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

하모니카로 하나 되는 하모니

지역내일 2014-07-02

누구나 쉽게 연주할 수 있고 연주자의 기량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내는 하모니카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는 40대부터 80대까지 목5동 주민센터에서 하모니카를 배우던 수강생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10년 넘게 연주하다보니 어느새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회원들의 하모니카 사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목5동 하모니카동호회


심금을 울리는 소리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목5동 주민센터 2층에서는 어김없이 하모니카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모니카를 처음 배울 때 시작하는 동요 곡부터 간드러지는 트로트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연주 삼매경에 빠진 이들은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 회원들이다.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는 10여 년 전,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토요일에 모여 하모니카 수업을 받던 수강생들이 주5일 근무로 토요일 수업이 없어지면서 배움에 열망하던 이들이 동호회를 만들어보자는 뜻이 모아지면서 결성하게 됐다. 평일에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줄어들고 성인 위주의 모임이 됐다.
이곳에서 하모니카를 지도하고 있는 여선구 강사. 하모니카 수업이 처음 생길 때부터 강사를 시작했고 현재 동호회 회원들의 레슨을 맡고 있다. “주 1회 모임으로 하모니카도 연주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동호회의 매력”이라며 “어르신들이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며 활기찬 모습을 보여준다”고 소개한다.


누구나 20~30분만 불어도 소리 낼 수 있어
하모니카는 기량을 살려 간드리지게 불기가 힘들긴 하지만 누구나 20~30분만 불어도 소리가 난다. 다른 악기에 비해 익히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누구나 학창 시절 하모니카 한번쯤은 불어본 경험이 있어 친숙한 악기이기도 하다.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임병례(54) 회원. 단소도 연주해본 경험이 있고 단전호흡도 해봐서 하모니카 부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하모니카를 연주하면서부터 집을 나설 때면 하모니카부터 챙긴다”며 “처음 얼마간은 소리가 맘대로 나지 않았지만 호흡도 길어지면서 하모니카 부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전한다.
허양희(69) 회원은 악기를 다루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차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동호회 회원이 됐다. “3~4년 정도 하모니카를 연주했지만 아직도 자유자재로 하모니카의 음색을 내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연주할 수 있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이 하모니카의 매력”이라 밝힌다.
이 동호회의 가장 어르신 이주일(85) 회원, 하모니카를 연주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건강도 좋아졌단다. “하모니카 연주를 할 때는 나이도 잊어요. 연주하는 곡이 100곡도 넘어요”라며 젊음을 과시한다.
리포터가 취재를 하는 동안 멋지게 ‘보슬비 내리는 명동’을 뽑아내는 이춘호(80) 회원. 동사무소에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다 하모니카 소리에 반해 회원이 됐다. 연주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300곡이 넘는다고 자랑하는 이 회원은 “하모니카는 잘 닦아주기만 하면 소리가 잘 나요. 어떤 악기보다도 연주자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악기”라 덧붙인다.
김우회(67) 회원은 들숨과 날숨이 아직 쉽지 않다. “숨을 들이쉬는 것이 길어 호흡이 이어지지 않아 원하는 음색이 나오지 않지만 열심히 할 것”이라 다짐한다.
이기덕(72) 회원은 숫자로 보는 악보에 익숙하다. “악보를 보지 못해도 연주할 수 있는 것이 하모니카”라며 “2시간 동안 하모니카를 불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다 가버린다”고 전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연주회도 열어
목5동 하모니카 동호회 회원들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연주회도 연다. 파리공원 벼룩시장에서 주민들을 위해 연주를 하기도하고 경로대학이나 요양원에서 의뢰가 있을 때는 거리에 상관없이 달려가기를 몇 번, 드디어 올 9월에는 작은 발표회도 계획하고 있다.
하모니카를 불다보니 어느새 하모니카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렸다는 회원들. 회원들은 하모니카라는 공통의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생의 친구가 생겨서 좋고 비록 출중하진 않지만 무대에 서서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니인터뷰
여선구 강사

“하모니카는 악보를 보지 못해도 숫자로 보는 약식 약보를 이용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하모니카는 복식 호흡으로 불면 불수록 폐활량이 좋아져요. 건강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악기, 하모니카 배우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임병례 회원
“우리 동호회는 연령대가 다양해서 서로 부딪히는 것이 없어 화목하고 평안해요. 어르신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 선생님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누구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자유롭게 배우고 연주할 수 있어요.”


이주일 회원
“하모니카를 연주할 때면 나이도 잊어요. 하모니카를 불고 있으면 늙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동요, 트로트, 클래식 등 100곡을 넘게 연주하면 도로 젊어지는 것 같아요. 음악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나이 들었다, 늦었다 생각 말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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