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_ 마포고등학교 서성원 교사

로봇을 이용한 교육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지역내일 2014-11-12

학창시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축복이자 행운입니다. 때로는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쓴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쏟아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 코너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전해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교직생활 11년차, 고등학교 시절 컴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개척 분야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컴퓨터 교육을 전공하고 학교에서 유일한 정보 과목 교사로 교육과정과 최신 교수법을 연구했다. 아이들에게 정보 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융합교육으로 발전시키고자 로봇을 수업에 끌어들였다. 교사 연구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공부해 2007, 2009 개정 ''정보'' 교과서와 로봇제어시스템을 집필했다. 스스로 로봇 매니아가 되어버린 마포고등학교(교장 엄재중, 이하 마포고) 서성원 교사를 만나본다.

서성원 교사


고등학교 담임의 권유로 교직 선택하게 돼
서성원 교사는 교원대학교 컴퓨터교육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 여러 가지 진로를 두고 고민을 하던 차 고3 담임의 권유로 교직을 선택하게 됐다.
많은 과목 중 컴퓨터교육과를 선택한 이유는 그 때 당시 가장 인기 있는 학과였기 때문이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IT산업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 90년 후반 수학과 다음으로 점수가 높은 곳이 컴퓨터교육과였습니다. 미개척 분야라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4년 마포고등학교 정보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졸업하자마자 마포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 때 당시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9살 밖에 나지 않았어요. 선생님이라기보다 형님에 더 가까웠죠.”
첫 교직 생활, 교사로서 교단에 서는 것이 막막하기만 했던 서 교사. 외부 강사 경험도 없고 교사로서 교육철학이나 가치관을 논할 만큼 준비도 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처럼 형님처럼 학생들을 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한 데는 서 교사의 외모도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사실 서 교사의 첫 인상은 ‘무서운 교사’ 이기보다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친구 같이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들어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자 마음먹었다.


세계 로봇대회, 로봇 전략 및 혁신 부문 3위로 수상하기 까지
마포고 내에서 유일한 정보 과목 교사, 교육과정이나 최신 교수법 등에 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정보 기술은 날마다 빠르게 변하는데 교육할 수 있는 자료는 한참이나 뒤쳐져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대학원 진학이었다.
대학원에서 전국의 과학, 정보, 기술 교사들과 관심거리를 공유하던 중 로봇을 수업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됐다. 2008년 교내 동아리부터 만들었다. 이름 하여 ‘마포고‘I-robot 로봇공학반’이다. 로봇을 만들면서 서 교사가 먼저 로봇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고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아리에서 아이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수업 시간에 로봇을 활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사실 고등학교 정보 수업은 프로그래밍 교육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컴퓨터 언어를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로봇을 활용한 프로그래밍 수업을 적용하게 됐습니다.”
추상적인 문법 위주의 프로그래밍 교육은 따분한 수업의 연장이었으나 로봇을 활용한 문제 중심의 수업을 도입하면서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입식 교육으로 교사가 전해주는 지식만 입력하다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된 학생을 보며 서 교사는 ‘로봇’이야 말로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자 스팀교육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에 힘입어 2013학년도에는 ‘로봇제어시스템’ 교과를 2단위 수업으로 교육과정에 편성했다. C언어 프로그래밍을 위주의 기초 수업을 한 후 3~4명이 조를 편성해 실생활 로봇을 제작하고 구현해보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 학습으로 운영했다.
학생들의 로봇사랑은 입상 실적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2014년 연속 6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주니어 부문(지식경제부 주관) 본선에 진출하는가 하면 2010년 robofest robotpower부문 전국대회 금상(2위), 2013년 FLL KOREA Champion Award 3위 수상에 이어, 2013년 제 1회 RCJK Endeavor Award 수상했다. 올해 10월 열린 제 5회 대한민국 융합기술축전 프리젠테이션 부문 대상도 수상했다.
괄목할만한 것은 작년 5월 독일에서 열린 FLL 세계로봇대회에 참가해 3위로 입상한 것. 이 외에도 로봇을 활용한 자료를 통해 로봇이나 컴퓨터, 기계, 전자 공학으로 합격하는 학생도 늘었다. 

 활동사진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
로봇 교육을 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동기부여를 해도 움직이지 않는 학생들, 목적의식이 없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로서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제가 교사로서 능력이 없어서 아이들을 변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아이들을 변화시킬 만한 뭔가가 있는데 그걸 놓치는 건 아닐까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죠. 괜히 교사를 해서 학생들이 더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건 아닐까 고민할 때면 교사를 관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으로 적성을 찾아 대학을 진학하는 제자들을 보며,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아 자기 길을 개척하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선배 교사들이 나이가 들면서 학생들과 유머코드도 맞지 않고 트렌드도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학생과 멀어진다 하더라고요. 하지만 정보수업은 날마다 도입되는 신기술을 공부해야 가르칠 수 있는 것처럼 늘 배우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관심사를 놓치지 않고 유머코드를 맞추는 언제나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요.”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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