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된 후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떼본 적이 있어요. 제가 직접 쓴 장래 희망란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는 그냥 성적에 맞는 대학교, 학과에 진학해 평범하게 교사라는 일을 하게 된 줄 알았는데 1, 2, 3학년 모두 장래희망이 ‘교사’로 되어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 저는 교사가 되고 싶었고 또 교사의 길로 접어들었던가 봐요. 이제 저는 교사가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무던하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정미정(가정) 교사. 그는 평범한 사람일지언정 평범한 교사는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학생의 편에 서서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역할이 그 누구보다 크다고 믿는, 말 그대로 ‘교사가 천직’인 그. 학생들의 변화를 위해 늘 학생들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정 교사를 만났다.
모둠일기로 소통의 장 마련
올해로 8년차 교사인 정 교사는 언제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중학교 가정교사다. 많은 사람들이 ‘중2병’이란 말로 중학교 학생들을 그들만의 눈으로 중학생들을 바라보지만 실제로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단순히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이 아니다.
“흔히들 중2, 중3이라 하면 허세와 반항으로 가득 찬 아이들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교실에서의 아이들은 한층 성숙된 보습을 제게 보여줘요. 진로와 진학에 대한 걱정도 많고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죠. 특히 담임으로 1년을 함께 하다보면 부쩍 성장하는 느낌도 많이 받는답니다.”
한창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정 교사는 “학업도 중요하지만 학업만큼이나 학생들의 인성과 학교생활 전반적인 면에 더욱 집중한다”고 말한다.
담임교사로서 그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몇몇과의 긴밀한 소통이 아니라 반 학생 모두의 마음을 읽는 것에 집중하는 것.
학생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모둠일기’다. 학생들이 차례대로 모둠일기장에 일기를 써오면 반 전체가 돌려보며 서로서로 댓글을 달아주는 형식. 학생 각자의 생활과 속마음을 알게 되는 계기인 동시에 또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다.
“처음엔 누구나 아는 학교생활이나 날씨,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한 이야기만 언급되다가 언젠가부터 차츰 아이들의 근황이나 마음이 드러나는 글들로 일기장이 채워져요. 자연스럽게 소통의 장이 되는 거죠. 또 제게는 교사로서 몰랐던 부분들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2학기가 되면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둠일기는 반에서 생길 수 있는 학생 간의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정 교사는 “꾸준히 모둠 일기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즐거운 학교생활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또 11월에 진행예정인 학급캠프 또한 소통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1박2일 학급캠프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또 진행하는 캠프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잠신중 대표 프로그램이다.
가정, 실천중심적인 문제해결력 키워 줘
가정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정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편식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조언을 던진다.
그는 “가정이나 여타 학생들이 등한시하는 과목들이 입시를 위해서는 국영수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실생활을 위해서는 정말 알아야하는 상식이거든요. 실천중심적인 문제해결력을 위해 소홀이 할 수 없는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남학생들의 경우 기초바느질은 군대 입대 후에도 활용할 수 있고, 여학생들에게 목공 역시 생활 속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것. 실천력을 기르기 위한 과목으로서의 ‘가정’ 수업에 대해 그는 늘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최고의 상담은 잘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
학생들과의 상담 역시 그가 교사로서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꿈이 없는 스스로에 대해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막연히 불안해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고 체험해보라”고 말해준다.
“중학교 시기는 가능성이 무한한 시기잖아요. 꿈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요. 학생들에게 ‘지금은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지 모든 결정이 나버린 때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현재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정 교사는 시험을 전후로 학업에 대한 상담에도 귀를 기울인다. 성적을 기준으로 진학지도를 진행하고 또 수시로 이뤄지는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근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에게 상담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해줘야 하는 의무적인 시간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그들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며 인생의 선배로서 ‘공감’라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상담이라 믿는다.
“많은 급훈 중에 ‘최고보다 최선’이란 말을 제일 좋아해요. 매시간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라고 믿고 있어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최선을 다해 그들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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