읽기의 유창성을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첫째로 제대로 읽는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외국인 선생님이 들려주는 생생한 읽기를 듣고 그대로 따라서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만일 외국인을 접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오디오 녹음이 되어있는 책을 구입하거나 온라인 책을 통해서 연습하면 된다. 우선 성우가 책의 본문내용을 읽는 것을 들으면서 손가락으로 단어들을 짚어가면서 들어본다. 이후에는 오디오 내용을 큰 소리로 따라서 읽으려고 노력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서 오디오 청취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책을 유창하게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로는 주어진 스토리 북을 통해서 읽는다면 반복하여 읽을 것을 권한다. 가능하면 큰 소리로 3~4번 이상 읽으면서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적절한 지도 또는 피드백을 받는다면 더욱 좋다. 반복하여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을 통해서 단어인식(word recognition), 정확성, 그리고 속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유창성을 키우기 위해서 나에게 맞는 수준의 책을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독립적인 책 읽기 연습을 위해서는 책의 본문 내용에서 20개의 단어를 기준으로 했을 때 대략 19개 이상의 단어를 알아야 비교적 쉬운 교재라고 할 수 있다. 만일 20개 중에서 2개 정도의 단어를 모른다면 학생이 읽기에 다소 도전적이지만 나름 시도할만한 교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20개 중에서 모르는 단어가 2개 이상이 나온다면 학생에게는 너무 어려운 교재로서 특별한 지도를 필요로 한다고 봐야 한다.
또한 이렇게 유창성을 키우는 단계에서 추천하는 책은 같은 문장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 또는 영어 시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가능하면 얇은 책으로서 스토리 북이나 간단한 논픽션 책들을 다양하게 많이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집중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스토리를 반복하여 꾸준히 큰소리로 읽으면서 연습한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읽고 이해하여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쓰고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영어공부의 본질을 추구하고 학생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유기농 영어교육의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환 대표
영어전문서점 스토리캠프 대표(전)
대전 리딩타운 대표(전)
대전 아발론교육 대표(현)
라시움러닝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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