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지나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추위에 옷깃을 여미고 두터운 외투를 준비해 하루를 시작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 계절이 그리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아토피나 건선 등으로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추위와 함께 찾아온 건조함 때문에 피부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여년의 임상 경험을 가지고 7년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이런 증상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민한의원 박용봉 원장에게 도움말을 들었다.
아토피&건선, 혈액 영양이 피부까지 빠르게 전달되지 않아 발병
한방에서 건선이나 아토피는 안팎의 열기에서 시작된다고 해석한다. 특히 겨울은 건조한 날씨 탓에 몸에 있는 수분이 증발하게 되는데, 이때 내부의 열기가 많은 사람들은 혈액성분이 부족한 편이라 피부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련의 현상들에 대응이 늦거나 혹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피부가 건조하게 되면서 불충분한 영양들이 혈액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 보충돼야 하는데 자체적인 열기 때문에 혈액이 부족해 피부까지 그 영양이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다. 기와 함께 혈이 움직여 능동적으로 몸에 작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 그것이 바로 건선과 아토피이다.
아토피와 건선은 같은 원인으로 출발하지만 드러나는 현상은 상이하다. 건선은 건조함 때문에 피부가 갈라진다. 하지만 아토피는 가려움을 동반하고 출혈현상이 있다. 또 나타나는 부위도 다르다. 건선은 주로 신체 바깥부분, 머리, 이마, 귀뒤, 뒷목, 등, 팔다리, 엉덩이, 손톱, 발톱 등에 많이 나타나고 아토피는 몸내측, 흉복부, 목, 팔다리 등 접히는 부분에서 많이 나타난다. 아토피가 어린아이 때부터 바로 나타나는 증상이라면 건선은 적어도 5~10년 이상 피부나 몸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 데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수민한의원 박용봉 원장은 “피부에 문제가 있어 찾아온 환자들이 단번에 증상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자연의 원리가 그렇듯 사람의 몸도 자연의 이치를 따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허락된다면 아토피나 건선은 90% 이상 호전될 수 있다”고 하면서 “속전속결로 호전되는 듯 보이는 치료들은 원인을 덮어버리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적 치료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방을 통해 완치되었다고 하더라도 몸에 열을 생성하는 생활습관, 식습관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몸보신 음식 과다섭취 시, 몸에 열이 많아 피부질환 유발해
한방에서 열발생 원인으로 지목하는 4가지 경우가 있다.
감기 증상 중에 오한 발열증은 땀을 내서 치료해야 하는데 땀을 내지 못해 그 열이 남아 있는 경우, 감기증상에 설사가 동반될 경우 너무 일찍 설사약을 사용하여 열이 나오지 못하고 막힌 경우, 상한병(추운날씨에 걸린 질병)중에 열이 심하게 변해 위장으로 들어가서 오래 되면 변비를 유발해 열을 빼주는 설사약 같은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너무 늦게 복용한 경우, 몸보신한다고 약을 너무 자주 먹거나 맵거나 따뜻한 음식 및 열량이 많거나 너무 진한 맛이 나는 음식을 과다섭취하여 열이 많이 생긴 경우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몸에 열이 많으면 몸의 기운은 남아 있는데 혈액은 모자라게 돼서 결국 허혈성으로 인한 여러 질환들이 발생하게 된다. 속의 열을 잘 다스려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면 피부에 영양이 잘 공급돼 피부 재생이 잘 되고 피부가 건강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사는 삶이 건강하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자연스러운 모든 것이 거부당하고 있다. 아이들은 겨울에 더 이상 춥지 않다. 꽁꽁 싸매고 집안도 최대한 따뜻하게 데워 늘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체내에 늘 열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 라디에이터 기능을 하는 폐는 무리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은 추워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몸의 면역성이 올라간다. 여름은 더워야 한다. 그래야 성장을 할 수 있다.
피부질환도 마찬가지다. 될 수 있으면 담백한 식사를 즐기고 추운 겨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자연스런 치료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자연이 긴 시간을 두고 흘러가듯이 인체의 질환들도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변해가도록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 이상 미봉책으로 우리 몸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들은 없어야 할 것이다.
도움말 수민한의원 박용봉 원장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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