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4동의 ‘happy 육아일기’가 지난 5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4 자치회관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2014 자치회관 우수사례 발표회’는 올 한 해 동안 각 동 자치회관에서 운영된 사회진흥, 주민자치, 지역복지 프로그램 중 주민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우수사례를 선정,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해피육아일기’는 0~3세 이하 아이를 둔 엄마 또는 할머니 등을 대상으로 육아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 서로 고민을 나누며 공감을 쌓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참가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3기 해피육아일기에 참여한 엄마들을 직접 만나봤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roe@naver.com
넘쳐나는 육아 홍수, 선택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엄마’라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초보엄마들은 아기를 잘 기르기 위해 육아 책을 두루 섭렵해보지만 예측불허의 상황이 부지기수로 발생하면서 고민에 쌓이게 된다. 온라인이나 지인을 통해 습득한 것 중 가장 적합해 보이는 걸로 골라 내 아이에게 적용하면서도 제대로 하는 건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런 고민을 하는 초보맘들을 위해 주민자체센터가 나섰다.
지난 21일 금요일 오전, 신월4동 주민센터 2층에서는 3기 ‘해피맘 육아교실’ 참가자들이 모여 이유식에 대한 주제로 강의가 시작됐다. 강사가 직접 끓여온 이유식을 나눠 먹으며 돌전에 먹여야 할 것과 먹이지 말아야 할 것, 음식 재료를 살 때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가 전달됐다.
“아이는 어른과 달리 소화능력이 미숙하고 알레르기 위험도 높기 때문에 아무거나 먹이면 안 됩니다. 개월 수 별로 먹일 수 있는 재료를 잘 파악한 뒤 시기에 맞추어 먹여야 합니다.”
강사의 강의에 따라 돌전에 먹이기 말아야 할 음식에 대한 메모를 하고 그 중에서도 고기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돌전에 돼지고기는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돼지고기는 마트에서 등급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고를 때 특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닭고기는 원산지 확인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성장촉진제를 맞은 닭고기는 되도록 먹이지 말고 무항생제 닭으로 고르세요.” “닭고기보다 달걀이 더 문제가 아닐까요? 알레르기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더라구요.”
이유식 재료 선택에 대한 것부터 이유식 때문에 어른들과 부딪히는 현실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시어머니가 아이에게 미역국을 먹였다는 한 엄마는 미원과 소금이 들어간 국을 돌도 되기 전인 아이에게 먹이는데 말도 못했단다. 어떤 엄마는 당장은 섭섭하겠지만 바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향후 트러블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아버지가 잡수시던 사과를 아이 입에 넣는 걸 보고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했어요. 처음엔 섭섭하게 들리겠지만 계속 반복되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일날 아이에게 생크림을 먹이는 시어머니에게 형님이 나서서 먹이면 안 된다고 말려줬어요. 아이가 예뻐서 그러시는데 안 된다고 하면 섭섭해 할 거 같고 자주 뵙는 것도 아닌데 내가 잘 챙겨 먹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구세대가 육아에서 부딪히는 부분은 정말 많다. 하지만 어떤 것이 옳다는 정답은 없다. 이 때 강사는 “육아는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것으로 내 방식대로 엄마가 행복하게 키우면 된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내 아기만의 컨셉 사진 촬영까지
해피육아교실은 총3강의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성장에 따른 영유아기 발달강의와 육아 노하우 전수 ▲영양이유식 만들기와 초보맘 레시피 공유 ▲우리아기 사진 촬영 까지 한 달 과정으로 다음 달까지 진행한다.
해피육아교실은 직접 아이를 키운 강사에게 실질적인 육아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어 참여회원의 만족도가 높았다. 김효정(36)씨는 6개월 된 아이와 직장생활을 겸하면서 육아를 감당하고 있다. “직장 때문에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해 미안했는데 몰랐던 것을 배우면서 아이에게 적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운 전문가와 함께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도움이 됐습니다.”
21개월 아이 엄마 이성녀(43)씨는 “큰 아이를 출산하고 친정엄마가 돌아가셔 우울한 가운데 아이를 양육하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큰 아이를 키우면서 부족한 것이 많아 다시 채우고자 신청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잘 키우고자 하는 욕심만 있지 둘째도 대충 키우게 된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곽주혜(31) 씨는 임신 9개월 차. 아직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수업한 내용이 실감은 나지 않지만 책이나 인터넷에 찾은 정보보다 전문가에 들으니 더 유익하고 준비된 엄마로 아이를 맞이하고 싶단다.
미니 인터뷰
오유경 씨
“둘째가 큰 아이와 8살 차이가 나요. 첫째를 어떻게 키웠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새로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큰 아이는 조심스러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둘째는 유연하게 키워보고 싶어요.”
신혜정 씨
“강서구민이지만 지역온라인카페에 해피맘 육아일기에 참여한 후기 글을 보고 신청하게 됐습니다. 아이 키우면서 궁금한 것도 많아 책도 많이 찾아봤지만 넘쳐나는 육아정보 속에서 어떤 것을 선별해야 될지 막연했는데 선택 기준이 생기는 것 같아요.”
국혜미 씨
“보육교사로 10년 째 일하면서 아이를 많이 키워 봤지만 내 아이는 힘드네요. 이론적으로 많이 안다고 해서 잘 키우는 것이 아닌가 봐요. 돌아다니면서 먹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실천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임지현 씨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질문과 대화가 많은 것이 좋습니다. 이유식도 강사가 직접 만들어 온 것을 먹어보면서 동네 소모임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양천구에 소규모로 진행하는 이런 육아교실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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