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학교는 ‘일반고의 위기’를 적극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해 서울시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살리기 프로젝트’다. 일반고의 교육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일반고 점프업(Jump Up)’ 교육 정책 중 하나인 ‘거점학교’에 대해 3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1. 일반고 점프업 & 거점학교
2. 미술 거점학교 - 상일여고
3. 제2외국어 거점학교 - 건대부고
토요일 오전, 건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교장 송경숙, 이하 건대부고). 외국어 공부에 열심인 학생들이 학교를 찾는다. 오전 9시부터 진행되는 제2외국어 교육과정 거점학교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프랑스어Ⅰ과 기초베트남어를 진행하고 있는 건대부고. 현재 17개 고교 45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상일 거점학교 담당교사는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 제2외국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많지만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아울러 수능에까지 그 범위를 넓힐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전했다.
햇살 따스한 5월의 토요일(10일)에 건대부고 거점학교를 찾았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베트남과 베트남어, 이제 익숙해요!
베트남어 수업이 한창인 교실. 설치된 빔 스크린 위로 베트남 관련 영상이 비춰지고 있다. 조금은 생소한 베트남 문화와 사회생활. 학생들의 눈이 스크린에 집중된다.
베트남어 수업은 베트남어를 배우는 시간과 베트남 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학기에는 총 15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기초베트남어를 맡고 있는 한송이 강사는 “베트남어 기초부터 원어민 수준까지 실력을 갖추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한 나라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 역사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청각자료로 이해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소한 베트남어이지만 쉽고 재미있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대부분.
김민선(건대부고 2)양은 “재미있는 영상과 자료를 보며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다”며 “또 베트남어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문화체험의 시간도 갖고 있다. 베트남 음식체험 시간을 가지며 베트남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 지식도 쌓아가고 있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베트남어를 진지하게 배워가는 학생들도 많다.
이한결(건대부고 2)양은 “사회복지를 공부해 다른 나라에서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할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최소라(건대부고 2)양 역시 “사회복지를 전공, 봉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베트남어를 배우게 됐다”며 “베트남어를 배우며 관심이 많이 생겨 베트남 관련 책도 찾아서 읽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베트남과 관련된 업무를 보는 전문가를 찾아가 인터뷰하고 또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며 생생하고 실질적인 경험을 쌓기도 한다.
수능에서의 제2외국어 선택을 대비해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다.
김나연(선대부고 2)양은 “베트남어를 수능 제2외국어로 선택할 생각도 있다”며 “수능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선생님께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 발음에서부터 회화와 문법까지 커리큘럼을 갖춘 베트남어 수업. 회화로 진행되는 수행평가와 수능대비 문제풀이, 원어민과의 회화도 진행해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문화체험하며 즐겁게 프랑스어 배워요!
한층 아래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랑스어 수업. 프랑스어 전용교실 밖으로 ‘아비뇽 다리 위에서’(Sur le Pont d''Avignon) 노래가 들려온다. 따라 부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경쾌하다.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프랑스어. 학생들의 입에서 그 프랑스어가 술술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늘 수업 내용은 날짜와 요일, 그리고 시간 표현법.
수업을 맡고 있는 이희경 교사는 “발음과 문법, 회화 등 수업을 진행한 후 재미있는 음악을 들으며 따라 부르고 또 그 뜻을 알아가는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울러 프랑스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과 흥미를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에 처음으로 진행된 건대부고의 제2외국어 거점학교. 처음 프랑스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빵사를 준비하면서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우리가 즐겨먹는 상당수 빵의 식감이나 감미의 기본 형식이 프랑스형이고, 주재료나 부재료들의 기본 어원도 프랑스어에 기반해 있어 정말 배우고 싶었지만 따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거든요. 거점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며 큰 도움을 받았고, 프랑스 유학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겨났습니다.
지난해 수업을 들은 한해민(경일고 3)양의 말이다.
이번 학기에도 30명의 학생이 수강을 신청,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민지(원묵고 2)양은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이 많은데 프랑스어의 중요성을 느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발음이 특히 매력적인데, 쉬운 노래나 문장에서 들리는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 “대학교 진학 후엔 프랑스 배낭여행도 꿈꾸고 있는데,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눈솔(중앙여고 3)양은 “제2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스페인어와 독일어도 배운 적이 있는데, 공부해보니 프랑스어는 진로로도 생각할 만큼 재미있는 언어”라며 “혼자서는 터득하기 힘든 프랑스어를 배워서 좋고, 또 혼자서는 하기 힘든 다양한 프랑스 관련 체험을 할 수 있어 정말 좋다”고 했다.
학생들은 수업 뿐 아니라 프랑스학교와 서래마을 글로벌 빌리지 센터, 프랑스문화원을 방문하고 또 프랑스 가정식 식사를 함께 하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