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 음악으로 힐링하다

기획_ 악기는 내 친구

지역내일 2014-06-05

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내는 데 음악만한 것이 있을까. 반드시 전공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악기 하나쯤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가져보게 된다. 하지만 학교 가랴 학원 가랴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 악기를 다룬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친 일상에서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는 친구들이 있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악기를 5년 이상 연주하며 음악으로 힐링을 얻는 학생들을 소개한다.
김남진 송정순 하산수 리포터

이지수 학생


바이올린 배우는 신서고등학교 1학년 이지수 학생
바이올린, 연주자에 따라 소리 달라져


“바이올린은 현을 짚는 대로 소리를 만들어 가는 악기”라 소개하는 지수 학생은 언니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에 빠져 초등 2학년 때 레슨을 시작했다. “바이올린은 음을 제대로 짚으면 활을 켰을 때 소리가 울려요. 울림의 음색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연주자에 따라 악기 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바이올린의 매력”이라 전한다.
지수 학생이 바이올린의 음색을 제대로 느낀 건 중학교 1학년 스즈키 6권을 연주하고 있을 때, ‘콩쿨 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부터다. 콩쿨 곡 중 가장 쉬운 것을 택해 연주를 시작했다. 대회에 나간다는 기쁨도 잠시 지나치게 같은 곡을 계속 연주해야 하는 지겨움에 빠져들었다. 우여곡절을 겪고 나간 첫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심사단으로부터 음을 정확하게 짚어낸다는 평을 들었다.
그 후 정확하게 음을 짚으면 바이올린의 소리가 좋아지고 그 소리를 들으면 행복해진다는 지수 학생은 M&P 챔버오케스트라가 운영하는 청소년교향악단에 소속되어 현재 교향악단 악장을 맡고 있다.
때로는 ‘전공할 것도 아닌데 계속 바이올린을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주 1회 한번 2시간 교향악단에 참여하는 것이 유일한 숨구멍이 된단다. 또 하나 “비에냐브스키 스케르초 타란텔라 연주를 보고 속도나 기교면에서 현란하고 멋진 연주에 반했다”는 지수양은 그 곡을 꼭 연주해 보리라는 욕심도 생겼다.
열심히 공부해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지수 학생,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에서 리드를 하는 악기다. 그래서 악장도 바이올린 연주자가 맡는다. 이것이 바이올린만이 가질 수 있는 개성”이라 갈무리한다.

이가영 학생


플룻 배우는 목동고등학교 1학년 이가영 학생
바쁜 고교 시절 플룻 연주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수단


초등학교 2학년 방과 후 교실에서 우연히 옆 반에서 울리는 플룻 소리에 이끌리어 플룻 연주를 시작하게 된 이가영 학생은 바쁜 고교 시절 플룻 연주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수단이 됐다고 밝힌다.
“처음 플룻 소리를 들었을 때 소리의 아름다움, 밝음, 맑음 때문에 악기를 잡게 됐습니다. 3옥타브 소리를 낼 대 제일 소리가 예쁜 악기가 플룻이죠.”
가영 학생은 플룻을 연주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은 많이 바쁘잖아요. 많이 지치고 힘든데 플룻 소리는 음색이 밝고 조금은 튀는 악기라 플룻을 연주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플룻이 유일한 휴식처”라는 가영 학생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때론 일요일도 학원에 매여 있을 때가 있지만 유일하게 일요일 오후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것이 낙이다. 때론 학원을 가는 틈 사이, 모든 공부가 끝난 늦은 저녁 공부에 지친 몸을 플룻으로 달래기도 한다.
사실 가영 학생은 플룻을 전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중학교 때는 관현악부에서 활동했고  축제 때 솔로로 연주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전공까지는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해 틈나는 대로 플룻을 연주하고 대학생이 되어도 계속 하리라 다짐한다.
가영 양이 이처럼 플룻과 끈끈한 인연을 맺은 건 악기를 시작하고 4년이 지난 뒤다. 악기 닦는 것이 귀찮고 호흡도 짧아 잠시 연주를 멈추는 동안 미국으로 간 사이 학교 축제 때 개인기를 선보이기 위해 다시 플룻을 잡게 됐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플롯은 가영양에게 학업에 지치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됐다.


 권준엽

하모니카 즐기는 월촌중 1학년 권준엽 학생
휴대와 연주가 쉬운 하모니카,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줘요~


권준엽군이 하모니카를 처음 접한 것은 중국에서였다. 아빠를 따라 전학가게 된 상해의 초등학교에서 학년별 정규과정으로 2학년 음악시간에 하모니카를 배우게 됐다. 피아노로 음악의 기초를 다져둔 덕분에 하모니카를 빨리 배울 수 있었고, 고난도 기술도 어렵지 않게 익혔다. 하모니카에 재미를 느낀 준엽군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족들 앞에서 자랑삼아 연주했고, 자연스레 실력을 쌓았다.
“수업시간 중 실력을 인정받아 교내와 지역대회에 출전했어요.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한국인이지만 입상할 수 있었죠. 외국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던 하모니카가 귀국 후 친구들을 사귀는데 도움이 됐어요. 두 개의 하모니카를 동시에 부는 것이 신기해보였는지 친구들의 관심을 받았어요.”
하모니카는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하며 연주도 쉽다. “하모니카는 부는 방법이 특이해요. 촘촘히 나뉜 사각형의 홀에 입을 대고 숨을 불거나 들이마셔도 소리가 나죠. 어떤 악기보다 연주자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악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부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요.”
하모니카를 연주하거나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준엽군은 “기회가 되면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배재민

드럼을 배우는 양강중 3학년 배재민 학생
드럼 연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피아노를 2년정도 배웠는데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그만두었죠. 그런데 드럼은 음악을 느끼면서 박자를 맞추며 연주하니 재미있어 지금까지 계속 배우고 있어요. 아무래도 경쾌한 음악이 많아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요. 드럼 교본에 따라 손목 스냅을 이용해 박자를 맞춰 쳐야 해서 팔근육과 손가락 기술이 발달하게 되죠. 드럼연주는 집중력이 많이 필요해요. 한두시간 연습하면 금방 녹초가 돼요. 5년간 드럼을 배워 왠만한 곡들은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초보시절에는 드럼 패드나 전자드럼을 메트로놈의 박자에 따라 스틱으로 일정하게 치는 연습을 반복해요.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는데 노력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어 재미가 있어요.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이 제가 타고난 음악적 감각과 차분함을 갖고 있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드럼을 배우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 게임이나 인터넷에 빠질 시간도 없구요. 요즘 학교에서도 1인 1악기를 권장하는 분위기라 전공이 아니더라도 잘하는 악기 한 가지 정도 있으면 나중에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고 취미생활로 즐기기에 좋을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드러머는 미국 밴드인 마룬5의 맷 플린이에요. 고등학교에 가면 그룹사운드에 들어가 드럼파트를 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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