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시내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한 이후 수천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도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지난 2004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면서 2014년까지 약 7000억원의 예산을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시는 지난 2006년 413억원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약 15%씩 지원액을 늘려 올해는 1048억원, 내년에는 1200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지원금 1048억원 중 100억원은 시내버스회사 직원 퇴직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관련부서의 지도점검이나 감사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나마 지난 5월 표준원가 운영 시스템을 점검한 감사원 감사가 유일했다.
대구시가 시내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하면서 작성한 계약서도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서는 A4용지 한 장 정도의 합의서로 보조금 지급과 관련된 연간 지급시기, 재계약 조건, 준공영제 해제, 문제 발생시 법적제제조치, 계약의 해지나 변경 등의 내용 등은 전무하고 단지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상호성실의무만 담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시내버스회사에 보조금을 늦게 지급해 회사측이 이를 차입하면 대구시가 은행금리로 물어줘야 한다는 독소조항도 포함돼 있다.
김창은 대구시의원은 11일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관련 “약 9년동안 수천억원의 혈세를 지원하면서 계약서도 한 장 없이 합의서만으로 운영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도시철도 3호선 개통과 택시 지원문제 등으로 시 재정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지를 재검토하고 합의서를 파기해서라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명섭 대구시 건설교통국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면서 상호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는 합의서만 작성했으며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를 둬서 현안을 다루는 것으로 되어 있고 상호권리와 의무에 대한 세부내용을 기록한 계약서는 없다.”며 “앞으로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에는 현재 시내버스 26개사가 1658대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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