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을 대표하는 젊은 창작집단 ‘극단 걸판’의 2014년 두 번째 신작 ‘늙은 소년들의 왕국’이 오는 23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별무리극장에 오른다. 지난 2011년 서울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연극계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세혁 작가가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세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 세익스피어협회의 지원으로 제작된 이 공연은 5월 1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게릴라 극장에서도 매일 공연된다.
극단 걸판의 김태현 전 대표는 “안산이 슬픔에 젖어있는 가운데 희극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연극은 희극이라 규정지을 수 없이 비극이기도 하고 실험극이기도 하고 선동극이 될 수 있다”며 “슬픔에 빠진 우리의 이웃들이 공연예술로 위로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극의 주인공인 ‘리어왕’과 왕성한 호기심으로 엉뚱한 웃음을 선사하는 ‘돈키호테’의 만남을 다룬 이 연극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이 시대’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담겼다.
서울역에 노숙자 신세로 만난 두 주인공. 전혀 어울리지 않은 왕과 기사라는 신분과 노숙자라는 현실이 빚어내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다가 이들이 지켜야할 단 한명의 백성 ‘소년’을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유일한 백성 소년을 지키기 위해 시작되는 리어왕과 돈키호테의 눈물겨운 노력. 연극을 보는 내내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백성을 위해 이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국가가 있었는가? 자문하게 만든다. 이 연극이 지금 이 순간 선동극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상황을 인식하고 만든 연극은 아니지만 작가의 시대에 대한 통찰력은 씨줄과 날줄이 만나듯 ‘세월호 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출신들이 모여 만든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은 안산에 살고 있는 이웃들과 노동자들의 삶을 유쾌 상쾌 통쾌하게 그려내는 연극단체다. 23일 오후 4시와 8시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세월호 참사로 슬퍼하고 있는 모든 안산시민들에게는 5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공연문의 : 010-2422-9120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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