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슈빌 팝 페스티발 작곡상 수상에 빛나는 컨트리 뮤직 대부 - 이정명씨
31년간 ‘팔로미노’ 운영하며 대중음악 사랑방 역할
“대전을 컨트리 음악이 흐르는 도시로 … ‘대전빌’ 만드는 게 평생소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컨트리 음악을 미국 시골 백인들의 음악쯤으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에 트로트가 있다면 미국인의 정서엔 컨트리 음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정서가 듬뿍 담긴 음악을 가지고 80년대에 이미 본고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이 대전에 있다. 대흥동에서 음악카페 ‘팔로미노’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명(61)씨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컨트리 음악과의 만남
컨트리 음악이 낯설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컨트리 음악은 미국 대중음악사는 물론 한국 대중음악사에도 뿌리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장르이다.
우리가 70년대 그냥 팝송으로 알고 들었던 곡들이 사실은 컨트리 음악인 것이 많다. 카펜터즈(Carpenters)의 ‘탑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태미 위넷(Tammy Wynette)의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 등이 그렇다. 최근으로는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올웨이즈 온 마이 마인드(Always On My Mind)’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서 70년대 유행했던 포크음악도 큰 범주의 컨트리 음악이라고 할 수 있고, 미국 컨트리 음악을 번안해서 부른 가수로 윤형주, 송창식, 서수남 등을 들 수 있다.
이정명씨는 AFKN TV와 라디오를 통해 컨트리 음악을 만났다. 그는 청소년기에 음악을 무척 좋아해서 팝송을 심취해서 들었다. 특히나 히호(hee haw)쇼를 보면서 컨트리음악에 더욱 빠지게 되었다고.
한류가수 1호, 9시 뉴스에 나온 대중가수 1호
이정명씨는 1980년 4월 컨트리음악의 본고장인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팝 페스티벌에서 ‘심슨부인의 늦바람(Mrs. Simpson''s late love)’이란 곡으로 컨트리부문에서 작곡상을 수상했다. 미국에 이름을 알린 최초의 한류가수가 아닐까 싶다. 당시 그의 수상 소식은 9시 전국뉴스로 전해져 9시 뉴스에 등장한 최초의 대중가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남의 나라 음악을 한참 듣다보니까 우리나라 대중음악도 세계에 역수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미국 내슈빌에 곡을 테이프로 보냈죠. 내슈빌에 프로덕션이 여러 군데가 있는데 마침 한 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모세 주니어’라는 사람이 내슈빌 팝 페스티벌이 있으니까 거기 참석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가게 되었고, 수상을 하게 됐죠. 저에게는 생면부지의 모세 주니어란 분이 은인이죠.”
대전을 사랑하는 그의 바람 … 대전을 컨트리 음악도시로
그는 대전 사랑이 각별한 사람이다. 그의 어머니는 원도심에서 예술가들의 교류의 장이었던 ‘묘향여관’을 운영했다. 그의 원도심 사랑이 얼마나 오래 된 것인지를 짐작할 만하다.
1983년 대전을 컨트리음악의 본고장 내슈빌처럼 컨트리음악이 흐르는 ‘대전빌’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서울 활동을 접고 내려왔다. 벌써 3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지방자치는 지방문화가 핵심입니다. 대전은 컨트리 뮤직으로 특화시켰으면 좋겠어요. 수많은 포크와 팝음악이 사실 컨트리 뮤직 계열이거든요. 모든 계층이 좋아하는 음악이죠. 게다가 지역에서 배출한 많은 음악인이 있으니, 성공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정도 정기적으로 큰 공연을 해서 대전의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면 좋겠어요. 지역 주민들께서 많은 관심 주시고, 시청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겠어요.” 그의 오랜 바람이 꼭 이루어 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정명 팬까페 http://cafe.daum.net/jimmyleemusic
이정명 블로그 http://blog.daum.net/jimmy1230
이주은 리포터 gdwriter@naver.com
팔로미노는?
카우보이가 타는 명마의 종류로 컨트리클럽들이 팔로미노라는 이름을 많이 쓴다.
31년의 세월을 간직한 많은 LP판과 어우러진 옛 향수를 떠올려볼 수 있는 라이브음악카페이다. 금요일, 토요일 오후 8시쯤이면 즉석 잼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노하우가 담긴 부드러운 커피와 멋진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전의 명소. 신승훈, 이재성과 같은 많은 가수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위치 중구 대흥동 460-5 3층
문의 042-253-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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