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생님 - 파주교하중학교 조미랑 교사

“못나고 삐뚤어져도 제 눈에는 다 예뻐요”

지역내일 2014-05-18

사람은 언제 가장 빛날까. 파주교하중학교(노재룡 교장) 진로진학상담부장 조미랑 교사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자기 생각을 실천할 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실행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조미랑 교사를 만났다. 



마음 따뜻한 교사 되고파
어른도 그렇지만 청소년 시기에는 더 자주 길을 잃곤 한다. 내가 누구인가 방향성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을 때 손잡아 주는 한 사람이 청소년 시기에는 더 소중하다.
조미랑 교사는 그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들려준 미국 빈민가의 여교사 이야기는 마음을 찡하게 울렸다.
“범죄율이 높은 미국의 한 슬럼가에 하버드대학 연구진이 들어가 조사를 했어요. 연구 결과 이 지역은 나아질 희망이 없다고 했는데 수 십 년 후 놀라운 결과가 나왔어요. 사회의 대단한 인재들이 그 지역에서 나온 거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알고 보니 그곳에는 마음이 따뜻한 여교사가 있었답니다.”
조미랑 교사는 ‘한 사람으로 인해서 사회도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29년 동안 영어 교사로 2011년부터는 진로진학상담교사로 교직에 몸담아 온 30여 년 세월은 그 생각을 더 굳게 만들었다.


미운 아이에서 사랑 주는 교사로
“정말 예뻐하고 감싸 안으면 아이들은 달라져요. 그러려면 교사 또한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어야 돼요. 사랑받지 못하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주지 못해요.”
조미랑 교사는 시종일관 밝은 목소리로 명랑하게 말했다. 마치 어릴 때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나 어른이 돼서는 받은 만큼 나눠주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하지만 조미랑 교사는 어린 시절 미운오리새끼처럼 자랐다.
다섯 남매의 넷째 딸로 태어난 미랑은 고분고분한 성격은 아니었다. 엄격하고 완고한 성격의 아버지에게 유일하게 말대꾸하는 딸이었다.
화분을 깨트리고 맞을 뻔 했던 날은 집을 나가 아버지가 주무신 다음에 들어가기도 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넷째 딸이 얄미웠던 것일까. 아버지는 어느 여름 식구들이 둘러 앉아 옥수수를 먹을 때 미랑 에게만 못난 것으로 골라 주었다.
“왜 이렇게 나만 벌레 먹은 걸 주냐고!”
있는 힘을 다해 옥수수를 집어 던지고 집을 나가버렸던 부끄러운 추억은 세월이 흐른 지금 귀한 자산이 되었다.
“너는 참 돌연변이다. 제일 힘들었던 자식이라고. 그런데 맞으면서도 너는 얘기를 참 잘하더라. 아버지가 나중에야 말하셨어요. 저처럼 삐뚤어지고 반항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 마음이 이해되고 재밌어요. 애들한테 제 얘기를 해주면 우스워죽겠대요.”



마음 알아주는 단 한 사람
조미랑 교사는 ‘사랑 받지 못 하는 못난 것’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담임 속 썩히고 힘들게 하는 아이들을 상담실로 데려가 가방에서 살짝 빵 하나를 건네주며 “너 주려고 가져온 거야” 말한다는 조미랑 교사. 유치하게 느껴지는가. 하지만 그렇게 만난 아이들은 다시 삐뚤어진 길로 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조미랑 교사가 영어교사로 일한 마지막 학교는 파주 봉일천중학교였다.
아침마다 반 아이들에게 사과 반쪽과 주먹밥을 나눠 주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시절에 가르친 제자 한 명은 고등학교 면접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선생님 자가용을 사드려야 한다”고 말했단다. 유난히 속을 썩였던 아이였다. 조미랑 교사는 벌을 주는 대신 다독였다. 또 “커서 성공하면 선생님 차 한 대 사줘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20년 된 중고차를 몰고 다니는 선생님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너를 믿는다. 잘 자라다오’였다는 걸 제자도 마음으로 알아들은 것일까.
“사람은 친구가 많다고 잘 사는 건 아니에요. 나를 알아주고 이해하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세상 살아갈 힘이 나요. 엇나가는 아이 불협화음 내는 아이는 누군가가 감싸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 역할을 상담실에서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리고 힘든 담임선생님들을 도와주는 역할도 해야 되고요.”
호떡 하나를 팔더라도 철학이 있으면 성공한다고 가르친다는 조미랑 교사. 훗날 제자들에게 그는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될까. 아니 멀리 갈 것 없다. 제자들이 만들어 주었다는 장난기 가득한 POP ‘미랑여신’ 글귀가 이미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교하중 전문가초청 직업체험의 날 운영



교하중(노재룡 교장)은 5월 15일 전문가 32인을 초청해 직업체험 행사를 연다. 변호사 경찰 기자 작가 건축가 등의 전문직업인들이 2시간 동안 학생들을 만나 생생한 직업의 세계를 안내한다.
교하중은 방학 진로캠프, 입학식 꿈 발표대회, 7월 진로의 날 등을 매년 진행하며 파주 진로진학 거점 학교로 활약해왔다. 파주교육청의 ‘꿈 네비게이션’ 사업에는 고병태 교감과 오금향 교하중 전임교장 등이 참여해 진로진학 교육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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